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구두 사서 헌 구두 다 닳을 때 까지
신발장에 가두고 아꼈다
신고 나간 날 비가 내려
강남 엔젤 인 어스 커피숍에서 비 그치길 기다린 적이 있다
커피숍에는 노트만한 컴퓨터에 얼굴을 묻고
한 손은 커피를 들었다 놨다
한 손은 마우스를 클릭클릭 하는 사람들
커피숍이 웬만한 사무실 못 지 않다
구석에서 담배 피는 여자는 고개를 돌려 연기를 내 뿜고
또 마시고
진동소리에 커피 타러 가는 남자
첨 보는 패션 잡지 한 권
이리저리 넘겨 보다 민망한 여자 사진에 얼른 내려 놓는다
도너츠에 커피 한잔 시키니 6,500원
안철수씨가 1,500억 사회 기부한다는 지난 기사가
눈에 보인다
그 기사 너머로 주식 투자 비관한 40대 가장이
자살한 기사가 보인다
20대 청년 50%가 백수라는 기사도 건너로 보인다
신문을 다 보지 않았는데
대한민국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 오는 듯 한데
이 허튼 자만심으로
나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교회를 다닌다
비가 그치나
하늘을 보니 우산 없이도 걸을 것 같아
집에 돌아와 구두를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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