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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와 대한민국 [58] 38·39호실 비자금②
조국을 사랑한 마이클 이의 美CIA 40년 생생한 증언
마이클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9-04 06:30:20
 
▲ 마이클 이(Michael P. Yi) 박사
[편집자 주] 
 
8·15광복 이후 정부 수립, 6·25전쟁과 빛나는 산업화 시기를 거쳐 대한민국은 오늘에 이르렀다. 격동의 한반도, 美CIA 요원으로 그 한복판에서 활약한 마이클 이 박사의 숨 막히는 체험…. 북한 정권의 실체와 광주5·18 등 좌경 친북세력이 주도한 사건들에 관한 증언과 분석,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소용돌이 속 한반도의 미래에 관한 그의 이야기들이 값지다. 이에 美연방정부 공무원으로 살아온 40년 세월을 담은 그의 저서 ‘CIA와 대한민국’을 지면에 연재한다.
 
 
 
39호실 관리자들
 
38호실과 39호실은 북한 김씨 정권의 비자금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다른 어느 부서에 대해서보다 더욱 철저한 관리와 통제가 이루어졌다. 그중에서도 39호실의 관리는 더욱 내밀하게 전문적으로 진행되었다. 중앙에서는 김정일 직속 비서실 내에 두 개의 전담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하나는 권영록을 중심으로 하는 자금 관리반이고 또 하나는 박용무를 중심으로 하는 물자 조달반이었다.
 
권영록은 주로 해외를 나돌며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금별은행 주변에서 도는 인물이었다. 그는 내각 총리에게 호통을 칠 정도로 김정일의 막강한 측근이자 39호실 비자금의 유통·환전·송금·배정·지출 등 자금 운용의 총책이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누구 못지않게 자유분방한 호화생활을 누리며 김일성과 김정일 가족이 스위스·스웨덴·오스트리아·러시아·(구)유고슬라비아(현재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등 해외에 체류할 때 사용하는 호화주택이나 비밀 아지트의 구입과 운영을 담당했다.
 
스위스 은행에 있는 39호실 비자금의 관리는 베른 주재 북한 대사가 책임을 맡고 있었다. 이와 같은 숨은 이해관계 때문에 스위스 정부는 스위스에 체류하고 있는 김정일의 애첩이나 측근들을 보호해 서방세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박용무를 중심으로 하는 물자 조달반은 ‘다엑심(Daexim)’이란 회사를 운영하며 국내에 아미산 상사·2월은빛달 상사 등 여러 개의 방계회사를 두고 있었다. 다엑심은 로마·파리·코펜하겐·프라하·부다페스트·브라티슬라바·마카오 등 해외에 10여 개의 지사와 상주 요원들을 두고 김정일과 그의 가족이 필요로 하는 모든 물자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역할을 했다.
 
박용무는 북한의 외교여권 외에 리카르도 박(Ricardo Pwag)이란 이름으로 브라질과 포르투갈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일본과 미국은 물론 세계 각지를 누비고 다니며 소위 1호 물자(김정일을 위한 물자)를 조달했다.
 
39호실 비자금의 용도
 
39호실의 비자금의 최우선 용도는 김일성 기념궁 유지와 김일성과 김정일 가족의 호화생활 유지였는데 김정일의 숨겨 둔 애첩의 생활비도 물론 39호실 비자금에서 나갔다. 그뿐만 아니라 김정일의 소위 기쁨조 파티를 비롯한 모든 유흥비도 39호실 비자금에서 지출되었다.
 
39호실 비자금은 김정일의 체제 유지비로도 사용되었다. 주체사상과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작업에 관련된 모든 사업·중요한 국책 사업·선심용 사업 등에 39호실 비자금이 사용되었고 목숨 걸고 김정일을 따르는 측근 관리에도 쓰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 적화 공작 활동의 자금 원천이 39호실 비자금이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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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김정은이 노동자를 위해 지었다고 선전한 평양 보통강안 다락식(테라스식) 주택구 경루동 살림집. 이 아파트의 복층세대 한 채엔 조선중앙TV 아나운서 리춘히가 살고 있다. 39호실 비자금은 김씨 일가의 호화생활은 물론 측근 관리 비용으로도 사용되었다.
 
과거 대한민국 정부와 현대가 제공한 모든 돈이 39호실에 흡수되었다. 금강산 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39호실로 들어간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개성공단의 공원들이 버는 돈의 60%가 39호실에 들어간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하는 조건으로 제공한 4억5000만 달러가 북한의 대남공작 전초기지의 하나인 마카오 조광무역상사의 계좌를 통해 39호실로 들어간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김일성 가문은 대대로 불법 외화벌이를 해 왔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벌어들인 외화를 내탕금으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 돈의 상당 부분이 대남 전략에 사용되었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불법으로 조성한 자금으로 대한민국에 친북 조직을 꾸리는 한편 순수하고 순진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학습시켰다.
 
필자는 그렇게 북한 정부의 간접 교육을 받아 이른바 ‘주사파’가 된 한국 학생들을 ‘김일성 장학생’이라 칭한다. 불법 외화벌이와 때로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지원한 자금을 가지고 대한민국 교육계에 덫을 놓아 장학생들을 대대적으로 키워서 종북 좌파들이 우글거리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이다.
 
북한 정권이 정말 두려워하는 것
 
지난 2005년, 미국 정부는 김정일의 범죄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 예치되어 있는 39호실의 2500만 달러에 대해 불법자금 세탁 혐의로 제재를 가했다. 당시 북한은 그 2500만 달러가 묶여 버리자 그 정도의 금액으로도 잠시나마 심각할 정도로 휘청거렸다. 
 
그것만 보아도 39호실의 비자금이 북한의 체제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은 미국의 경제 압박을 선제공격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북 제재 때문에 북한 정권이 무너지리라고 기대하는 건 착각이고 오판이다.
 
북한의 경제 사정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그렇게 그런대로 잘나가던 북한 경제를 흔들어 놓은 것은 1980년 중국의 개혁·개방과 그 뒤를 이은 1990년 소련과 동유럽의 붕괴였다. 수출입의 거의 100%를 의존했던 사회주의 시장이 붕괴되면서 북한 경제는 태풍에 휩쓸리듯 휘청대기 시작했다. 시장경제를 외면하고 사회주의 나라들에만 의존해 온 북한 정권의 실책이 결국 주민의 삶을 굶주림 속에서 허덕이는 처참한 상태로 몰고간 것이다.
 
하지만 그 후에도 북한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펴기는커녕 오히려 체제 유지를 위해 군사력 강화와 핵무기 개발의 길을 택했다. 김씨 정권에겐 무엇보다 자신들의 안위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의 행태를 보면 이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는 사실이다. 결국 북한은 2006년에 첫 핵실험을 강행했다. 그러자 유엔은 강력한 대북 경제 제재를 포함한 결의안 1718(2006)호를 채택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개발에만 전념했다. 유엔은 그때마다 9차례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추가로 채택했지만 그런 제재안들이 효력을 보인 일은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언제든 살길이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유엔 제재를 교묘히 비껴서 행해진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을 비롯해 다양한 자금이 그것이다. 향후 북한 정권에 대해 제대로 된 제재를 가하고자 한다면 먼저 한국과 일본에서 각종 방법으로 북한에 들어가는 대량의 자금줄부터 차단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북 경제 지원
 
북한에선 대한민국의 경제 지원과 마약과 위조지폐 등 외화벌이·무기 수출·밀수 그리고 각종 범죄 행위로 마련한 돈을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 적화공작 자금 지원에 쓴다. 또한 그 돈은 통치자금으로도 사용되며 김씨 일가의 초호화판 생활비와 유흥비로 지출된다.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역대 정부가 북한에 제공한 지원금은 △김영삼정부 2266억 원 △김대중정부 2조7028억 원 △노무현정부 5조6777억 원 △이명박정부 2113억 원 등 총 8조8184억 원에 달한다. 이것은 이명박정부 때까지의 통계이고 그후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 당시의 북한 지원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북한에 우호적인 종북좌파 운동권 세력이 주축이 된 문재인정부 당시엔 과연 얼마나 많은 지원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것일까. 위에 언급한 다른 정부 때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지원이 이루어졌을 것은 새삼 얘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기에 기록도 없이 사라진 22조 원에 대해서도 언젠가 우리 정부는 반드시 조사해서 국민에게 보고해야 한다. 미국 의회 조사국 보고에 의하면 남한이 제공한 경제 지원은 거의 전액이 북한에서 핵개발과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 美 연방정부 40년 근속
   (DIA(Defense Intelligence Agency·국방정보국) 16년·CIA(중앙정보국) 24년)
△ 1976년 미국 외무고시 합격
△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정치학 박사
△ 美 국무성 동아시아 문제 수석연구원
△ 美 국무성 외교연수원 교수
△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관
△ CIA 한·미 안보협력 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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