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본성 중 하나는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이다. 근래 유행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도 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레를 만드는 사람은 사람들이 다들 부유해서 모두 수레를 사길 원하고, 관(棺)을 만드는 사람은 사람들이 일찍 죽기를 바란다는 옛말은 이를 잘 말해준다.
그렇다. 사람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적극 행동하고 손해가 되면 소극적임을 간파한 말이다. 그렇더라도 공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선 법을 잘 지켜야 한다.
문제는 남의 허물엔 단죄의 칼을 뽑아 드는 지도층이 자신의 흠이 드러나면 아랫사람이 한 일이라고 발뺌하곤 한다. 특히 정치 결사체인 정당은 자당의 허물이 드러났음에도 상대 정당의 탓이라고 하는 등 매사 ‘남 탓’을 들먹인다.
한국 정치를 들여다보자.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16개 광역자치단체장 기준으로 민주당은 12곳에서, 국민의힘은 서울·대구·경북·경남 4곳에서 당선됐다. 1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선 민주당이 9곳, 국민의힘이 4곳, 무소속이 1곳을 차지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5곳의 광역단체장을 얻는 데 그쳤던 민주당이 2024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며 안정적인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유권자의 표심이 야권이 주장한 정권 견제론 대신 여권의 정국 안정론에 쏠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정원오 후보에 신승(辛勝)한 바는 주목된다. 여당이 무리하게 추진하던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소동과 스타벅스 불매 운동이 합리적 보수와 중도층의 반발을 산 부분이 투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오 시장이 공언한 바대로 국무회의에 참석해 ‘쓴소리’를 하길 바라는 민심이 적잖다. 그럴 경우 상상해본다. ‘유일한’ 야당 당적의 오 시장이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저어되는 바 없지 않다. 오 시장을 향해 ‘당신이나 잘 하라’는 말 대신 귀에 거슬리는 바른말이 자신에게는 약이 된다는 양약고구(良藥苦口)나 충고하는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충언역이(忠言逆耳)로 기쁘게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본다.
여하튼 7월1일부터 4년간 9기 지방자치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선량은 시·도지사 및 교육감 각 16명, 기초단체장 227명, 광역의회 의원 933명, 기초의회 의원 3035명, 국회의원 14명 등 총 4227명으로 책무가 크고 무겁다.
여야 모두 이번 선거 결과를 수렴해 국리민복을 성찰하고 노력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청백리의 표상인 다산 정약용 선생이 200여 년 전 지방관을 비롯한 관리의 올바른 마음가짐 및 몸가짐에 대해 기록한 행정지침서 ‘목민심서(牧民心書)’를 통해 쏟아 낸 외침이 지금도 쟁쟁하다. “백성을 위해 행정을 잘하는 자는 반드시 인자해야 한다(善爲牧者 必慈 欲慈者).”
목민관 등 지도층은 만사 내 탓이지, 남 탓하지 말라는 뜻으로 시사하는 바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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