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시장이 정적에 갇혔다. 서울시 ‘8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현황’에 따르면 신규 신청은 3012건에 그쳤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이래 역대 최저치이자, 고점을 기록했던 4월(8896건) 대비 66.1% 폭락한 수치다. ‘거래 절벽’을 넘어 시장 작동이 멎은 ‘거래 상실’의 단계다.
정부가 5월 내놨던 ‘세 낀 주택’의 실거주 의무 유예 카드마저 시장에서는 사실상 헛구호로 끝났다. 8월 유예 신청은 135건으로 전체 거래의 4.5%에 불과했다. 전월 207건과 비교해도 34.8% 곤두박질쳤다. 기준금리 연속 인상에 따른 자금 조달 압박과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8월 세제개편안의 국회 계류가 만들어낸 불확실성의 벽 앞에서 정책 완화는 억제력을 발휘해 보지도 못하고 묻혔다.
거래 침체 속에서 권역별 ‘동반 탈락’과 ‘온도 차’도 고개를 들었다. 한강벨트(-38.6%)와 서남권(-38.6%), 강남3구·용산구(-34.6%), 강북권(-31.4%)을 막론하고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거래량이 가파르게 수축했다. 일평균 신청 건수 역시 7월 209.9건에서 8월 150.6건으로 28.3% 떨어지며 시장 전체의 냉각기 진입을 알렸다.
거래량이 바닥을 찍는 와중에도 서울 전체 토지거래허가 신청가격은 전월 대비 0.17% 오르며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시장의 결은 확연히 갈라진다.
우선 상승세를 주도하던 강남 3구·용산구(-0.34%)와 급등 피로감이 누적된 서남권(-0.99%)은 보유세 부담 우려와 고가 주택 조정 매물의 출회로 하락 전환했다.
반면 강북권(0.61%)과 한강벨트(0.52%)는 여전히 견조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대기 수요가 탄탄한 인기 지역이나 저평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결과다. 그 영향으로 강북권 10개구의 거래 비중은 전월 대비 2.4%p 상승한 48.8%를 기록, 서울 전체 거래의 절반 수준에 다다랐다. 이어 한강벨트(20.8%), 서남권(18.6%), 강남3구·용산구(11.7%) 순이었다.
이에 대해 강북권 거래량이 늘었다기보다, 타 권역의 하락 폭이 커서 발생한 ‘착시 효과’라는 게 당국 설명이다. 고가 주택의 진입장벽에 막힌 실수요 자금이 가격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유입되며 약하게나마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지금의 서울 부동산 시장은 ‘거래 상실’과 ‘양극화’라는 두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자금 압박에 짓눌린 고가 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고, 갈 곳 잃은 실거주 대기 수요는 진입 문턱이 낮은 지역에 겨우 발을 걸치고 있다.
현장에서도 “고금리·대출 규제로 자금 압박이 극에 달해 고가 시장이 조정 단계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구매 장벽이 낮은 권역으로 실수요가 몰리는 쏠림 장세 역시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는 한 관망세는 짙어질 수밖에 없다. 거래가 바닥을 치는 와중에도 지역 양극화가 심화하는 기형적 구조는, 시장 흔들림을 폭발시킬 시한폭탄이다.
당국 과제는 명확해졌다. 얽힌 규제 실타래를 풀어낼 정책 카드와 시장 갈망을 꿰뚫는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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