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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이정화의 힐링 커피타임
풀리는 날씨…찬물로 추출하는 커피, 콜드 브루
전신은 더치커피…아메리카노처럼 즐기는 ‘침지식’·활용도 높은 ‘점적식’ 등
이정화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3-26 12:47:38
▲ 이정화 바리스타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 메뉴의 대표 주자로 단연 콜드브루 커피를 꼽을 수 있다. 콜드브루 커피는 기존의 아메리카노 같은 커피와는 조금 다른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어 일반 커피에 대한 약간의 불호를 가지고 계신 분들도 부담 없이 맛있게 마시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콜드브루 커피가 일반 커피와는 전혀 다른 원두를 사용한다거나 지금까지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커피가 나온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콜드브루 커피를 만드는 방법과 과정이 커피 전문점이나 커피 회사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제조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답이다. 특별한 원두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만드는 과정도 간단해 카페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콜드브루 커피가 일반 커피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콜드브루 커피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일반 커피의 그것과는 많이 다른 형태기에 결과물도 다른 특징을 가지게 된 것이다.
 
콜드브루 커피는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더치커피라는 이름으로 불렸었다. 더치커피라면 이름만 들어서는 그 정체성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는 느낌이 있어 최근에는 콜드브루 말 그대로 ‘차게 추출한 커피’의 개념으로 널리 불리고 있다.
 
콜드브루가 더치커피로 불렸던 이유는 그 기원과 연관이 있다. 이름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알다시피 ‘더치’는 네덜란드와 연관된 단어다. 옛날 네덜란드 선원들이 아시아로 가기 위해 긴 항해를 하면서 배 안에서 마셨던 커피에서 더치커피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선원들은 배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었고, 긴 항해를 하는 동안 배 안에서 매번 물을 뜨겁게 끓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원두는 오랜 시간 더운 곳에 있으면 맛이 변할 뿐 아니라 뜨겁게 추출한 커피를 잘 보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원두를 갈아 그냥 찬 물에 담가서 커피를 우려내고, 그 우려낸 물을 마셔 봤는데 나름 독특하고 진한 맛의 커피가 만들어져 선원들이 즐겨 마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더치커피의 유래로 알려진 이야기인데... 이 또한 다소 근거 없는 이야기라라는 게 최근의 정설이다.
 
더치커피를 만들어 낸 일본에서 이 커피의 홍보를 위해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것이 일반적인 커피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더치커피, 즉 콜드브루 커피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 콜드브루 커피는 커피를 뜨거운 물로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물로 추출하는 커피를 통칭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카페를 자주 가는 분들이라면 카페 한켠에 놓인 실린더나 비이커 같은 과학 실험 기구 모양의 커피 추출 기구를 본 적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콜드브루 커피를 만드는 기군데,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그런 기구가 있어야 콜드브루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도 간단하게 콜드브루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보통 콜드브루 커피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커피를 갈아서 찬물에 담가 놓은 후 커피 가루를 걸러 내어 만드는 방법이고, 나머지는 커피를 갈아 여과지나 필터를 넣은 통에 넣은 후 위에서 찬 물을 한 방울씩 떨어 뜨려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은 ‘침지식’이라고 부르며, 두 번째 방법은 ‘점적식’이라고 부른다. 두 가지 모두 콜드브루 커피를 만드는 방법이며, 방법에 따라 농도나 맛이 조금씩 다른 결과물을 얻게 되므로, 각자 개인의 취향대로 선택해서 만들면 된다.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찬물을 사용해서 추출하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려야 추출이 완성되는데, 보통 6시간에서 12시간까지 걸려 추출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추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일반 핸드드립보다는 원두를 가늘게 갈아 추출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만든 콜드브루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침지식으로 만든 콜드브루는 대부분 농도가 진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아메리카노처럼 즐기기 좋다. 추출된 커피는 밀봉을 잘해서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시간이 지나도 맛이 변하지 않으며, 오히려 바로 추출됐을 때보다 3~4일 지나면 더욱 좋은 향과 맛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점적식으로 추출해도 마찬가지다.
 
점적식으로 추출한 콜드브루는 침지식에 비해 농도가 훨씬 진해 에스프레소처럼 음료의 베이스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더 높다. 점적식 콜드브루 추출커피에 적당량의 물을 첨가하면 더치 아메리카노가 된다. 여기에 우유를 섞으면 ‘더치 라떼’가 되는데, 일반 라떼와는 다른 독특한 향미가 있다.
 
쉐이커를 사용해 시럽과 함께 섞으면 ‘더치 아포가또’가 되고, 심지어 맥주와도 어울려 더치커피와 맥주를 일정 비율로 섞어 ‘더치 맥주’를 만들기도 한다. 에스프레소처럼 더치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 놓으면 바로바로 사용이 가능해 음료를 만드는 시간 뿐 아니라 과정도 줄어드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또한, 보관만 잘하면 추출 후 일정시간 동안 숙성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며 풍미도 좋아지니 참으로 재미있는 음료다. 물론 이 또한 식품이니 무작정 보관할 수는 없고 냉장고에 보관한다 해도 약 한 달 안에 다 소비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가정용 콜드브루 커피 기구도 많고 저렴하면서도 종류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어 커피 마니아라면 꼭 한 번쯤 관심을 갖고 만들어 보길 권한다. 아무래도 찬물로 추출하는 커피기 때문에 뜨거운 음료보다는 얼음을 넣은 아이스 음료로 즐길 때 그 매력이 더욱 잘 드러난다. 점점 더워지고 있는 날씨에 콜드브루는 아주 매력적인 음료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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