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우(자유기고가)
앞서 지난해 12월 20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4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한 이 전 회장의 어머니인 이선애 전 태광그룹 상무에게 징역 4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김승연 회장도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이 됐다.
이뿐이 아니다.
선종구 하이마트 전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LIG 구자원 회장과 장남 구본상 등에 대해서도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마디로 ‘줄줄이 사탕’이 아니라 ‘재벌 오너들의 줄줄이 재판’이다.
불구속 재판을 받다가 징역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곧 바로 구속되어 구치소에 수감된 대그룹 회장들. 그들에겐 애잔한 동정도 당연, 불필요한 상황이다.
모든 이들이 부러워하는 재벌 회장의 자리에서 죄수복으로 갈아입고, 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재벌 비리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
아닌 게 아니라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딱하거나 참혹한 상황 그 자체이다.
갑자기 고사성어 몇 개가 생각난다. 속 깊은 의미가 완벽히 100% 상응하는 말은 아닐지언정 재벌비리 주인공들은 만기 출소할 때까지 이 깊은 뜻을 되새김질 해볼만하지 않을까.
먼저, 공휴일궤(功虧一簣)란 말이 스쳐간다. 한자를 풀면 ‘공 공(功), 이지러질 휴(虧), 한 일(一) 그리고 삼태기 궤(簣)’이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데 중단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애쓴 일이 모두 허사가 되고 만다’는 뜻이다.
출전은 서경(書經)으로 주(周)나라 무왕의 동생 소공(召公) 석(奭)이, 무왕이 주나라를 건국한 후 혹시 만심하여 정치를 등한히 할까 염려하여 이른 말이지만, 재벌 비리의 주인공들에겐 ‘…지금까지 애쓴 일이 모두 허사가 되고 만다’에 초점을 맞추어야만 할 것이다.
그리 보면 원문을 직역한 ‘그간의 공(功)이 한(一) 삼태기(簣)로 허물어졌다(虧)’는 의미가 100% 제격이다.
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주지(周知)의 사실이지만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의미가 아니던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욕심이 있기 마련이지만, 적어도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를 생각한다면 그 필요 이상의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욕심은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시각에서 보면 재벌 비리의 주역들은 용서의 가치를 부여할 대상이 절대 아님에 틀림이 없다. ‘물건을 보면 그것을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는 견물생심(見物生心)도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고사성어이다.
끝으로 감당유애(甘棠遺愛)란 말이 떠오른다. ‘청렴결백한 인물이나 은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이다.
의미를 확대 해석하자면 재벌 비리로 구속된 모든 이들이 스스로 감당유애의 대상 인물이 될 수 있도록 반드시 마음에 새겨야만 문구가 아닐까.
정치든, 경제든, 사회든… 우리들에게 진정한 사표(師表)가 될 만한 이가 점점 메말라가고 있는 요즘.
재벌들처럼 마냥 자기이익만 챙기고 남의 어려움을 돌보지 않는다면 우리들 세상은 마치 사막처럼 변하지 않을까.
부디 점점 삭막해져가는 우리들 세상에 진정, 마음 놓고 감당유애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특히 재계(財界)에서 말이다. 그것도 재벌들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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