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기차로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이동 중이며 조만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포탄·탄약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고, 북한 또한 러시아의 핵잠수함·정찰위성 등 군사기술 이전이 절실한 처지다. 양측 모두 외부 지원과 협력 없이 당면한 난국타개가 어렵다는 인식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북·러 군사협력에 발 담그기를 주저하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시진핑 장기집권에 따른 부작용과 극심한 경제침체는 위기촉발의 뇌관이 될 우려가 크고, 국제사회의 견제와 압박도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10월 중·러 정상회담 개최, 북·중·러 연합훈련을 예고하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중·러 양국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있는 북한은 등거리 외교를 통해 러시아의 군사기술 이전과 중국의 경제지원을 받는데 외교적 베팅을 한 것이다. 이처럼 규칙기반의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추구하는 권위주의 독재국가들의 결속은 국제질서를 해치고 역내 불안정을 초래해 안보위기를 구조화함을 의미한다.
국가위기의 일상화로 우리가 치러할 대가는 증대될 수밖에 없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세기적 격변난국을 헤쳐 나갈 정치지도자의 강인한 의지와 국가위기관리전략의 선택과 강력한 실행, 그리고 선제적 리더십 발휘가 더없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바깥 정세 물결이 요동치는 국가위기상황을 헤쳐나려면 국론통일과 단일대오로 총력 대응해야 할 필요성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하지만 거대 야당은 국가안위는 오불관언이고 당 대표는 일본 오염처리수 방류 반대 등을 빌미 삼아 단식 중이다. 임진왜란 직전 당쟁의 데자뷰 같아 두렵고 아쉽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다행스런 일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북·러 간 군사협력이 우리 안보를 위해하고 국제규범을 일거에 거스르는 행동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해 보겠다며 그들의 행동에 대해 경고를 했다는 점이다. 경고는 어떠한 도발이나 공격에 대해서도 반대할 것이라는 공약과 결의를 전달하는 수세적 국가위기관리전략 중 하나로 그 의미가 큰 유용한 기제다. 이례적인 것은 아세안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중·러 면전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과거 어떤 정부도 감히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았던 능동적 자주외교의 첫 단추를 채우는 모습에 국민은 자긍심을 느끼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현 정부와 윤 대통령의 당당한 외교활동과 자신감 그리고 위기관리 리더십 발휘는 어디에 기인한 것인가.
무엇보다도 우리의 국력팽창과 높아진 국가위상 그리고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의 한·미·일 협력 제도화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판단된다. 북한의 핵위협 대응과 대러·대중 견제의 약한 고리였던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윤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에서 비롯된 3국 협력의 틀이 우리 국가위기관리에 큰 힘이 되고 뒷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탄력도 붙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쾌거는 과거 문재인정부가 동맹·우방국과 불화하며 굴종적 저자세 종북친중(從北親中)외교, 그리고 이념 편향적 정치리더십 등으로 좌초한 신남방 정책을 펼쳤던 것과 대비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미·일 편중 외교가 북방 3국과 첨예한 대립구도를 만들고 경제에 부정적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대안 없는 비난에 동의하기 어렵다. 북·중·러 밀착은 서로의 필요성 때문이지 우리 외교노선과 상관성이 높다고 할 수도 없다. 한편 미국은 북·중·러 협력 억제와 무력화를 위한 외부책략(External stratagem)으로 동맹·우방국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의 작전계획, 중국의 대러 무기 제공, 북·러 정상회담 추진 등의 정보를 선제적으로 공개해 그들의 전략전술과 움직임을 제약하고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국가위기 발생 억제와 통제는 우리의 강한 대응의지와 상대방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신뢰성 높은 대응수단 보유 사실을 북·중·러 지도자들이 정확히 인식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한·미·일 협력 제도화의 힘과 가치는 국가위기관리에 큰 힘이자 버팀목이고,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시대적 격변기에 도래한 국운상승 기회를 꼭 거머쥐고 글로벌 중추국가로 거듭나도록 다함께 전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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