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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칼럼] 투표로 ‘알곡과 쭉정이’를 가리자
황종택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6-02 00:02:40
▲ 황종택 언론인·칼럼니스트
 
아, 누구를 뽑아야 할까. 21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6·3 대선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중도 부동표가 적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은 ‘내란 세력 응징’ ‘방탄 독재 저지’ ‘시대·세대 정치 교체’를 되뇔 뿐 뚜렷한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는 해일처럼 밀려오는 실망감에 휩싸인다. 왜? TV 토론에서 보았듯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공약 제시보다 서로를 깎아내리는 비방전에 집중하면서 정책 검증이 사라진 탓이다. 정치판에 좌우 이념의 흑백논리만 난무하며 정치판이 바로 국론 양극화의 진원지임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우리는 황폐화한 정치 토양의 실상을 목도하고 있다. 진선진미한 선진제도를 도입해 본들 얼마나 갈까 하는 의구심만 남는 선거전이다. 인간사 지켜야 할 보수적 가치가 있고, 바꿔야 할 진보적 가치가 있다. 수레의 양 바퀴, 새의 두 날개가 튼튼하고 건강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법이다.
 
오늘 국민의 삶은 긴 경제 불황에 고단하다. 희망 실종이다. 대한민국호를 끌고 가겠다는 지도자를 꿈꾼다면 지친 국민에게 쾌적한 삶에 대한 지향점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실천이 뒤따라야 옳다. “지도자는 넓은 식견과 굳센 뜻을 지녀야 하니, 책임이 무겁고 길이 멀기 때문이다(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공자의 당부다.
 
그렇다. 최고지도자의 책무는 무겁고도 크다. 고금동서 지도자는 공동체의 흥망을 좌우해 왔다. 지도자의 기본 요건은 무엇일까. 균형 잡힌 식견과 도덕성, 그리고 리더십이다. 중국 춘추시대의 명재상으로 일컬어지는 관중의 경륜이 묻어나는 말은 오늘에도 울림이 크다. 관중은 ‘지도자가 근본을 가볍게 여기면 국가를 위태롭게 한다(輕本傾國)’며 “근본과 말단이 분명하지 않으면 나라가 위험하다(本末昏迷社稷傾)”고 경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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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준법 정신을 강조한 말이다. 법을 안 지킨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들에게 딱 맞는 말이다. 국민은 자신들을 대변해서 온갖 어려운 일을 소신껏 능력을 발휘해 해결해서 행복한 삶을 유지하도록 해 달라고 하는 뜻에서 비싼 세금으로 지도자를 세운다. 하지만 백성의 열망은 온데간데없이 지도자가 자신의 권력과 부를 위해서만 지위를 사용한다면 배척돼 마땅하다. 백성인 물은 최고지도자인 배를 띄우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水則載舟 水則覆舟)고 하지 않았던가.
 
정치인을 비롯한 지도층이 존경받는 길은 명료하다. 도덕성에 기반한 솔선수범이다.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람 풍’ 해라”고 하면 따르는 이가 없다. 올곧음을 세워야 한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우리 사회에 더 합당하고 중요한 도덕적 가치들을 판단해 공동선으로 만들자는 정치적 적극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은 이뿐만이 아니다. 눈앞의 표에 매몰돼 미래 세대에 짐을 지워선 안 된다. 하지만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 공약 경쟁이 치열하다. 막대한 사업비가 드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재원 마련과 이행 계획은 밝히지 않는 졸속·날림 공약이 선거판을 어지럽히고 있다. 이는 ‘매표성 현금 살포’에 다름 아니다. 포퓰리즘은 국민 삶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경제와 민생 또한 필수다. ‘백성은 먹고사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以食爲天)’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상징되는 통상 파고에 대한 해법과 함께 저성장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요구된다. 물론 유권자들은 대선주자의 예비 내각을 구성할 주변 인물들의 능력과 자질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중국·러시아를 뒷배로 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 한반도 주변 정세가 불안한 상황을 고려할 때 투철한 안보관 역시 필수 요건이다. ‘반듯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올곧은 지도자’를 뽑는 일이 그 어느 선거보다 중요한 때이다.
 
재삼,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신과 추종 세력만을 위하는 배타적 정치꾼은 걸러 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투표로써 ‘알곡과 쭉정이’를 가리자. 100% 흡족한 후보가 보이지 않더라도 ‘누가 덜 나쁜가’를 골라야 한다. 플라톤은 외치지 않았던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러운 자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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