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다시 4%에 올라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말 1400원대로 재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한국시간 17일 새벽 9월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올린 데 이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었다. 미국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경우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
키움증권은 17일자 ‘KIWOOM 매크로 따라잡기’에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질 경우 달러의 하방 경직성이 강해지고 원·달러 환율도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원화 강세를 이끌었던 수급 요인까지 약화하면 연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까지 올라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25bp 인상했다. 찬성 12표에 반대는 0표였다. 7월에 찬성이 3명이었던 것과 달리 두 달 만에 추가 긴축에 대한 판단이 달라졌다.
美 경기·고용 견조…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연준이 다시 금리를 올린 배경에는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기와 노동시장이 있다.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3%로, 내년은 2.3%에서 2.4%로 각각 올렸다. 올해와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기존 4.3%에서 모두 4.1%로 낮췄다.
반면 물가 전망은 높였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6%에서 3.7%로, 근원 PCE는 3.3%에서 3.4%로 각각 상향했다. 경기와 고용이 견조한 가운데 물가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추가 긴축 여지도 커진 셈이다.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의 금리 경로에 쏠린다. 9월 점도표에서 올해 말 정책금리 중간값은 올해 6월 3.8%에서 4.1%로 상승했다. 전망을 제출한 18명 가운데 12명은 연말 금리를 4.125%, 4명은 4.375%로 예상했다. 대다수 연준 인사가 연내 적어도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연준이 곧바로 연속 인상에 나서기보다 물가와 고용지표를 확인한 뒤 12월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하는 경로에 무게를 뒀다. 국제유가 상승이 상품·서비스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으로 확산하는지, 임금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는지가 핵심 변수다.
금융시장에는 추가 인상 여부 못지않게 고금리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가 중요하다. 연준 점도표는 내년 말 정책금리 중간값을 4.1%로 제시한 뒤 2028년 3.9%, 2029년 3.6%로 낮추는 경로를 제시했다. 한 차례 정도 더 인상한 뒤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하는 ‘Higher for Longer’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달러 강세 땐 원화 부담…1400원대 다시 열리나
강달러가 예상된다. 미국의 고금리가 오래 이어질수록 미국 금리의 상대적 매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실제 9월 FOMC 이후 미국 중장기 국채금리와 달러는 동반 상승했다.
원화에는 반대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최근 원화 강세를 이끌었던 국내 수급 요인은 약해지는 반면 내국인의 해외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 축소 기대도 상당 부분 선반영돼 금리차가 줄어드는 것만으로 원화가 추가 강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다는 게 키움증권의 판단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재진입 여부를 가를 변수도 있다.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와 재정건전성 우려는 달러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돼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물가 압력이 낮아지고 추가 금리 인상 기대도 약해질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도 변수다. iM증권은 17일자 ‘Economy Brief’에서 이번 FOMC 결과가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워시 연준 의장이 국채금리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처방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견조한 경기와 자금 수요, 지정학적 위험 속에서 유가 움직임에 금융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원·달러 환율의 향방은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느냐보다 4% 안팎의 미국 금리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유가와 물가가 다시 뛰고 미국 고용까지 견조하면 1,400원대 환율이 다시 현실화할 수 있다. 반대로 유가가 안정되고 물가와 노동시장이 식으면 환율 상승 압력도 완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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