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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이의 난세치세(亂世治世)] 北전투병 러시아 파병이 위험한 이유
박정이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3-04 06:30:50
 
▲ 박정이 (예)육군대장·밀리테크협회 회장·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북한의 전투병 러시아 파병은 김정은 체제에 여러 가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먼저 북·러 관계가 혈맹 수준으로 발전한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판 한미동맹’, 다시 말해 김정은 체제의 현재 및 미래에 있어 큰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 관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김정은이 도움의 손길을 주었으므로 종전 이후에도 전방위적인 협력이 계속될 것이다,
 
장기간의 대북 제재로 외화난·경제난에 시달려 온 김정은에게 천문학적 통치 자금과 식량·생필품을 제공받을 기회의 창(窓)이 열렸으며 핵·미사일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정은의 통 큰 지원을 받은 푸틴은 북한이 간절히 원하는 정찰위성·핵추진잠수함·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의 지원을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탱크·전투기를 비롯한 1970·80년대에 보급된 북한군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도 빼놓을 수 없으며, 드론 전투 등 현대전에 관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도 큰 보상이 될 것이다.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때 북한군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 문제와 러·우전쟁의 직접적 연계를 의미한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압박할수록 북한에게 기회의 창이 만들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한반도가 전쟁의 영향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영향력이 강해진 상황에서 북·러 밀착의 직접적 효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한·미와 국제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첨단 군사기술 분야의 북·러 협력이 심화된다면 이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재래식 군비와 관련해서도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체계 자체의 상호보완성이 매우 높다는 점은 양국 협력의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사실상 자동 개입을 의미하는 북·러 신조약 제4조가 허위가 아님을 보여 주는 것이자 동 조항에 대한 러시아의 의무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군의 참전은 러·우 전쟁 종료 이후에도 북·러 밀착이 이완되지 못하도록 러시아를 결박하는 명분이 될 것이다. 핵무기를 가진 러시아와 북한이 사실상의 군사동맹으로 기능하게 되면 역시 핵기반 동맹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는 한미동맹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북한의 입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며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긴장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다.
 
북한군 전투병 파병은 북한의 외화 획득을 위한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군이 실전 경험을 쌓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북한군이 참전 경험을 통해 현대전에 필요한 전략·전술은 물론 새로운 무기체계 운용법을 익힌다면 이는 우리에 대한 안보 위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드론과 같이 값싸고 효과적인 무기체계의 운용과 관련된 기술과 경험의 축적은 핵무기 등 전략무기 위협과는 또 다른 실질적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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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러시아 파병은 2024년 초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창한 김정은의 또 다른 승부수이다. 북한은 긍정 요인 극대화를 위해 모든 희생을 감내해 나갈 것이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요망된다.
 
북·러 관계가 혈맹 수준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틀이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2024년 3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2006년 1718호 결의안에 의해 설립)의 활동시한 연장이 무산된 것을 똑똑히 목격한 바 있다. 이제부터 러시아가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북한 편에 설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북한 핵·재래식 전력의 증강과 실전경험 축적은 고스란히 우리의 안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북한 내 급변사태가 발생하거나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가 개입할 명분이 생겼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대목이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과 전투병 파병은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자 반민족·반인륜·반평화적 행보다. 그리고 국가안보 지형을 크게 뒤흔드는 초대형 악재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 모두는 이념과 진영을 떠나 한마음으로 지혜를 모아 대응해 나가야 하며, 정부는 미국·우크라이나·북대서양조합기구(나토·NATO) 등 우방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능동적으로 위기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평화, 그리고 선진 통일한국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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