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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의 ‘반려동물 이야기’…동물에게 마음이 있을까
인간과 다르지만 인간과 교감하는 동물들의 마음
사고, 감정, 판단 등 고차원적 ‘동물 마음’…인간 고유의 자기자각·자아능력은 없어
이찬종 필진페이지 + 입력 2015-08-08 21:52:15
 ▲ 이찬종 소장(이삭애견훈련소/이웅종 동물매개치료센터)
동물에게 마음이란 있을까? 주인이 집에 들어오면 달려와서 꼬리를 흔들고, 간식 앞에서 주인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내고, 주인이 아플 때 측은한 눈빛으로 볼을 핥는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주인은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동물에게도 생각이 있고, 마음이 있어. 나한테 하는 걸 봐봐. 나와 교감하고 있어”
 
이 생각이 과연 옳은 생각일까? 솔직히 말해서 마음이 있고, 생각이 있다고 느끼는 건 개인적인 느낌이며, 주관적인 판단일 뿐이다. 그러나 이 ‘주관적 판단’을 ‘객관적 진실’로 확인하기 위해 전 세계의 유명 석학들이 이 연구에 달려들었고, 현재도 연구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도, 우리도 궁금한 것이다. 과연 동물에게 ‘마음’이란 존재는 있는 것일까?
 
동물에 마음이 있다는 연구의 시작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찰스 셰링턴(Charles Scott Sherrington)은 “동물과 인간의 사고 사이에 적어도 일부는 공통되는 부분이 있고, 이 공통부분에는 정서, 즉 감정을 느끼는 능력과 선호도가 포함된다”고 했다.
 
실제로 많은 동물들이 ‘사고’를 필요로 하는 조작이나 행동들을 실행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동물들이 보이는 반응이 ‘조건반응’이냐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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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예를 들자면, 애완동물에게 계속해서 먹을 걸 주고 훈련을 시킨다면, 인간을 따르는 것이 조건반응적 모습인지 아니면, 정말 인간과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어떤 ‘교감’을 나누는 것인지 모호해 진다. 한마디로 인간에게서 습득된 지식 자체는 마음과 다르다.
 
습득은 훈련이 될 수 있다. 훈련을 통해서 그 동물을 성장시키는 것은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과연 동물에게 ‘마음’이나 ‘사고’가 가능한지에 대한 여러 가지 실험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실험이 <멘셀 실험>과 <프레맥 실험>이다.
 

 ▲ “동물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이 다르다고 말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이 삐져나온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동물의 언어를 모르고, 그들의 속내를 모르는 상황에서,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존심이 성급하게 튀어 나온 것일 수도 있다” (본문 중에서) [사진=필자제공]

하나씩 살펴보자면, 우선 <멘셀 실험>이다. 뉴욕 주립대의 에밀 멘셀 박사가 주도한 실험인데, 담으로 둘러싸인 넓은 영토 안에 먹이를 한군데 숨겨 놓고는 침팬지들 중 한 마리에게 그 위치를 보여주었다. 그 후 이 침팬지를 먹이가 있는 곳을 모르는 다른 침팬지들과 함께 그 영토 안에 풀어 주었다. 먹이의 위치를 일고 있는 침팬지는 우세하고 계급이 더 높은 침팬지들이 같이 있을 때에는 먹이가 있는 곳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여기까지만 보면, ‘침팬지에도 사고할 수 있는 두뇌가 있고, 그에 따른 감정이 있다는 걸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실험에서는 인간에 의한 그 어떠한 습득과정이나 훈련과정이 배제 돼 있었다. <프레맥 실험>은 이런 멘셀 실험의 변형이다. 데이비드 프레맥 박사가 주도한 이 실험은 언어훈련을 받은 침팬지들이 숨겨진 먹이의 위치를 실험자에게 몸짓으로 가르쳐 줄 것인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침팬지들은 몸짓으로 먹이의 위치를 가리킬 수 있었다. 그런데 만약 실험자가 먹이를 찾아서는 먹이의 위치를 가르쳐 준 침팬지와 나누어 먹지 않고 혼자만 먹었을 때는 이 침팬지들이 다음번에는 전략을 바꾸어서 실험자에게 먹이가 없는 엉뚱한 곳을 가르쳐 주었다. 이 두 실험을 통해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동물은 사고능력과 의식적인 ‘의도’를 지녔다고 가정 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사고능력이 있기에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출할 수 있고, 그 감정을 자신의 ‘의도’에 맞게 표현한 것이다. 멘젤 실험과 프레맥 실험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동물들은 사고와 감정을 가지고 적절한 ‘속임수’까지 보여준다. 이런 동물에게 마음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동물에 마음이 없다는 반대의 주장
 
거의 반세기 가량 동물의 사고능력과 마음의 존재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행동주의자들은 동물의 행동에 대해 이런 주장을 해왔다.
 
“동물의 움직임과 행동은 ‘자극-반응의 교환’이다. 일정 정도의 습득된 교육이나 보상체계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이 동물들의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보여주는 친밀한 행동이나 교감을 느낀 것 같은 감정은? 이 역시도 동물들의 ‘자극-반응의 교환’이며, 인간이 이 ‘자극-반응의 교환’ 효과를 인간의 시선, 그러니까 동물에게 감정이입을 해서 어느 순간 의인화를 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를 주장했다. 이런 주장을 곧이곧대로 대입하면,
 
“당신의 애완동물이 당신에게 애교를 부리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당신을 걱정하는 것은 당신이 이제까지 보여준 ‘자극-반응의 교환’에 의해 습득된 행동방식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게 된다.
 

 ▲ “지금까지 밝혀진 것으로는 동물들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 사이에는 분명 어떤 차이가 있고, 그 차이를 인간의 시선. 즉 ‘의인화’란 마법의 눈으로 간극을 메꿔 나가고 있다” (본문 중에서) [사진=필자제공]

그렇다면, 개들이 인간에게 보여주는 맹목적인 충성과 인간에 대한 우호적인 자세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는 개 특유의 복종심과 서열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이 결합된 것이다. 이런 본능 덕분에 개는 인간에게 길들여질 수 있었고, 충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행동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동물의 행동들은 본능과 적절한 자극과 반응의 교환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그러나 동물들이 보여주는 모습들은 전부 이런 자극과 반응으로 해석되기에는 어딘지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
 
우리가 아무리 인간의 시선으로, 의인화된 감정으로 바라본다고 해도 동물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반응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 한 건 앞의 멘젤 실험과 프레맥 실험을 통해 동물들에게도 사고능력과 감정, 그리고 이 감정에 의한 의도적인 속임수를 쓸 정도의 고차원적인 ‘마음’이란 게 있다는 실험 결과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마음’이란 게 인간의 마음과 동물의 마음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다른 동물과 다르게 인간의 ‘마음’에는 독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 차이가 무엇이냐면, 바로 ‘자기자각’이다.
 
인간은 자기자각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기가 무엇이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확인하고, 자아의 존재감을 갖추기 위해 애쓴다. 이런 고차원적인 자성 능력이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하다(고도로 발달된 언어능력 때문인지, 발달된 전두엽에서 나오는 인지능력 때문인지 아직 모른다)
 
물론 동물들에게도 자기자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여기까지 실험이 진행된 경우는 없다. 당장 동물들의 행동을 가지고 동물들에게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하기에도 급급했던 것이다.
 
어쩌면, 동물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이 다르다고 말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이 삐져나온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동물의 언어를 모르고, 그들의 속내를 모르는 상황에서,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존심이 성급하게 튀어 나온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밝혀진 것으로는 그들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 사이에는 분명 어떤 차이가 있고, 그 차이를 인간의 시선. 즉 ‘의인화’란 마법의 눈으로 간극을 메꿔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물들에게 어떤 마음이 있는지 더욱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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