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음모론자’로 낙인찍는 현상이 우파 내부에서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 자해이며 내부 분열만 증폭시킬 뿐이다. 지금 자유우파가 해야 할 일은 논점을 흐리며 내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투표 폐지 및 제도 개선 논의라는 공동의 전선 위에 서는 것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과 제기된 주장들을 종합해 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사법부 모두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분명히 제도적 허점과 불신의 원인이 존재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통해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하려 한 시도는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의 불투명한 운영, 가족회사 수준의 폐쇄적 구조, 사법부의 비상식적인 증거 기각, 감사조차 거부하는 선관위의 은밀한 카르텔화 등 문제점은 명백히 드러났다.
이제는 ‘부정선거의 진위 여부’와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 이미 사전투표 제도와 선관위 운영에 대한 국민 신뢰는 무너졌다. 좌우를 막론하고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제도 개혁 요구는 음모론이 아니라 국민의 직관에 기반한 민주적 요구다.
과거 민경욱 전 의원이 제기한 선거소송에서 279표에 달하는 부정투표가 실제로 적발된 사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유럽 기준으로 보자면 이는 선거 무효 사유가 될 수 있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선관위와 법원은 “결과에 영향이 없다”며 사실상 이를 무시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박빙 지역구 중 상당수는 100표 이내의 격차로 당락이 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수백 표의 부정투표 문제를 즉시 시정하지 않고 2년 넘게 방치한 뒤 ‘미미한 수준’으로 치부한 것은 국민 상식에 반하는 일이다.
필자가 만난 판사, 변호사, 선관위 실무자 상당수는 “조직적인 부정은 없었다”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20대 총선 당시 사전투표 득표율에서 정형화된 패턴이 발견됐고, 당시 보수층은 사전투표를 조직적으로 거부하지 않았으며 본투표와 사전투표 간 지지율 격차가 통계적 오차 범위를 벗어났다는 점은 해명되지 않았다. 선관위의 허술한 보안 시스템과 선거용지 관리의 취약성도 드러난 상황이다. 따라서 부정선거 의혹은 일부의 극단적 주장으로 치부할 수 없는, 합리적 의심이자 검증의 대상이다.
현재 당선된 정치인 대다수는 이 문제를 외면하거나 침묵하고 있다. 반면 낙선한 정치인들이나 일부 친한계·비윤계 인사들 가운데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을 심각하게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국민의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음모론이라는 프레임이 아니라, 사전투표 폐지 및 제도개선 논의와 수개표 도입 등 실질적인 개혁을 위한 정치적 리더십이다. 좌파는 과거 세월호, 국정농단, 부정선거 의혹, 오세훈 시장 구두 논란 등 여러 확인되지 않은 사안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결국 정권을 교체했다. 반면 우파는 내부의 의혹 제기를 억누르며 스스로를 공격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내부 갈등이 아니라 제도 개선을 위한 전선의 통합이다.
부정선거 논란의 핵심은 실제로 부정이 있었느냐가 아니다. 문제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었음에도 국가기관이 이를 해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유죄 추정 원칙이 적용된다. 명확한 해명이 나오지 않는 한, 부정이 있었다는 의혹은 해소되지 않는다.
해명은 어렵지 않다. 윤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투표자 수와 투표 수가 일치하는지, 서버에 외부 침입이 없었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새로운 자료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자료를 공개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그 단순한 절차조차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사전투표 폐지 및 제도개선 논의, 선관위 개혁, 감사 및 수사 제도 도입은 특정 진영의 주장이 아니라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민주주의의 기본 장치다. 우파가 이 전선을 놓친다면 정권 탈환은커녕 국민의 신뢰조차 잃게 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하나의 전선과 어젠다를 제시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