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와인을 마시는 이들의 또 하나의 즐거움은 와인을 보관함으로 생기는 재테크다. 고급 와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이 상승한다. 물론 마시기 위해 사기도 하지만 다시 팔아서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와인이 투자 자산인 이유는 고급 와인은 숙성을 통해 품질이 향상된다. 셀러에 잘 보관해 수십 년간 숙성하는 동안 소비로 인해 시장에 남은 병의 수가 줄어든다. 이 희소성 증가와 품질 향상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된다.
와인을 통한 재테크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실물 와인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다. 부르고뉴 고급 와인이나 컬트와인은 가격이 매우 가파르게 오른다.
도멘 르루아(Domaine Leroy) 와인은 최근 10년간 매년 평균적으로 두 자릿수 비율로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무지니 그랑 크루(Musigny Grand Cru)는 2014년 평균 약 4600달러에서 2024년 약 54000달러까지 폭등했다. 이는 연평균 30% 이상 상승한 셈으로, 일반적인 인플레이션이나 주식시장 수익률을 훨씬 웃돈다.
이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은 위조 와인에 대한 리스크다. 유명 와인은 위조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그러기에 반드시 인증된 곳에서 구입해야 한다. 그리고 고급 와인은 보관이 매우 중요하다. 습도, 온도 관리가 완벽하고 도난 예방도 가능한 본디드 창고(bonded warehouse)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여유자금이 많지 않다면 ‘고급 와인 분할 투자‘가 좋은 대안이다. 해외에서 운영하는 랠리(Rally), 빈트(Vint), 컬트 와인(Cult Wines) 같은 기업을 통해서 와인을 0.1%~1% 단위로 구매할 수 있다.
와인은 해당 기업이 거래하는 전문 보관 시설(온도·습도 관리된 와인 셀러)에 보관한다. 투자자는 실제 와인을 만지거나 마실 수 없고, 투자 자산으로만 소유가 가능하다.
플랫폼 내에서 세컨더리 마켓(중고 거래 시장)을 통해 지분을 사고팔 수 있다. 와인을 최종적으로 매각할 때, 투자자는 지분 비율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게 된다. 이 방법은 직접 소유하지 않아 보관에 대한 리스크가 없고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경매를 통해서도 고급 와인, 희귀 와인을 구입해 재테크를 할 수 있다. 국내 ‘K옥션(K Auction)’에서는 와인 경매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꾸준히 ‘주류 경매’ 섹션을 운영해 왔다. 주요 경매는 프리미엄 와인·위스키 중심으로 열린다.
투자 대상 와인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가장 먼저 살펴볼 점은 명성 있는 와인 생산자의 제품 중에서 골라야 한다. 그리고 주요 와인 비평가로부터 95점 이상의 평점을 받은 와인이어야 하고, 적절한 보관 이력을 확인 할 수 있어야 한다.
해외에서는 프랑스·미국·남미의 특정 와인들이 ‘재테크 가능한 투자 등급 와인(Investment-grade wine)’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보르도 1등급 와인과 부르고뉴 그랑 크뤼, 미국의 컬트 와인, 남미의 희귀 와인들이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 보르도 5대 샤토인 샤토 라피트 로칠드(Château Lafite Rothschild), 샤또 라뚜르(Chateau Latour), 샤또 마고(Chateau Margaux), 샤또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 샤또 오브리옹(Chateau Haut-Brion) 등이 있다. 글로벌 와인 시장의 ‘블루칩’으로 유동성이 높고 장기적으로 안정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와인이다. 구입 가격은 병당 500달러에서 5000달러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중에서는 부르고뉴 도멘 로마네 꽁띠(Domaine de la Romanée-Conti (DRC)가 세계 최고가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극소량 생산해 구입이 쉽지는 않다. 도멘 르로이(Domaine Leroy)는 희소성과 평론가 점수로 폭발적 으로 가격 상승하고 있는 와인이다. 부르고뉴 최상급 와인들은 5000달러에서 50000달러 이상을 주어야 구입할 수 있다.
미국 컬트 와인 중 스크리밍 이글(Screaming Eagle)은 생산량은 적은데 수요가 폭발하는 와인이다. 할란 에스테이트(Harlan Estate), 오퍼스 원(Opus One)은 장기 숙성 가능한 와인으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와인은 500달러에서 5000달러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남미 와인으로는 아르헨티나의 까테나 자파타(Catena Zapata)가 고급 말벡으로 국제적 명성을 갖고 있고, 칠레의 돈 멜초(Don Melchor)는 칠레 프리미엄 와인의 대표주자로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칠레의 클로스 아팔타(Clos Apalta)는 희귀성과 평론가 점수로 투자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고급 와인 시장은 수백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전물 딜러를 통해 판매되는 것이 전체의 40%이고, 경매를 통한 시장은 25%, 기관투자자를 통한 전자거래는 20%, 소매나 온라인을 통한 구입은 15% 정도이다.
와인의 가격 결정 요인으로는 첫째, 빈티지와 평점이다. 와인의 가격은 빈티지에 크게 좌우된다. 날씨 조건이 좋았던 해의 와인은 높은 평점을 받아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된다. 로버트 파커, 젠시스 로빈슨 등 주요 비평가의 점수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는 시장 동향이다. 와인 수요는 글로벌 부의 분배와 밀접하다. 중국, 러시아, 중동 등 신흥 부유층의 와인 수요 증가가 가격 상승을 견인한 시기가 있었다. 반대로 경기 침체나 세금 정책 변경은 가격 하락 요인이 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약 30% 하락했고, 2009년에서 2011년 사이에는 중국의 와인 수요 급증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2022년도부터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와인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는 부르고뉴 중심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고급 와인도 품종과 생산 방식에 따라 최적 음용 시기가 있다. 이 기간이 지나면 품질이 오히려 하락한다. 와인의 일반적인 투자 수익률은 약 6~10% 수준이다. 이는 상위 등급 와인에 한하며, 전체 와인 생산량의 1% 미만만이 투자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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