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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이번 대선은 포퓰리즘과의 전쟁
양극화 해소, 재분배 아닌 지속가능 성장 패러다임이 주효
진영 논리에 편승해 세상 뒤집으려는 거짓 프레임 경계해야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23 00:02:55
▲ 김상철 글로벌비즈니스연구센터(GBRC) 원장
경제적·사회적 양극화는 지구촌 곳곳이 앓고 있는 공통적인 몸살이다. 선진국은 물론이고 후진국까지 예외가 없다. 장기간 지속된 자유 시장경제와 세계화, 그리고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감염병 대유행으로 격차는 해소되지 않고 더 벌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국내는 물론이고 지구촌 남북 간에도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  지형은 극단으로 나뉘고 이에 편승해 양분된 진영 간의 대립이 첨예해진다. 
 
양극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대중영합적인 정치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이에 부화뇌동하는 군중이 늘어난다. 지지하는 정치 세력이 권력을 잡으면 자기 진영의 욕구를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모두의 삶이 더 악화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악순환이 근절되지 않고 계속 반복된다.
한국의 양극화 문제는 더 심각하고 해결에 대한 접근 방식이 훨씬 난해하다. 단기간의 압축 성장을 통해 경제적 총량은 커졌지만, 구성원들 간의 대립과 그 앙금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이나 이념에 따른 고질적 갈등에 더해 최근에는 빈부·세대·노사·기업·젠더 갈등이 더해지면서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히 맞서 평행선을 치달린다. 
 
국가나 사회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고 가진 자들의 경제적 성취에 대한 가지지 못한 자들의 불만이 고조된다. 가지지 못한 자의 시기와 질투가 극성을 부리고, 불균형 해소를 위해 비정상적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판을 바꿔야 한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10년 사이에 두 명의 대통령이 임기 중 탄핵당하고 감옥을 다녀왔다. 스스로 가지지 못했다고 느끼는 불만 세력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뒤집어야만 기회의 반전이 생겨날 수 있음을 맹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틈새를 타고 기형적 정치 행태와 포퓰리즘이 대중의 불만과 불안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곳곳에서 파열음이 분출한다. 이러한 불만과 불안감을 등에 업은 정치 세력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장경제를 망가뜨리고 정치의 역주행을 부추기면서 국가 재정을 파탄내고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MAGA(미국을 더 위대하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동부유’ 등은 사실상 대표적인 포퓰리즘이다. 한국에서는 우파보다 좌파 정치 진영이 이에 더 적극적이고, 진영 분할을 통해 정치적 이익에 탐닉한다. 
 
‘소득주도성장’의 기치를 내걸었던 지난 문재인 정권 5년을 돌이켜보면 정확하게 이와 일치함을 알 수 있다. 문 정권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대중 기만전술을 동원하면서 부동산·소득·고용 등과 관련한 통계 조작을 수백 건 넘게 저질렀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부패한 권력이 통계를 속이는 장면이 현실에 시현된 것이다.
왜 포퓰리즘이 문제인가. 정치 세력의 어느 일방이 포퓰리즘을 남발하면 반대편 정치 집단도 이에 오염되어 결국 포퓰리즘 경쟁이 일어나게 된다. 이는 정책의 시야를 좁히고, 가용 자원의 왜곡을 초래하면서 국가경쟁력을 후퇴시킨다. 성장보다는 ‘재분배(Redistribution)’에 치중하면서 충성도 높은 자기 진영의 이기심을 충족시키는 데에, 그리고 잠재적 유권자(스윙보터)의 지지를 얻는 쪽으로 자원을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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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포함한 상당수의 국가가 좌와 우를 넘나드는 포퓰리즘 함정의 위기에 노출되면서 자국을 스스로 고립시키고 민족주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양극화가 좁혀지지 않을수록 불공정과 불평등에 대한 대중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치판은 이를 역이용하여 미래지향적인 정책보다는 임기응변식 단기 처방으로 국가의 역주행을 간과해 버린다.
 
대통령 궐위에 따른 조기 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정책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압도적 우위에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가주도성장’이란 정책을 들고나와 눈길을 끈다. 
 
국가주도성장이란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과 유사한 것으로 국가가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채택하지 않는 정책이다. 이재명 후보는 집토끼의 지지가 확고하다는 판단하에 중도층이나 표심이 오락가락하는 산토끼 표를 끌어들이기 위해 ‘우(右)클릭’ 변신까지 서슴지 않는다. 물론 자신들이 추진하고 있는 반(反)시장·반기업 관련 법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 다시 손바닥을 뒤집을 것이라는 우려가 큰 가운데 소득에서 국가로 갈아탄 성장 패러다임이 어떤 부작용을 불러일으킬지 걱정이 앞선다.
 
2010년 이후 세계의 많은 국가가 포퓰리즘의 영향권에 들어가 있으며, 포퓰리즘 정치와의 결별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대혼돈의 광풍을 잠재우려면 결국 유권자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리더십과 제대로 된 정책 비전을 선별해 내는 유권자의 용기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연초부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각국의 대응 방식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보호무역과 국가 이기주의 확산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 결과가 닥치리라는 경고음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안방이 불안하면 모두 밖으로만 나돌면서 국가 경제의 파이는 성장을 멈춘 채 제자리를 맴돌고 이를 서로 차지하려는 진영 간 대립은 더 격화될 것이다. 망국적 포퓰리즘 단절을 위한 국민적 결단이 투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불행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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