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을 받으며 ‘매월 100만 원 이상 급여이체’ 조건으로 0.2%p 금리 감면을 약정한 이 모 씨. 매달 100만 원씩 꼬박꼬박 송금해 왔지만 얼마 전 우대금리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송금 시 계좌 적요란에 ‘급여’라는 문구를 남기지 않아 은행 시스템이 이를 급여이체로 인식하지 못한 탓이었다.
최근 대출 이행 조건이나 상환 방식을 제대로 알지 못해 불필요한 이자 부담을 지는 소비자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대출 거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소비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유의사항과 민원 사례를 21일 안내했다.
△급여이체 조건 충족 △대출원리금 상환방식 선택 △연체 시 기한이익 상실 기준 △대출 기한연장 시 금리 재산정 등 4가지가 주요 점검 항목이다.
급여이체 금리 우대, ‘급여정보 등록’과 ‘적요 표시’ 필수
은행 대출 시 급여이체 요건을 충족해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세부 등록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단순히 타행 계좌에서 대출 계좌로 돈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은행 시스템상 급여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실제 김 모 씨의 경우, A은행 앱에서 신용대출을 받으며 0.4%p 금리 우대를 약정했지만 직장명·급여일 등 급여 정보를 앱에 별도 등록하지 않아 감면을 받지 못했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이 모 씨 역시 매달 100만 원씩 송금하면서 계좌 적요란에 ‘급여’ 문구를 누락해 0.2%p 우대금리 혜택을 날렸다.
당국이 당부하는 건, 비대면 대출 신청 시 은행 앱에 직장명·급여일자 등 관련 정보를 명확히 등록하는 것이다. 금감원 소비자소통국 관계자는 “타행 계좌에서 대출 계좌로 일정 금액을 이체해 급여로 인정받으려면, 적요란에 ‘급여’ ‘월급’ ‘임금’ ‘상여’ 등 자금 성격을 정확히 표시해야 시스템상 급여이체로 처리된다”고 강조했다.
이직 등으로 직장이 변경된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입금 계좌가 기존과 동일하더라도 대출받은 은행에 직장 변경 사실을 알리고 관련 정보를 수정해야 금리 감면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원금균등 vs 원리금균등… 재정 상황 맞춰 상환방식 선택해야
대출원리금 상환방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대출을 진행했다가 초기 상환 부담에 곤란을 겪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C씨의 경우 대출 모집인의 권유로 원금균등상환 방식을 계약했으나, 대출 실행 직후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초기 원리금 지출 때문에 자금 관리에 차질을 겪었다.
대출 상환 방식은 크게 △만기일시상환 △원리금균등상환 △원금균등상환으로 나뉜다.
우선 ‘만기일시상환’은 매달 이자만 내다 만기에 원금을 한 번에 상환해 평소 부담은 적지만 만기 시점 자금 압박이 크다. ‘원리금균등상환’은 원금과 이자 합계액을 균등하게 나눠 갚는 방식으로, 매월 지출액이 일정해 관리가 수월하지만 총 이자 부담은 원금균등 방식보다 높다. 반면 ‘원금균등상환’은 매달 일정한 원금을 갚고 남은 원금에만 이자가 붙어 총 이자는 가장 적지만, 초기 상환액 부담이 가장 크다.
금감원 소비자소통국 관계자는 “본인의 월 소득과 자산 형성 계획 등을 충분히 고려해 초기 상환 능력에 적합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출 연체 시 1~2개월 만에 ‘기한이익 상실’… 원금 전체에 연체이자
대출 연체 시 발생하는 ‘기한이익 상실’ 규정에 대한 인지도 부족한 실정이다. 기한이익이란 대출 만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원금을 일시에 갚지 않아도 되는 채무자의 권리를 뜻한다.
일반 가계대출은 이자를 1개월(주택담보대출은 2개월)간 내지 않거나, 분할상환금을 2회 연속(주택담보대출은 3회) 미납하면 기한이익을 상실한다. 기한이익이 상실되면 대출 잔액 전체를 즉시 상환해야 하며, 원금 전액에 연체이자가 부과된다.
다만, 대출원금이 5000만 원 미만인 경우에는 만기 전까지 월별 상환대금에 한해서만 연체이자를 물게 된다.
은행이 임의로 기한이익을 상실시킬 수는 없다. 상실 예정일 7영업일 전까지 채무자에게 서면이나 문자로 통지해야 하며, 통지서가 도달한 지 7영업일이 지나야 상실 효력이 발생한다. 금융당국은 한 금융사에서 기한이익이 상실되면 타 금융사 대출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연체 발생 시 적극적인 채무조정과 상환 계획 마련을 주문했다.
대출 기한 연장 시 기준·가산금리 재산정… 금리 변동 유의
만기도래 후 대출 기한을 연장할 때 적용 금리가 뛸 수 있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된다.
변동금리 대출은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하는 기준금리(COFIX, 금융채 등)와 소비자의 신용위험·은행 운영비용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로 구성된다. 최초 약정 기간 중에는 가산금리가 그대로 유지되지만, 만기 후 기한을 연장할 때는 당시의 신용상태와 시장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와 가산금리가 재산정된다.
연체 한 번 없이 성실히 상환해 왔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기한연장 시점의 시장금리 추이나 신용도 변화에 따라 금리가 인상될 수 있어서다. 특히 신용상태가 크게 악화한 경우 단순히 금리만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대출 만기 단축, 원금 일부 상환 요구, 심지어 연장 거절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평소 철저한 신용 관리가 요구된다는 게 금감원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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