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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비만 치료제를 둘러싼 글로벌 제약사 간의 인수전이 점입가경이다. 한 달 전 화이자가 미국 바이오텍 기업 멧세라 인수에 합의했지만 최근 노보 노디스크가 더 높은 조건을 제시하며 판을 뒤집으면서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가 멧세라에 선금 65억 달러에 조건부 가치권(CVR) 25억 달러를 더한 총 90억 달러 규모의 인수안을 제시했다. 이는 화이자가 제안한 총 73억달러(선금49억 달러 포함)을 뛰어넘는 조건이다.
이 같은 역제안에 멧사라는 즉각 입장을 바꿨다. 노보의 조건이 계약상 우월한 제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화이자에 재협상 기한 4일을 통보한 것이다.
화이자는 노보의 제안에 대해 전례 없고 무모하다면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의 계약상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입장에서 법적 소송을 통해 인수 방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화이자는 1일(현지 시간) 멧사라의 계약 해지를 막기 위해 미국 델리웨어주 법원에 임시 가처분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멧세라가 기존 합병 계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했고 노보 노디스크 또한 불법적으로 계약에 간섭했다는 것이 화이자 측의 주장이다.
이번 거래는 반독점 규체 위반 소지도 함께 제기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미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 ‘오젬픽(Ozempic)’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멧세라까지 인수할 경우 잠재적 경쟁사 흡수로 공정경쟁 저해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멧세라 측은 화이자의 이번 소송 제기에 대해 “화이자의 불만 사항이 담긴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이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노보 노디스크는 별도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멧세라가 노보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화이자 측에 계약 해지 수수료 1억9000만 달러(약 2718억 원)를 지불해야 하는데 노보는 이마저도 대신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화이자·멧세라 인수에 대해 대기 기간을 조기 종료하고 계약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같은 날 승인했다. 이에 따라 화이자가 멧세라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주선의 본질은 차세대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 선점에 있다. 멧사라는 아밀린 유사체와 GLP-1 작용제를 복합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이 조합은 월 1회 복용 가능한 경구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어 주사제 중심의 기존 시장에 판도를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노보는 기존 GLP-1 기반 제품군을 넘어 복합제 및 경구제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됐다. 반면 화이자 입장에선 비만 치료제 시장 진입의 절호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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