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8 21:04
뉴스 > 연재기획
[박병헌의 스포츠 세상] ‘이도류’ 오타니 이젠 ‘삼도류’라고 불러야 하나
박병헌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0-08 06:31:10
 
▲ 박병헌 취재본부장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전인미답의 50홈런·50도루를 기록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게는 ‘이도류(二刀流)’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일본 검술에서 오른손과 왼손에 각각 칼을 들고 행하는 검술을 뜻하지만 30살의 오타니는 프로 야구선수로서 투수와 타자 역할을 훌륭하게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와 타자 가운데 한 쪽에만 매진해도 성공하기 힘든 MLB에서 두 역할 모두 최정상급 활약을 펼치는 그를 이제는 ‘삼도류’라고 불러야 할 판이다. 오타니는 홈런 타자는 발이 느리다는 속설을 멋지게 깨뜨리고 준족을 상징하는 도루에서도 시즌 50개를 넘어서는 신기원을 열었기 때문이다.
 
MLB에서 불멸의 기록은 사이 영의 통산 최다 511승·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 안타·스즈키 이치로(일본)의 한 시즌 262안타·칼 립켄 주니어의 2632경기 연속 출장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오타니의 ‘50홈런·50도루’도 추가되어야 하지 않을까.
 
투타 겸업을 하던 오타니는 올해 팔꿈치 수술 후 투수 자리를 잠시 내려놓고 타격에만 집중하면서 숨어 있던 또 다른 무기인 도루가 빛을 발했다. 오타니가 미프로야구 148년 역사상 처음으로 50홈런·50도루를 기록하자 미국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완벽한 야구 선수’를 꿈꾸며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해 온 오타니였다. 야구 실력을 키우기 위한 포크볼 완성, 유연성 키우기 뿐 아니라 인성에도 신경썼다. 감사·예의·배려·쓰레기 줍기 등을 통해 모범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한 오타니였다. 뛰어난 경기력에 훌륭한 인성을 갖춘 덕분에 국내에도 그의 팬이 적지 않다.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래스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29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광고
MLB 입성 후에도 쓰레기를 줍는 등 계획표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18세부터 42세까지 매년 이뤄야 할 목표를 적어 넣은 계획표를 만든 오타니는 계획표대로 100% 실천할 수 없지만 어린 시절 목표했던 바를 이루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다.
 
오타니의 인성 형성에는 아버지와 오타니가 다닌 고등학교 사사키 히로시 감독의 가르침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사회인 야구선수로 뛰다가 부상으로 공장 근로자가 된 아버지와 배드민턴 선수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오타니는 어릴 적부터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아버지는 운동을 잘하도록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하는 강압적인 스타일이 아니었다. 경기 때마다 늘 전력을 다하라며 야구에 대한 태도를 일러 준 밥상머리 교육이 전부였다.
 
사사키 감독은 그에게 고교 시절 내내 야구부 숙소 화장실 청소를 맡겼지만 그는 불평 한마디가 없었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겸손하게 처신하는 것을 배운 것은 이때였다. “최정상에 설 선수들은 하찮고 궂은 일을 해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치고 던지는 것이 야구”라고 강조하는 오타니는 고교시절부터 투수로도 타자로도 뛰어났다. 오타니는 고교시절 이미 시속 160㎞의 강속구를 던졌고 타격에서도 발군의 재능을 보였다. 오타니는 2013년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닛폰 햄 파이터스를 거쳐 MLB에 입성한 뒤 한 번도 투타 겸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에 상륙해서도 많은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 입단한 것도 투타 겸업 도전을 지원하겠다는 구단의 뜻 때문이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자신의 꿈인 투타 겸업 도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였다.
 
오타니가 50홈런·50도루의 대기록을 세운 건 단순히 우연은 아니다. 미국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충분한 193cm의 신체조건을 갖춘 오타니는 도루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상대 투수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더그아웃에서 항상 태블릿 PC를 들고 홈플레이트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아 상대 투수의 투구 폼과 견제 동작을 면밀히 살핀다. 그렇게 투수의 무게 중심과 머리 위치 변화까지 확인했기에 대기록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MLB 데뷔 첫 해인 2018년 투수로 4승2패, 타자로 22홈런 61타점을 올려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상을 안은 데 이어 2021년엔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투수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도 수상, 한층 농익은 투타 겸업 솜씨를 뽐낸 오타니였다.
 
2023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서 계약 규모에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LA다저스와 10년·7억 달러(약 9362억 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이끌어 내는 역사를 썼다. 역대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였다. 5만 원권으로 쌓으면 그 높이가 국내 최고층 빌딩 잠실 롯데타워(555m)의 3배를 넘는 액수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FC 바르셀로나와 맺었던 6억7400만 달러를 뛰어넘는 최고의 몸값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몸값도 50홈런·50도루를 기록한 오타니에게는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MLB 입성 후 일본프로야구 시절보다 더 큰 부와 명예를 누리게 됐지만 오타니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겸손한 태도는 그대로였다. 오타니는 7일(한국시간) MLB 데뷔 7시즌 만에 처음 출전한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서 3점포를 터뜨려 팀 승리를 이끄는 등 맹활약했다. ‘기록의 사나이’ 오타니가 가을 야구에서도 어떤 기록을 또 만들어 낼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오타니의 일거수 일투족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33,895 ▶
어제 140,329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