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 과정에서 장애인공제는 대표적인 인적공제 항목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상당수 납세자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등록이 되어 있어야 공제가 가능하다고 오해한다. 실제 소득세법은 복지법상 장애인보다 넓은 범위를 인정하고 있으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중증환자는 장애인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세법상 장애인으로 인정한다.
소득세법 제51조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는 '항시 치료를 요하는 중증환자'를 장애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질병의 명칭이 아니라 치료의 지속성이다. 암이나 만성신부전, 루게릭병과 같이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질환은 물론이고, 의학적으로 상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의료기관이 판단하는 경우에도 세법상 장애인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질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며, 의료기관이 발급한 소득세법상 장애인증명서를 갖추어야 공제를 적용할 수 있다.
세법상 장애인으로 인정되면 기본공제 대상자에 대한 장애인 추가공제 200만 원이 적용된다. 이 공제는 소득공제 항목이므로 과세표준을 직접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종합소득세율이 높은 납세자일수록 절세 효과도 커진다. 배우자나 직계존속, 직계비속이 기본공제 대상자라면 장애인 추가공제 역시 함께 적용할 수 있으므로 실제 세 부담 감소 폭은 상당하다.
의료비 세액공제에서도 일반 의료비와 차이가 있다. 일반 의료비는 총급여액의 3%를 초과하는 금액만 공제 대상이 되지만, 장애인을 위해 지출한 의료비는 해당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또한 장애인 보장구 구입비와 임차료, 보청기, 휠체어, 의수·의족 등 장애인 보조기기 구입비 역시 장애인 의료비로 인정되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의료비 지출 규모가 큰 만큼 공제 차이도 적지 않다.
상속·증여세 분야에서도 세법상 장애인에 대한 지원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장애인의 생활 안정을 위해 장애인전용신탁을 활용하는 경우, 일정 한도 내에서 증여세를 비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이 증여받은 재산을 신탁회사 등에 신탁하고 계약 요건을 충족하면 일정 금액까지 증여세 부담 없이 재산을 이전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절세가 아니라 장애인의 장기적인 생활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다.
실무에서는 장애인등록증이 없다는 이유로 장애인증명서 발급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세법상 장애인 여부는 복지법상 등록 여부와 별개의 문제다. 의료기관의 판단에 따라 세법상 장애인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면 인적공제와 의료비 세액공제는 물론 상속·증여 단계의 세제지원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세법은 동일한 질병이라도 치료의 지속성과 의학적 상태를 기준으로 공제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가족 중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있다면 장애인등록 여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소득세법상 장애인 해당 여부와 장애인증명서 발급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인 절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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