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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이의 군사이슈
북한 사이버전 위협에 대응전략 구현할 때다
초보 기술로 핵무기 못지않게 치명적인 사이버 전장
‘댓글 팀’ 운용해 국내에 조작된 정보와 여론 확산
박정이 필진페이지 + 입력 2022-12-22 09:13:27
▲ 박정이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예)육군대장
사이버 전장은 컴퓨터, 센서, 유·무선 네트워크로 구성된 국방 주요 체계를 기반으로 정보수집체계, 지휘통제체계, 타격체계 등을 상호 연결해 모든 사이버 전투 수단과 체계가 포함되고 공격과 방어 등 사이버전(Cyber Warfare)이 수행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사이버 전장에는 물리적 전쟁처럼 지역적인 전후방 개념이 없으며,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나라나 단체와 대치하는 전선을 형성하지 않는다. 사이버 전장에서는 공격이나 방어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므로 피아식별이 곤란하다. 아울러 사이버전은 소수 인원과 적은 비용으로 지구촌 어디서든지 공격할 수 있으며, 초보적인 공격 기술로도 핵무기 못지않게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북한이 우리나라에 사이버 안보 위협을 자행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북한 정권의 목표인 ‘전 조선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와 공산주의 사회 건설’로 귀결된다. 북한은 남한 사회주의 혁명역량 강화책의 일환으로 남한 내 반정부 및 종북(좌익 용공)세력의 활동 지원, 남한 국민의 의식화와 조직화, 지하당 및 통일전선 구축, 반혁명 역량 약화 및 제거 등의 대남공작을 실행해 왔다. 북한은 정권 목표인 대남혁명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오프라인(off-line)과 병행해 온라인(on-line) 공간에서 사이버 대남공작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1991년 걸프 전쟁(Gulf War) 이후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산하에 ‘지휘자동화국’을 편성하고 각 군단에 ‘전자전 연구소’를 설치한 후 사이버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북한은 2009년 초 ‘2012년 사회주의 강성대국 진입’ 일정에 맞춰 대남공작 부서를 전면 개편했다. 국방위원회(현 국무위원회) 직속으로 ‘정찰총국’을 신설하고 산하에 육·해상정찰국, 정보종합분석국, 기술정찰국, 해외정보국, 대적협상국, 후방지원국 등을 배치했다. 당 대외연락부는 225국으로 변경돼 대외적으로 내각 소속으로 위장했으나, 2012년 말경 김정은 시대에 이르러 통일전선부로 흡수 통합돼 2015년 초 문화교류국으로 개칭됐다.
 
정찰총국은 북한의 해외 사이버 활동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이버 능력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찰총국 산하의 기술정찰국은 사이버 전담부서로 해킹 등 사이버 공작, 암호통신 분석, 통신감청 등 대남공작 관련 기술연구·개발·공작을 실행한다. 특히 110연구소는 사이버 공작을 전담하는 부서로 한국·미국 등에 대한 전략정보 수집, 댓글 공작 등 사이버 심리전,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 사이버 테러 등을 자행한다.
 
정찰총국과 함께 북한 사이버 능력의 또 다른 축은 총참모부로, 그 산하의 작전국이 작전계획을 담당한다. 총참모부는 정찰총국처럼 직접적인 사이버 공격을 위한 기관은 아니다. 총참모부 산하 지휘자동화국은 한국군에 대한 정보수집을 위한 해킹, 한국군에 대한 역정보·허위정보 확산 등 사이버 심리전 전개, 군 지휘통신체계 교란 및 무력화 등 사이버전을 전문적으로 연구·실행한다.
 
통일전선부는 2012년 대남간첩공작을 담당했던 225국(현 문화교류국)을 흡수해 대남혁명 전위대인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의 웹사이트인 ‘구국전선’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등의 친북 사이트를 세계 여러 나라에 두고 북한 체제를 홍보하고 사이버 심리전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댓글 팀’을 운용해 국내에 조작된 정보와 여론을 확산시켜 국론 분열과 사회 교란을 부추기고 있고, 간첩 지령·대북 보고 등 간첩 교신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간첩망과 연계해 사이버 공간을 통해 악성루머 유포, 흑색선전, 대남노선 등을 선전 선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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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제 ‘직파 간첩’이나 ‘고정 간첩’을 통해 얻을 수 있던 정보를 대남공작부서 사이버 요원들이 주요 국가기간망, 공공망, 상용포탈망 등에 접속해 손쉽게 탐지·수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킹 등을 통해 개인정보 및 특정 정보를 대량으로 탈취하는 공작을 전개한다. 또한 북한은 전 세계에 무역회사 등으로 위장한 수십 개의 거점을 두고 사이버 공작을 수행한다. 사이버 테러 외에도 사이버 도박, 게임 프로그램 개발 및 불법 사이버 도박회사를 운영해 외화벌이 사업도 병행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에서 사이버 테러는 핵·미사일과 인민군대와 함께 3대 수단이고 사이버 무기는 핵과 생화학무기와 함께 3대 비대칭 무기이며, 사이버 전력은 핵·게릴라전과 함께 3대 비대칭 전력이다. 더 나아가 사이버전은 최후 결전의 승패를 좌우할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북한은 사이버 작전을 전체 국가안보 및 군사전략에 결합하고 있어, 사이버 전력은 북한의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무기이자 핵심 전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은 한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이버 작전을 수행해 왔다. 그 유형은 사이버 심리전, 사이버 정보수집, 사이버 공격·테러, 전자전, 사이버 통일전선, 사이버 간첩활동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새로운 안보 영역으로 떠오른 사이버 전선에서의 안보 위협이 극에 달하고 있다. 북한은 사이버 공간을 활용한 정보수집과 사이버 심리전뿐만 아니라 사이버 테러를 노골화하고 있고 간첩 교신의 최첨단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전사들은 평양과 해외거점의 데스크에서 우리의 국가기관망, 금융망, 통신망, 교통망, 에너지망, 교육망 및 상용망 등에 접속해 원하는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더 나아가 해킹 등 사이버 테러도 불사하고 있어 북한이 사이버 공간에서 자행하고 있는 공작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열전화(熱戰化) 된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사이버 안보 전략의 목표, 작전개념 및 대응전략 계획을 수립하고, 방어 중심의 사이버전 수행체계를 공세적 사이버전 대응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조직 및 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외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효율적인 사이버전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소극적 방호를 넘어 적극적 방호, 나아가 공격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사이버 공간은 물리적 공간과 달리 국경이 없고 공격의 징후도 예단하기 어려우며, 사이버 공격에 대한 전시와 평시의 구분도 쉽지 않다. 사이버 공간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관련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이버 안보를 전문적으로 관장할 수 있는 기관이 컨트롤 타워를 담당하는 것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조속히 ‘사이버 안보 기본법’을 제정해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 운영, 사이버 안보 업무 분장과 수행체계를 법제화하고 정보보안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해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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