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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국내 66개 도서(섬)의 전력생산을 책임지는 도서전력 비정규직노동자들이 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유지했다는 이유로 해고는 물론 복직을 거부하고 있어 ‘공기업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발전노조) 발전노조 해고자복직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전노조 제용순 위원장은 “한전은 1심에서 항소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미뤘다”며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취하하고 부제소 확인서를 제출하면 한전이 아닌 자회사인 한전MCS로의 전환을 받아주겠다며 2024년 8월 15일부터 전격적인 해고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제 위원장은 “한전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거리로 내팽개치는 악랄한 짓거리를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2023년 6월 9일 광주지방법원은 도서전력 비정규직노동자 모두 한전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발전노조 도서전력지부가 제기한 각종 불편파견 지표를 인정했다. 한전이 작성·제공한 작업규율 지침, 공문과 카톡을 오가며 이뤄진 업무 지시, 일일·주간·월간 단위 업무 보고 및 전산 시스템을 통한 통제, 수시·정기감사와 교육·훈련, 홍보 및 봉사활동 등에서 직접적 관리감독이 이뤄졌음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한전이 노골적 불법파견을 자행했음을 지적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전 김동철 사장은 “자회사로의 고용은 21대 국회에서도 상의했다”고 말하며 발전노조가 방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회사로의 전환 조건 중 소송 취하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선 발언하지 않았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 김 사장은 “인천 일부지역의 사례만으로 불법파견이라고 결론이 났다. 1심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3심제가 보장돼 있고 결과를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지켜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발전노조 최대봉 도서전력지부장은 “법원도 우리가 옳다고 불법파견 5개항목 모두를 인정해줬는데 왜 한전은 힘없는 우리를 직장에서 내쫓고 자기들은 아무 잘못 없다고 하냐”고 비판했다. 최 지부장은 “해고의 트라우마와 경제적 파탄으로 쓰러지는 노동자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는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발전노조는 해고노동자들의 생활실태를 조사한 결과 불면증 50%, PTSD 증상 30%, 불안장애 10% 등 건강이 매우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발전노조 권기식 부위원장은 국정감사 한전 사장의 발언을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1심 판결 자체를 무시하고 3심제도를 주장해 공기업 수장으로서 책임회피 발언만 했다”고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한전이 해고자 복직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고 하며 정부가 해결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발전3사가 노동조합·사용자·전문가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고 노동조합, 회사, 외부전문가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총 12차례 회의를 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고 “2021년 2월 국회의원 중재안도 발전회사가 모두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발전노조는 해고자가 복직될 때까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 제 위원장은 “발전노조 187명 해고자 모두가 제자리를 찾는 그날까지 우리는 투쟁할 것”이라며 “불법파견을 유지하는 한전에 준엄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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