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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법으로 세상읽기] 대한민국 헌정의 운명 사법부에 달려
이재명 재판, 상고 기각될 경우 독재자 출현 우려
대법원, 파기자판으로 의회민주주의 복원시켜야
이동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30 00:02:50
▲ 이동호 변호사
12.3 비상계엄 이후 헌법재판소가 정국의 핵이었는데 이제 대법원이 핵으로 등장했다.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을 신속히 진행 중인데, 후보자 등록 개시 전에 판결을 내릴 의도가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대법원에서 뒤집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심 판단에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처장을 모른다고 부인하고 백현동 개발사업은 국토부의 협박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재판 중인데 이 진술이 거짓말임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 그래서 1심은 허위사실공표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2심 법관들은 발언이 나온 전후 맥락을 다 잘라낸 채 해당 발언만 보고 판단했다. 그래서 허위사실유포가 아니라 의견 표명이고 인식의 문제라며 법기술자적인 기교를 구사했다. 이재명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이재명 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 줬다. 정치인의 거짓말에 면죄부를 준 셈인데 2심의 논리대로면 앞으로 정치인의 거짓말을 처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대법원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대법관은 대한민국이 공인한 최고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결은 상고 기각·파기 환송·파기 자판 세 가지 방향이 예상되는데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은 아무래도 상고 기각이다. 2심 판결대로 무죄를 확정하는 것인데 이 경우 임박한 사법리스크를 털어 낸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질 것이다. 
 
문제는 그다음인데 검찰은 무고한 사람을 기소한 죄로 박살이 날 것이다.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경제·부패 범죄에 대한 수사권마저 빼앗기고 경찰과 공수처가 보낸 사건의 공소만 유지하는 ‘공소청’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미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대기 중에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는 국가적 불행을 낳을 것이다. 지역 간 인사 이동의 벽이 두터운 경찰 인력으로는 조직 범죄·지능 범죄 대응이 어렵다. 물론 돈 있는 사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든 알아서 헤쳐 나가겠지만 서민이 가장 문제다. 그들은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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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도 무사하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은 위증교사·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성남FC 후원금·쌍방울 대북송금·법인카드 유용 등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는 중인데, 이재명 측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 재판들이 모두 정지되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헌법 제84조에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소추’에는 진행 중인 재판도 포함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학설은 갈리는데 ‘소추’에는 ‘기소’, 즉 새로운 사건에 대한 재판 청구만 포함된다는 견해와 이미 진행 중인 재판도 포함된다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기존 재판도 포함시킬 의도였다면 굳이 ‘소추’란 용어를 쓸 필요가 있었을까. ‘소추’는 통상 ‘기소’의 의미로만 쓰이기 때문이다.
 
2007년 19대 대선 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는 중이어서 똑같은 논란이 있었다. 19대 대선 때 홍준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보니 논란은 흐지부지되고 말았지만 지금 이재명 후보 측에 묻고 싶다. 대통령에 당선만 되면 살인 혐의 재판도 정지되어야 하는가. 내란 혐의로 재판받던 자도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이 정지되는 것이 과연 정의롭다고 생각하는가.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힘의 논리에 따라 그에 대한 모든 재판은 정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감히 어떤 판사가 재판을 진행할 엄두를 내겠는가. 어느 용감한 판사가 나타나 재판을 진행하더라도 그는 즉시 민주당에 의해 탄핵 소추당할 것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의 헌법 이데올로그에 장악된 헌법재판소는 모든 재판이 정지되어야 한다고 응답할 것이 틀림없다. 이재명과 공범 관계에 있는 관련자들 재판도 선고 결과가 줄줄이 무죄로 번복될 것으로 보인다. 유죄 판결하거나 유죄 판결을 확정한 판사는 좌표 찍혀 조리돌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기 중 재판이 정지된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임기가 끝나면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하고 중형이 선고될지도 모를 상황의 대통령이 과연 순순히 퇴임할 것인지 의심해야 한다. 헌법재판연구관 출신인 황도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 점을 경고했다. 
 
그는 지난 3월31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임기가 끝난 후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후 교도소를 갈 텐데 대통령을 그만두겠나”면서 “지금 국민의 목숨줄은 이 대표에게 걸려 있다. 잘못하면 푸틴이 생긴다”고 독재자 출현 가능성을 경고했다. 충분히 개연성있는 추론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하는 것도 예상해 볼 수 있다. 2심이 대법원에서 파기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 본인이 허위사실유포죄로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무죄 취지로 파기해 살아난 장본인이기도 하다.
 
2심을 파기할 경우 대법원이 ‘자판’할 것인지 아니면 관례대로 하급 법원에 ‘환송’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그러나 파기 환송은 해답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재판 정지 문제가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이다. 파기 환송할 경우 유력 대통령 후보의 자격을 감히 사법부가 박탈하려 한다며 지지자들의 분노가 대법원으로 향할 수도 있다.
 
그래서 파기할 경우 해답은 ‘자판’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 경우 모든 논란과 분열에 종지부를 찍고 의회민주주의가 복원될 수 있을 것이다. 대법관들은 자신들이 내릴 판결에 대한민국 헌정의 운명이 걸려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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