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생산국은 세계적으로 70개국에 이르고, 그 커피들은 저마다 다양한 성격과 특징을 지니고 있다. 흔히 커피라고 하면 떠올리는 공통된 이미지와 맛이 있겠지만, 사실 본래 커피가 가지고 있는 맛과 향·이미지 등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하고도 복잡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와인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와인의 세계에서 말하는 ‘떼루아’라는 것이 있다. 지역적 환경과 토양이 농식물에 영향을 주어 여러 가지 특징이 나타나는데 이런 것이 커피에서도 예외는 아닌지라 커피 또한 크게는 각 대륙마다, 작게는 생산 지역과 농장마다 다른 환경으로 인해 재배되는 커피에서 그 특성과 성격이 나타난다.
지역적 특성이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종류에도 영향을 주게 되고, 커피의 종류가 달라지면 맛도 당연히 달라지고, 설령 똑같은 종류의 커피를 재배한다고 하더라도 재배되는 지역과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맛과 향을 지니게 되니 커피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참으로 섬세하고도 재밌는 작물인 것 같다.
특히, 스페셜 티 커피의 경우는 그 성격이 무척 도드라지는 경우가 많고, 그 뚜렷한 맛과 성격 때문에 고급커피로 인식되는 것도 사실이다.
말이 나온 김에 커피의 대륙별 특징을 잠깐 이야기해 보겠다. 상식으로 알아두면 아마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커피를 선택할 때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프리카는 커피가 발견된 커피의 원산지며, 그만큼 커피의 종류도 많고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커피가 원래는 이곳에서 나고 자란 커피라고 보면 된다. 이 지역의 커피가 어떠한 경로든 다른 대륙으로 넘어가 그 곳에서 그 지역의 커피가 된 것이니 말이다.
아프리카 커피의 대표적 산지는 에티오피아·케냐·탄자니아 등이 있고 그 외 말라위· 브룬디·콩고·우간다 등의 나라가 있다. 아프리카 커피 중 에티오피아 커피는 대체적으로 꽃 향이 강하고 상큼한 느낌을 주며, 케냐 커피는 와인과 같은 산미를 가지고 있으나 액체를 머금었을 때의 밀도감인 ‘바디감’이 묵직한 것이 특징이다.
다른 지역의 커피들도 대체로 산미와 바디감을 지니고 있는 편이다. “아프리카 커피는 뭔가 토속적이고 원시적인 맛이 나요” 라고 얘기하면 대부분 “그게 무슨 말이야?” 라는 반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말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미의 커피는 대부분 부드럽고 견과류 같은 향이 많이 나며 밸런스가 좋은 커피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브라질·콜롬비아가 대표적 산지며, 그 외 페루·에콰도르 등의 나라에서 생산된다.
워낙 생산량도 세계에서 톱을 차지할 만큼 대표적인 커피의 대륙이기 때문에 더 언급할 필요도 없지만, 아마 우리가 마시는 대부분의 커피(원두커피·인스턴트 커피·편의점 커피 등)에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커피가 들어가 있다고 하면 설명이 될 듯하다.
아시아 지역의 커피는 아주 특징적인 맛과 성격이 있다.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커피 원두에 포함되어 있는 산미, 즉 커피의 신맛이 아시아 커피에는 적은 편이다. 아시아의 대표적 커피 산지는 인도네시아·베트남·인도 등이 있는데, 이 지역의 커피는 산미가 적고 바디감이 아주 높은 커피들이 많다.
산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미하거나 쓴맛과 바디감이 세서 산미나 단맛이 감춰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커피의 신맛을 싫어하는 분들은 아시아 지역의 커피를 선택하면 실패확률이 적다고 볼 수 있다.
나라별 독특한 점을 잠깐 언급하면, 베트남은 인스턴트 커피의 재료로 사용하는 로부스타 종의 최대 생산국이며, 인도네시아는 ‘사향고양이 똥 커피’로 유명한 루왁커피의 생산국이다. 인도커피는 몬순이라는 맛과 향이 특이한 발효커피가 생산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아메리카 대륙은 커피 생산국도 엄청 많고, 유독 고품질의 스페셜 티 커피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코스타리카·과테말라·자메이카·파나마·온두라스·멕시코·니카라과 등이 대표적 산지인데, 모두가 커피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높은 나라들이다.
또 그만큼 고가의 커피가 재배되고 거래되는 지역인 것도 사실이다. 이 지역 커피들은 상큼하고 과일의 산미가 매우 좋으며, 적당한 바디감과 지역마다의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 높은 고도에서 재배되는 커피들이기 때문에 밀도도 높고 품질이 좋으며, 신맛과 단맛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커피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어떤 커피를 선택해도 실패가 적을 수밖에 없는 편이다. 물론 가격은 조금 고가에 속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말이다. 최근 커피시장에서 인기 있는 스페셜 티인 게이샤커피도 중미의 파나마·코스타리카 등지에서 생산된다.
커피의 선택에 있어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커피선택에 어려움을 겪어 본 분들을 위한 약간의 팁이며, 저기에 얽매일 필요 또한 전혀 없다. 왜냐하면 개개인이 느끼는 커피의 맛이나 느낌·선호도는 매우 다르며, 심지어 전혀 반대의 생각을 가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피라는 것이 아주 많은 종류와 맛과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 다양한 세계를 알게 되고 그 다양함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적은 내용이다. 사실 커피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각의 커피를 마셔 보고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느껴 보는 것이다.
물론 시간과 비용은 조금 들겠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기게 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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