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공동주택(아파트, 다세대, 연립주택) 평균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9.16% 올랐다. 서울은 18.67%로 공시가격 상승률이 문재인정부 때인 2021년(19.91%) 후 최고치다. 2005년 공동주택 공시제도 도입 후 세 번째로 높다.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1세대 1주택자 기준) 전국 공동주택은 작년(31만7천998가구) 대비 약 53.3%(16만9천364가구) 증가한 48만7천362가구로 집계됐다. 그중 약 85.1%(41만4천896가구)가 서울 소재로 파악됐다.
이런 급격한 집값과 공시가격 상승은 보유세 부담으로 직결된다. 공시가격이 20% 이상 급등한 강남권과 한강벨트 주요 단지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한 보유세 부담이 40~5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이른바 국평(전용면적 84㎡) 아파트도 보유세를 한 해 수천만 원씩 내야 하는 사례가 적잖을 것 같다.
투기와 담을 쌓고 퇴직 후 집 한 채 가지고 사는 연로한 은퇴자들조차 이 세금은 피할 수 없다. 집값 급등을 방치 또는 야기한 ‘주택정책 실패’의 결과를 고스란히 은퇴 후 평생 살아오던 집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 은퇴자들이 부담하는 꼴이다. 일각에서는 이 은퇴자들을 투기꾼 취급하는 어이없는 발언들도 나온다.
종부세를 도입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2월27일 인터넷 신문들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강남에서) 종부세를 줄이려고 이사 가려면 집값이 싼 동네로 가시면 된다”고 말했다. 당시 권오규 부총리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해 뭇매를 맞았다. 그들의 ‘강남 이사’ 발언에는 그동안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특정 지역에 돌리고, 편을 가르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써온 ‘편 가르기’ 전략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급등의 일차적 원인은 공급 절벽이다. 공급 정책은 외면하고 규제 위주 정책만 추진해 온 결과 장기적으로 공급 감소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공급 물량은 2021년 약 22만 가구에서 2023년 12만8000가구, 2025년 12만1000가구로 줄었다.
지난 1·2월 전국 민간 아파트 청약 일반공급 물량(1순위 기준)은 총 391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5416가구) 대비 약 27.8% 감소한 수치다. 공급이 비교적 활발했던 2024년 1·2월(1만7580가구)과 비교하면 77.8% 줄었다. 특히 서울에선 151가구 공급에 그쳐 수도권 내에서도 신축 단지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흐름을 보였다.
공급이 줄어드니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해, 이른바 영끌 대출 집 사기가 이어지고 집값은 급격히 오른다. 집값 안정은 규제나 세금보다는 수요 중심으로 공급하는 것이 최선이다. 수요가 있는 수도권은 공급을 규제하고 지방에만 분양하니 수도권은 집값이 오르고 지방은 미분양으로 몸살이다. 그 결과 건설경기는 2024년 2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되며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일자리를 앗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국토부장관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대책이 없다. 잘못된 정책으로 평생 살아오던 집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 은퇴자들에게 부담 주는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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