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전은 인류가 사용해온 중요한 전쟁 방식으로 2500년 전 손자(孫子)에 의해 최초로 제시됐다. 손자는 ‘전쟁은 상대를 기만하는 것으로서 적과 정(正)법으로 대결하고 기(奇)법에 의해 승리를 취하며(以正合 以奇勝), 약(弱)한 것으로 강(强)한 것을 이기고(以弱戰强), 실(實)한 곳은 피하고 허(虛)한 곳을 공격(避實擊虛)해야 한다’고 비대칭전의 진수를 설파했다.
그는 비대칭전을 ‘적을 알고 적의 취약점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과 기만을 통해 전쟁을 수행하는 방법 등을 총체적으로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중요성을 전쟁의 본질 차원에서 부각시켰다.
비대칭전이란 교전 쌍방 간 전력 차이를 이용해 자신을 최대한 유리하게, 상대방을 최대한 불리하게 만들어 승리를 쟁취하는 작전이다. 물리적 파괴도 중요하나 심리적 충격과 마비에 중점을 두는 전쟁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 논리는 차이점 분석을 통해 피아의 강·약점을 식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아측의 강점 최대화·약점 최소화 방책과 적측의 강점 최소화·약점 최대화 방책을 도출해 모험과 승부수를 걸고 대담하게 실현하는 전쟁 방식인데, 이러한 개념에 따라 비대칭전 개념은 약자들이 취하는 간접전략의 본질로 이해되고 있다.
북한의 비대칭적 군사 위협은 시대별 안보 상황과 북한의 내부적 사정 등을 고려해 전략 수행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변화돼 왔다. 1960년대 들어 소련과 중국이 경제 및 군사지원을 현격한 수준으로 감축·중단하게 되자 북한은 불가피하게 자력방위 정책으로 전환을 서두르게 됐다. 북한은 자력방위 정책의 일환으로 4대 군사노선을 채택하고 무력 적화통일을 구현하기 위한 속전속결 전략과 배합전략을 추진하면서 비대칭전 수행 역량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이르러 남베트남(월남)의 공산화에 고무된 북한은 베트남전 방식의 게릴라 전술로 한반도를 적화통일하기 위해 1969년 창설된 특수8군단을 중심으로 대규모 특수부대를 운용한다. 남한 후방 지역으로의 침투·교란을 통한 제2전선 형성과 전후방 동시 전장화를 함께 획책하는 한편, 후방 기습·교란을 목적으로 땅굴 작업에 착수하는 등 비대칭전 수행을 위한 군사력 증강으로 비대칭 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1990년대 탈냉전 시대의 도래와 함께 한국은 북방정책을 적극 전개해 러시아(1991년 소련 해체)·중국과 공식 수교를 맺었다. 북한은 김일성 사망, 경제난 악화 및 탈북자 속출, 남북 국력 격차 심화 등으로 대남 적화통일이라는 기존 군사정책 목표를 계속 이어 나가기 위한 돌파구로 국방위원장 직책 신설과 강성대국 건설 및 선군정치 시행 등 일종의 정치적 비대칭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핵·미사일 개발과 사이버전 강화 등 군사적 비대칭 전략의 실현을 본격화하게 됐다.
특히, 북한은 2015년 최고수뇌부 신년 회의에서 대남 전략의 총목표로 ‘통일대전 완성’을 제시하고, 김정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배낭(SAD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중성자탄·사이버공격 등을 ‘최고사령관 전략타격력’으로 명명한 후 이를 2년 내 완성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2016년 이후 3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강행하고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해 2017년 11월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북한의 비대칭적 위협은 북한의 유일영도체계·선군정치·대병영체제·대규모 전력과 특수전 및 비정규전 능력과 전략 등이다. 최근에는 핵·미사일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전력과 그 운용 방책, 사이버 공격 능력, 전자교란 무기, 정치심리전 등을 더해,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우리 군의 비대칭적 접근 개념 및 방책이 매우 긴요한 실정이다.
더불어 우리 군은 경제력이 북한보다 절대적으로 우월하다는 잠재의식에서 북한의 군사적 능력을 폄하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 최근 전쟁사를 살펴보면 약소국이 강대국과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약자가 강자의 취약점을 활용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갖고 악착같이 싸우면 강자가 패배한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은 수령결사옹위정신·총폭탄정신·자살폭탄정신을 사상화·행동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래전의 승패는 정공법에 의한 정규전이 아니라 기공법에 의한 비정규전·특수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전통적 군사전략은 대담한 전격전을 통해 한반도 적화통일을 달성하는 조국해방전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것은 미 제국주의의 식민지하에 살고 있는 ‘남조선 인민’을 해방시킨다는 ‘혁명전쟁’의 논리로써, 6·25 전쟁 모델에 기반한 군사전략이자 현재 군사전략의 골간을 이루는 기본전략이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시대를 거치면서 진화해온 대담한 전격전과 계산된 제한전의 기본골격을 계승하면서도 핵 보유에 따른 새로운 전략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김정은은 주체전법의 전통을 계승하되, 핵전략을 추가하는 ‘핵 융합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전통적 배합전 방식에 추가해 핵·비대칭전·재래전의 배합방식으로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을 확보할 수 있다. 소형화된 핵능력과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게 될 북한은 기존의 대담한 전격전과 계산된 제한전 방식을 조건과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변용할 수 있다.
김정은 시대 군사전략의 핵심 개념은 핵무기다. 핵무기는 단일 무기체계로서 억제·강압·격퇴·격멸과 같은 전략개념을 가지고 전쟁 수행 전반에 포괄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쟁 수단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전·평시 구사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을 더 다양한 형태로 확장함으로써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북한은 핵무장을 고려해 전쟁수행 체계를 정비하고 있고, 핵 고도화에 따라 다병종의 강군화를 통해 핵을 사용하는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북한의 비대칭 전략을 거꾸로 이용한 역비대칭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국가 차원의 전략으로 경제 및 기술력을 최대한 신장하고 선진화해 국력의 격차가 북한으로 하여 체제의 모순을 실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북한의 변화를 추진해 주민들에게 자유화를 촉진시켜 개혁·개방·민주화의 길로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한·미 동맹은 자유·민주·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 중심의 포괄적 안보동맹으로 격상·발전시켜야 한다. 아울러 21세기형 핵억제전략의 발전과 첨단 과학기술군을 창출해 북한의 도발 및 전쟁을 억제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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