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건 뭐야, 블루?” 미미가 물었다. 멀리 바다 한 가운데에 작고 푸른 점 하나가 보였다. “저거? 가만있자, 미미…. 저건 섬 같은데? 그런데 여기쯤엔 섬이라곤 없었는데 이상하다.” 블루가 대답했다. “저기 한 번 가보자, 블루.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에 가보고 싶어.” 빅이 말했다.
블루는 천천히 섬으로 향했다. 가까이 가보니 섬은 온통 나무로 덮여 있었다. 블루는 작은 나무에 내려앉았다. 빅이 섬을 둘러보았다. “블루, 이 섬은 이상한데? 땅이 하나도 없어.” 미미가 얼른 나무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섬의 바닥에는 나무뿌리들만 엉켜 있었다.
여러 그루의 나무가 서로 뿌리를 맞대어 살고 있는 섬이었다. 찬찬이 살펴보니 빅의 말처럼 흙은 하나도 없었다. “빅의 말이 맞아. 이 섬은 나무로만 만들어졌네.” 미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미미, 안녕! 너 백년의 동물 미미 맞지?” 제일 작고 어린 나무가 미미에게 관심을 보였다.
“반가워. 나 생전 처음 바다에 나왔어. 네가 사는 이 섬은 아주 특이한데? 그런데 네 이름은 뭐야?” 미미가 물었다. “내 이름은 세브야. 이 섬은…. 우리 자매들의 천국이지.” 세브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미미, 네가 보는 이 섬은 우리 맹브 자매들이 만들어 놓은 낙원이야. 오래 전 우리는 바닷가에 사는 엄마에게서 자라고 있었어. 우리 맹브들은 주로 물가에서 살거든.”
“그런데 어떻게 바다 한 가운데 나오게 된 거야?” 미미가 물었다. “우리는 아주 조숙해. 엄마한테 붙어 있을 때부터 벌써 뿌리를 만들고 있단다. 독립심이 강하지. 그래서 바람 불 때를 기다려서 이제나 저제나 세상에 나갈 날을 기다려. 그러다가 바람이 놀러오면 얼른 엄마한테 작별인사를 하고 물속으로 뛰어들어.”
세브가 말을 이었다. “이 섬은 섬이 아니야. 그냥 우리 자매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는 거야. 너도 알겠지만 식물은 뿌리가 머리거든. 다른 아이들보다 유난히 모험심이 강한 우리들은 엄마 품에서 떨어진 뒤에 앞 다투어 넓은 바다로 달려 나왔어. 엄마 이웃에서 살 수도 있었지만 세상이 너무 궁금했거든.”
“세브, 너 도대체 무슨 말이 그렇게 많니?” 세브보다 조금 더 큰 나무가 말을 막았다. “응, 언니. 얘가 바로 백년의 동물 미미야.” “미미라고? 미미, 너 어쩌다가 바다까지 온 거야?” 세브의 언니가 놀라서 물었다. “저기 파랑새가 데려다 주었나 봐, 언니.” “어때, 미미? 우리들 대단하지?” 세브의 언니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 그럼 너희들은 아무데나 옮겨 다닐 수도 있겠네?” 미미가 물었다. “물론이지, 이 바다가 싫증나면 우리는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수 있단다.” 세브의 언니가 말했다.
“그럼 갑자기 이 섬이 없어질 수도 있는 거네?” 미미가 물었다. “우리 맹브들은 얼마든지 움직이는 섬을 만들 수 있어. 호호, 어떤 때는 바다 속으로 아주 들어갈 수도 있단다. 잠수함처럼 말이지. 바다 속이 궁금하면 바다 밑에 뿌리를 내리고 그 속에서 예쁜 산호들과 놀 수도 있지. 숨이 차면 잠망경 같은 기둥을 만들어 올려서 숨을 쉬기도 하고.”
그때였다. 동그란 갈색 공이 멀리서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저건 뭐지, 미미?” 빅이 물었다. 공은 기우뚱거렸지만 균형을 잘 잡으면서 빠르게 헤엄쳐 왔다. “글쎄, 세브한테 물어봐야겠어.” 미미가 말했다. “세브, 저기서 오는 공이 뭔지 너 알아?” “아니, 나도 처음 보는 물건인데?” 세브가 대답했다.
[글: 최문형 / 그림: 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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