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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기의 건축이야기] 공간을 창조하는 건축물 형태
양용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1-16 00:02:50
 
▲ 안산대 건축디자인과 교수 
건축은 역사가 깊다. 선사시대 막집·움집도 있었지만 지금의 건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고대부터 시기를 따져도 7000년 이상이다. 
 
건축 공간은 바닥·벽 그리고 지붕으로 이뤄진다. 이를 한 단어로 ‘엔벨로프(Envelope·봉투·싸개)’라 한다. 엔벨로프는 동시에 발달한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바닥부터 발달했다. 이는 신석기 시대 수혈식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구석기 시대에 일반 바닥에 간단한 구조로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집은 막집이라 부른다. 신석기 시대 들어 바닥을 파는 형태로 움집이 등장한다. 그러나 아직 막집의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의 구조를 닮은 집은 청동기 시대에 등장한다. 바닥을 좀더 깊게 파고 기둥이 등장한다. 철기 시대에 들어서면서 공간의 구분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는 곧 구조체의 발달로 건축 형태에 변화가 온 것이다.
 
건축은 크게 설계 디자인과 시공으로 분야를 나눌 수 있다. 인도계 미국인 루이스 칸은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는 말을 한다. 이는 시공을 통한 건축물만 보아서는 설계 디자인을 한 건축가의 의도를 자세히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건축가의 주 업무는 공간 창조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 하나의 건축물이 등장하는 것은 형태보다는 공간이 등장하는 것이다. 건축물의 형태 안에는 공간이 들어 있다. 공간의 집합체가 곧 건축물의 형태이다. 단순히 공간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고 기능적인 배치가 우선이다. 여기서 작업의 순서가 중요하다. 공간을 배치하면 그 공간 사이를 다니는 동선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공간을 먼저 배치하는 것보다는 동선을 어떻게 흐르게 할 것인가 구상하고 공간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 건축 형태는 내부 공간을 반영한다. 마천루는 도시의 랜드마크적 기능으로 수직성을 강조한 반면 도시 밀도가 높지 않은 지역은 수평적으로 형태를 만들어 가기도 한다.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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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평면 구성을 할 때 그 만의 플루어시스템을 적용한다. 입구에서 공간이 시작되어 어디서 이 동선이 끝나게 할 것인가 그는 고민한다. 주택에서 그가 원하는 것은 거실에 있는 벽난로이다. 그에게 벽난로는 주택의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그의 주택 형태에는 반드시 굴뚝이 등장한다. 그의 주택 형태에서 유일하게 수직적인 요소를 보이는 것이 바로 굴뚝이다. 건축물의 형태에는 이렇게 포인트로 작용하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건축 형태를 읽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건축 형태에서 외부는 내부를 반영해야 하는가. 이는 건축가들이 갖고 있는 의문이다. 내부 건축 공간이 외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공간의 구성이 어떻게 연결됐는가에 따라 외부 형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건축물의 형태를 보면서 내부를 상상할 수 있다. 인간이 직립 보행을 하는 이유는 내부 구조가 직립 보행을 발달시켰기 때문이다. 이렇듯이 내부 공간 구조는 외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그러나 건축가 시리아니나 리차드 마이어의 경우엔 반드시 그렇지 않다. 그들은 제2의 외피를 잘 사용한다. 이 외피는 공간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이는 형태를 직접적으로 읽히지 않게 한다.
 
건축물의 형태에는 재료와 질감(Textile)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랭크 게리 같은 경우는 건축물의 형태에 금속을 많이 사용한다. 그의 형태는 대부분 곡선으로 되어 있어 다른 재료는 사실 쓸 수 없을 수 있다. 그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곡선으로 보여주고 물고기의 비늘을 나타내기 위해 면을 타일처럼 구분해 놓았다. 직선이 대부분인 도시에 그의 곡선은 다른 형태를  부여한다. 
 
이렇게 건축 형태에 곡선을 사용하는 건축가들은 금속 재료를 주로 사용한다. 대부분 철근 콘크리트 건물 형태는 노출 콘크리트를 제외하곤 외부 마감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다양한 외부 마감은 고유한 질감을 갖고 있어 보는 이에게 주는 느낌이 다르다. 목재는 금속보다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대리석은 우아함을 나타낸다.
 
대부분의 건축 형태는 내부 공간을 반영한다. 수직적인 건축 형태는 수직적으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고 수평적인 형태는 공간 구조가 수평적으로 놓여졌다는 의미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결정된다. 마천루는 도시의 랜드마크적 기능으로 수직성을 강조한 반면 도시 밀도가 높지 않은 지역은 수평적으로 형태를 만들어 가기도 한다. 
 
건축 형태는 그 시대의 트렌드다. 그리고 기술이다. 그러나 너무 형태에 집착하기보다는 건축가의 의도를 파악한다면 건축 형태에 담긴 여러 비밀을 알아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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