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에반스는 유마행 열차가 출발하는 역까지 살인강도범 벤 웨이드의 호송 업무를 맡는다. 온갖 위험과 유혹을 물리치면서 벤을 기차역까지 호송하는 이유는 유마에서 정당한 재판을 받게 하려는 것이다. ‘결단의 3시10분’(1957)이란 제목의 이 영화는 ‘3:10 투 유마’(2008)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되었는데, 다시 만든 이 영화 역시 흉악범을 호송할 기차역까지 데려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두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재판이 곧 정의’라는 믿음이다.
일반인들 사이에 분쟁이 생겨 누군가와 옥신각신 시비를 가릴 때 결론이 나지 않으면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말은 ‘법대로 하자’는 것이다. 이때도 법은 상식적이고 공정할 것이라는 믿음이 바탕에 깔린다.
하지만 사법부가 이념에 물든 뒤에는 어떤 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는 세상이 되었다. 법의 권위나 신뢰는 상한 생선처럼 냄새만 풍긴 채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재명의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사건은 재판 결과가 인맥과 로비에 따라 뒤집힐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이재명은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 이재선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 즉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러다가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관련 공직선거법위반의 혐의 등으로 고발되었다. 1심에서는 고발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2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관련 공직선거법위반’ 부분은 벌금 3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는 당선무효형에 이르는 치명적 판결이었고, 이재명의 정치 인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었고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
1심과 2심, 대법원의 판결이 엎치락뒤치락한 사건인 줄만 알았던 이 사건은 나중에 법조 브로커 김만배와 권순일 대법관 사이에 협잡이 있었고 그 때문에 판결이 뒤집혔다는 역대급 스캔들로 비화됐다. 사법부의 판결이 브로커의 로비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드러나면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문재인이 대통령하던 시절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조국은 2019년 12월31일,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공직자윤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위조공문서행사·허위작성공문서행사·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증거위조교사·증거은닉교사 등 11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다. 1심에서는 징역 2년과 추징금 600만 원의 형이 내려졌지만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2심에서도 같은 형을 받았지만 역시 구속되지는 않았다. 통상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되면 법정 구속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조국의 경우는 구속되지 않아 이례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유죄를 받았지만 역시 법정구속은 면했다. 이 또한 특별한 경우였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고서야 구속되었다. 기소된 지 5년 만이다.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재판은 마냥 지연돼 5년을 끌었다.
2023년 9월, 백현동 용도변경 논란 건·대북송금 혐의 사건·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관하여 검찰은 이재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회법에 따른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들어갔고 개표 결과는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가결로 선언되었다. 하지만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위증교사는 혐의가 소명된다’면서도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거나 ‘방어권 보장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영장을 기각했다. 국회의 체포동의안이 통과되었는데도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두고 여론은 요동쳤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움직임은 의혹투성이다. 헌재 사무처장이 계엄 선포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미리 단정하는 것이나 피고발인 측과 상의 없이 재판 일정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공수처가 수사 범위를 넘는 수사를 밀어붙이고,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신청한 데 대해서도 서울 서부지방법원은 받아들였다. 모두가 상식과 법률을 무시하는 난동이다. 역적 모의를 하던 패거리들이 눈치만 살피다가 상황이 한 쪽으로 기우는 듯하자 선거로 선출한 대통령을 버리고 권력을 찬탈하려는 역적에게 빌붙는 모양새다.
선조들의 희생과 피와 땀으로 일군 대한민국이다. 국회가 대통령 끌어내리기의 본산이고 법원·검찰도 신뢰할 집단이 아니라는 현실을 보여 주었다.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우파 국민들이 궐기해야 한다. 제2의 독립운동이자 건국 운동이다. 그래도 우선 바라는 것은 최소한 공정하고 공평한 ‘법대로’가 지켜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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