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중도 주류 정당들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일(현지 시간) 치러진 독일 지방선거 결과, 독일의 기존 정당 체제를 지탱해 온 중도 보수·진보 진영이 양극단의 정치 세력에 밀려 고전하면서 정치적 지각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옛 동독 지역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이 38.2%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AfD는 불과 2주 전 작센안할트주 선거에 이어 2연승하며, 동독 지역 내 입지가 확고해졌다.
반면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은 4.9%로 5% 문턱을 넘지 못했다. 창당 이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CDU는 사상 처음으로 주의회에서 퇴출당하는 위기를 맞았다.
같은 날 치러진 수도 베를린 시의회 선거에서는 좌파당이 약 24~2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CDU는 약 19~20%로 그 뒤를 이었다.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베를린에서 좌파당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D의 득표율은 16.3%를 기록했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독일 수도는 좌클릭, 동부 지역은 우클릭하며 양극단 세력이 양쪽에서 중도 정당을 압박하는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이번 결과가 프리드리히 메르츠 연방총리가 추진해 온 연금·세제·의료 등 주요 경제 개혁안과 에너지 비용 상승 및 생활비 압박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센 불만이 표심으로 드러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선거로 인해 기성 주류 정당들이 AfD와의 협력을 전면 거부해 온 일명 '방화벽'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AfD가 민심의 폭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지방 권력의 중심부로 파고들면서, 기성 정당 내부에서도 이 고립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선거 결과를 "재앙"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총리직 사퇴를 일축하고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주요 외신들은 독일의 전통적 중도 정치 지형이 무너지면서 향후 정부의 국정 동력 상실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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