푸틴·시진핑·김정은이 지옥에서 각자 고국에 전화했다. 푸틴은 크렘린궁에서 5분간 통화하고 100만 달러, 시진핑은 베이징에서 10분간 통화하고 200만 달러, 김정은은 평양에 1시간 동안 지시 전화를 하고 1달러만 지불했다. 푸틴과 시진핑이 요금 차별에 항의하자 염라대왕은 “같은 지옥으로 거는 전화라 시내 통화 요금이 적용된다”고 답했다.
그렇다. 김정은을 비롯한 세습 독재가 대대로 2500만 주민을 가둬 놓고, 개방된 러시아와 중국에 비해 북한을 지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가 최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북한은 동쪽과 서쪽 끝자락에 중국과 러시아로 통하는 양쪽에 자동차 다리를 열었다.
두만강 노비첸코교가 최근 개통됐다. 노비첸코는 과거 김일성을 겨냥한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목숨을 구한 소련군 장교다. 어쨌든 철도 다리 하나만 있었는데, 왕복 2차로에 하루 최대 자동차 300대가 러시아산 밀 등 식량과 에너지, 북한 벌목공과 건설 인부를 실어 나를 것이다.
북한은 다음 달 초 신압록강대교를 개통한다. 십여 년 전 중국이 완성해 놓고도 김정은이 대중국 경제 예속을 우려, 북한 쪽 연결을 꺼렸다. 지난 6월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다리를 잇기 시작했다. 왕복 4차로 다리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1차선 도로와 철도가 병렬로 놓인 구닥다리 조중우의교의 한계를 보완해 대형 화물 트럭 통행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반면 김정은은 남쪽으로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철책을 세우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국경선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심하게도 김정은은 동족과는 담을 쌓고, 사회주의 강대국들에 문호를 개방한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과 러시아는 주민들을 굶기는 김정은을 좋지 않게 봤다. 유엔 안보리의 북핵 제재 결의안이 속속 통과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시진핑이 대만 무력 통일 가능성을 공언하면서 미국 및 서방과 각을 세우자, 푸틴과 시진핑은 글로벌 불가촉천민 취급을 받는 김정은에게까지 손을 뻗쳤다. 그 결과 1년 전 중국 전승절 80주년 때 세 지도자가 천안문 앞을 나란히 활보하고,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되기에 이른다.
김정은은 생때같은 젊은 병사들의 목숨값으로 개통된 다리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물자를 들여와 천정부지로 오른 환율과 쌀값 등 물가를 잡아 이반된 민심을 추스르고자 할 것이다. 동족으로서 에너지든 식량이든 북한 동포들을 옥죄는 경제난이 완화되어 이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미국의 역사가 크레인 브린턴은 역사적으로 혁명이 절망적인 사회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상승세를 타는 사회에서 발생한다고 했다. 프랑스 사상가 알렉시스 드 토크빌도 혁명은 상황이 가장 비참할 때가 아니라 호전되기 시작할 때 일어난다고 했다. 중·러 양쪽 다리를 통해 인적·물적 교류가 본격화되면 북한 주민들은 지옥에 살고 있음을 자각할 것이다. 그리고 혁명이든 뭐든 북한이라는 지옥을 변화시키는데 양쪽 다리가 한몫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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