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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의 음양오행 경제
보통의 원리와 자아의 원리, 그리고 인류의 원리
특별하길 바라는 건 인간 최대의 약점
일체가 관계 속에서 생겨나고 사라진다
보통의 삶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할 일
김태규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6-22 09:36:03
 
▲ 김태규 명리학자·칼럼니스트
보통의 원리, 기분이 별로인 얘기 
‘보통’의 원리 또는 ‘평범성’의 원리란 게 있다. 길을 가다가 누군가가 내 어깨를 스쳤다고 하자, 아마도 그 사람은 그저 그런 보통의 사람, 그냥 시민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당신이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 하면 대개 보통의 평범한 사람일 것이다. 글을 쓰는 필자나 글을 읽는 독자나 보통 사람이란 얘기다.
  
그런데 보통의 원리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왜 그럴까? 대다수 사람의 감정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아니, 난 그래도 좀 뭔가 특별한 데가 있는데 그런 나를 보통의 그저 그런 사람으로 취급하다니, 은근히 불쾌한 걸’ 하는 심정이다.
 
나를 특별하게 대접해주길 바라는 감정, 이거야말로 사람이 가진 최대의 약점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 약점을 찌르면 상대를 공략할 수 있고 어필할 수 있다.
 
젊은 날 만들었던 ‘자아의 원리’
 
묘한 것은 필자의 젊은 시절 앞서의 이런 생각, 사람은 자신을 중요하거나 특별하다고 여기는데 이를 ‘자아(自我)의 원리’라고 이름을 붙인 적도 있다. 그런 뒤 한참 지나서 ‘보통 원리’란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00년대 초반 한창 궁핍했던 시절에 이런 생각을 했다. 세상을 보면 성공하는 이는 적고 실패하는 이가 많다. 그러니 내가 실패한 인생으로 마무리한다고 해서 전혀 이상할 것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게 바로 “보통의 원리”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다.
 
그런데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실패가 보통이고 정상이라면 난 앞으로 더 이상 성공하기 위한 노력을 주체적으로 거부하고 거절하겠어, 난 그냥 의도적으로 실패해버릴 거야, 그러면 이건 좀 뭔가 비범하잖아? 주체적 실패 또는 실패의 자유, 난 이 길을 선택하겠어’ 하고 억지를 부렸다. 이건 ‘자아의 원리’를 나름 묘하게 사용했던 경우다.
 
당시엔 ‘이왕 망했으니 하고픈 일과 연구나 실컷 해보자, 그래도 가장인 까닭에 밥만 근근이 먹고 살자’는 식으로 정리를 했다. 주체적 실패의 삶을 선택한 셈이다. “난 그래도 특별하니까” 하면서 ‘자아의 원리’를 택한 것이다.
  
인류의 원리
  
이제 마지막으로 ‘인류의 원리’란 것을 소개해본다.
 
광대한 우주를 살펴보니 생명이란 것의 존재 확률이 희박하구나, 그런데 어떻게 해서 우리 인간이라고 하는 지적생명체가 지구에 존재하는 것이지?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이다.
 
생각해보면 그 답이란 것이 좀 재미있다. 그건 말이야,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우주에서만 그것을 관측할 지적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잖아, 그러니 우리에게 관측되는 우주는 반드시 지적 생명체가 탄생할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게 아니겠어! 하는 얘기다. 네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그럴 만한 세상이 존재하니까 그런 거야 하는 답이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이 말은 고타마 붓다가 얘기한 연기(緣起)의 주장과 사실 동일한 맥락이란 사실이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았다고 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此有故彼有 此起故彼起(차유고피유 차기고피기).” 아함경 속의 말이고 당나라 현장법사가 옮겨놓은 말이다. 일체가 서로 의존하고 관계함으로써 생겨나고 사라진다는 얘기이니 이를 조금 바꾸어서 “내가 있으니 우주가 있다”로 하면 ‘인류의 원리’가 된다.
 
“‘나’라는 이 물건은 네가 있기에 가능하고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말도 되니 사실 자아의 원리란 것이 성립하려면 타자(他者)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세월의 흐름과 함께 내 속에 있던 생각, ‘자아의 원리’는 서서히 옅어져갔다.
 
다른 사람이 나의 자아와 큰 차이가 없으니
 
더 세월이 흘러 오늘에 이르러선 내가 없어져도 가령 죽어서 없어지든 또는 그냥 사라지든 별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있으면 그게 바로 나, 즉 나의 자아(自我)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내가 사라지면 거의 똑같은 한 인간이 다시 태어날 것이고 어쩌면 태어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미 살았다가 죽었을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이는 윤회설에 관한 것이 아니라 확률적으로 그럴 거란 얘기이다. 그러니 오해하지 마시길).
 
그리고 이 시각에도 힘들고 고달픈 사람 많을 것이다. 그러니 그런 분들을 만나게 되면 위로해줄 것이다. 힘들고 고달픈 것 그게 사실 보통이잖아요, 그러니 나만 그렇다고 생각한 나머지 너무 슬퍼하거나 세상을 미워하진 마세요, 그러면 더 힘들어져요,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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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생각해본다, 주어진 삶의 시간 동안 남은 일이 무엇일까? 하고 따져보니 그냥 ‘보통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면 되겠구나 싶다.
 
운의 흐름과 순환이란 것 역시 우리가 살아가면서 너무 심심하지 않도록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고 그러면 다시 올라가는 놀이기구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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