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딸에게는 반려견이 한 마리씩 있다. 아들과 딸이 모두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을 해서 그런지 그들이 기르는 개들이 모두 훌륭하게(?)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 “손 줘!”는 기본이고, “기다려” 등의 말도 잘 알아들어 입에서 침을 질질 흘리면서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엽기도 하다. 필자가 가면 귀여워하는 것을 알고 바짝 붙어서 고기 한 점 달라고 앞발로 필자의 무릎을 툭툭 치기도 한다.
손주들도 개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할아버지는 개보다 서열이 낮다. 손주들은 반려견은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따로 사는 할아버지는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가끔 해외여행을 갈라치면 개를 맡겨놓고 각종 주의사항이 빼곡한 종이를 한 장 내밀고 간다. 여행 가서 아버지가 그리워서 SNS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개가 잘 있는지 확인하려고 문자를 한다. 도대체 주객이 전도돼도 분수가 있지,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언제부터인지 개는 가족이 되었고 할아버지는 가족의 범주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국어사전에는 ‘1. 부부를 중심으로 하여 그로부터 생겨난 아들, 딸, 손자, 손녀 등으로 구성된 집단 2. 동일한 가족 관계 등록부 내에 있는 친족 3. 같은 조직체에 속하여 있거나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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