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주가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타면서 시장의 시선이 모여지고 있다. SK텔레콤 주가는 24일 장마감 기준 1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심(USIM) 정보 해킹 사태로 52주 신저가(5만400원)까지 주저앉았던 암흑기를 극복한 극적인 반등이다. 기업 신뢰와 주가가 동시에 흔들렸던 SK텔레콤이 AI 사업 확대와 정보보호 투자 강화, 조직 혁신을 앞세워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2025년 4월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로 한 달 만에 시가총액 1조5464억 원이 증발하고 가입자 93만여 명이 번호이동으로 이탈하며 시장 점유율 40%가 붕괴되는 타격을 입었다. 또한 2695만 건의 유심 정보 유출과 함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7억91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유심 해킹 사태는 가입자 이탈과 기업가치 하락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남기며 국내 통신업계에 ‘신뢰가 최고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웠다. AI 시대 통신기업의 경쟁은 네트워크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고객의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하고 새로운 기술을 신뢰로 연결하느냐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다. 위기의 한복판에서 SK그룹이 선택한 인물이 법조인 출신 정재헌 대표이사 사장이었다.
신뢰의 복원 맡은 CEO
정 대표는 법조계와 실무 경영을 두루 거친 전략·법무 전문가다. 1968년생으로 1987년 마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를 거쳐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0년 사법연수원(29기)을 수료하고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해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2020년 SK텔레콤 법무그룹장(부사장)으로 합류하며 대기업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했다. 이후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CFO)을 맡아 그룹의 주요 M&A와 신사업 투자를 조율했고 SK텔레콤 대외협력담당 사장(CGO)과 SK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을 거쳤다.
뛰어난 리스크 관리 능력과 IT 기술에 대한 깊은 안목을 인정받아 2025년 10월 SK텔레콤 사상 첫 법조인 출신 CEO로 전격 발탁됐다. 현재는 핵심 성장 사업인 AI 인프라 혁신과 신규 메가 프로젝트를 이끌며 SK텔레콤의 미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술 개발이나 영업 현장을 거친 통신 전문가가 아닌 법조인 출신 최고경영자의 등장은 당시 통신업계에 적잖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SK그룹의 선택은 분명했다. 해킹 사태 이후 SK텔레콤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보다 고객이 다시 회사를 믿을 수 있도록 만드는 ‘신뢰의 복원’이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최고경영자(CEO)의 ‘C’를 ‘Chief’가 아닌 ‘Change’라 표현하며 스스로 변화관리 책임자로 규정했다. 고객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정보보호 체계와 준법경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단기 실적보다 기업 체질을 바꾸는 데 무게를 둔 행보는 최근 주가 회복세와 맞물리며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정 대표의 이력은 SK텔레콤이 나아갈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판사와 법무 전문가를 거친 그는 위험을 예방하고 원칙을 세우는 데 익숙한 인물이다. 그가 강조하는 ‘신뢰’와 ‘책임’은 단순 경영 구호가 아니라 수십 년간 쌓아온 경력에서 비롯된 철학에 가깝다. AI가 산업의 질서를 바꾸는 시대일수록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업에 대한 믿음이라는 점에서 그의 리더십은 지금의 SK텔레콤과 절묘하게 맞물린다.
AI 인프라 기업으로 대전환
정 대표가 SK텔레콤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인공지능(AI) 중심의 미래 산업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AI를 회사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규정하며 기존 통신 인프라와 AI 기술을 결합한 수익모델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화려한 사업 확장보다 수익성이 검증된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그 중심에는 AI 데이터센터(AI DC)가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대규모 연산 능력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AI 데이터센터는 통신사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GPU 기반 컴퓨팅 서비스, AI 클라우드, 기업용 AI 솔루션 등을 하나의 사업 축으로 묶어 새로운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축적한 운영 경험과 SK그룹의 반도체·에너지 역량을 결합해 AI 인프라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자 직속 AI 데이터센터 통합추진단도 신설했다. 그룹 차원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AI 인프라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조직 개편이다. 통신회사가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AI 산업의 기반을 공급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청사진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SK텔레콤은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다시 5000억 원대를 회복했고 AI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1314억 원)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회성 비용 부담이 해소되는 가운데 AI 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 역시 이동통신 가입자 기반의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에 AI 인프라 사업이 더해질 경우 기업가치가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 대표는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경쟁력은 ‘신뢰’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보보호 투자 확대와 보안 체계 고도화는 AI 전략과 별개의 과제가 아니라 동시에 추진해야 할 핵심 경영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정보보호 조직을 CEO 직속으로 강화하고 국내 통신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인 7000억 원의 재원을 정보보호 인프라에 투자하기로 했다. AI 기술의 확장과 정보보호 체계를 함께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의 경영을 두고 속도보다 방향을 먼저 세운 리더십이라고 평가한다. 단기간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AI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을 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전략은 SK텔레콤을 이동통신 회사를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변모시키는 과정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한강 내음 물씬 아크로리버파크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추구하는 정재헌 대표가 삶의 터전으로 선택한 곳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다. 2016년 8월 입주한 이 단지는 총 15개 동, 1612가구 규모로 조성된 한강변 하이엔드 주거단지다. 분양 당시 국내 일반 아파트 최초로 3.3㎡당 5000만 원 시대를 연 상징적인 단지로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이 단지 전용면적 112.93㎡(약 34.16평) 한 호실을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분양가는 20억 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한강변 고급 주거지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동일 면적 호실은 지난해 2월 65억2000만 원에 거래됐으며 현재는 85억 원 안팎에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다. 10년 간 자산가치가 세 배 이상 뛰며 한강변 프리미엄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국내 최고급 주거단지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하지만 이곳의 가치는 높은 시세나 화려한 커뮤니티 시설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직접 단지를 둘러보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차분함이다. 서울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단지 안은 강변의 고요한 분위기가 흐른다. 잘 정돈된 수목과 넓은 보행로가 이어지고 곳곳에서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스친다. 도심 속에 있으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은 공간이라는 인상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아크로리버파크의 진정한 매력은 단지 밖으로 한 걸음 나설 때 더욱 선명해진다. 단지와 이어진 보행로를 따라 반포한강공원으로 내려서면 서울의 대표적인 수변 공간이 펼쳐지고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면 서래섬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길은 동작역 방향까지 이어지지만 도심의 번잡함과는 거리를 둔 채 한결 여유로운 분위기를 유지한다. 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은은한 한강 내음과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가 잠시 멈춘 듯한 착각마저 든다.
생활 인프라도 최고 수준이다. 신반포역과 고속터미널역을 이용하면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의 접근이 수월하고 인근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서울성모병원, 예술의전당, 반포 학군 등이 자리해 주거와 문화, 교육, 의료를 모두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다. 오랜 시간 축적된 서초의 생활 인프라가 아크로리버파크의 가치를 지탱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정 대표가 강조하는 ‘신뢰’와 ‘지속 가능한 성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가치가 아니다. 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평온한 산책길처럼 긴 호흡으로 축적되는 시간 속에서 완성된다. SK텔레콤은 지금 이동통신 회사를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한강을 품은 아크로리버파크의 풍경처럼 그의 리더십 역시 흔들림 없는 기반 위에서 SK텔레콤의 다음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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