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숙박·여행 등 개인서비스를 시작으로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을 넘어서면 다른 품목 가격도 줄줄이 오를 수 있다.
정원석·장태윤·김상효 한국은행 연구원은 28일 발표한 ‘수요주도 물가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에서 향후 수요측 물가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이어지고, 그동안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던 비용상승분까지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여행·숙박·음식 등 경기 상황에 민감한 개인서비스가 최근 근원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봤다. 문제는 줄인상 가능성이다. 과거 국내 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근원물가 상승률이 2.5% 안팎을 넘어서면 개별 품목 가격이 함께 오르는 경향이 급격히 강해졌다. 특히 개인서비스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했다.
최근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면서 가계와 기업의 실질구매력이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이어질 경우 근원물가에 약 0.05~0.2%p의 추가 상방압력이 더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과거에는 GDI 증가 직후 저축이나 기업유보가 먼저 늘어난 뒤 1~2분기 시차를 두고 소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늘어난 소득이 저축이나 자산취득에 머물면 물가 영향도 제한된다.
연구진은 수요가 살아날수록 기업이 가격을 올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과거 고근원물가 시기에도 임금과 자산가격 상승으로 가계 구매력이 먼저 개선된 뒤 소비와 물가가 뒤따라 올랐다.
기업도 경기가 부진할 때는 원가가 올라도 가격 인상을 미루다가 수요가 회복되면 비용상승분의 가격 전가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 추정에서도 수요압력이 높은 시기의 미반영 비용 전가율이 낮은 시기보다 높았다.
수요가 강해질수록 물가 반응도 커졌다. 연구진은 GDP갭률이 1%p 확대될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이 약 0.1~0.4%p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같은 수요충격에도 수요압력이 높은 국면에서는 물가 상승폭이 더 크고 오래 지속됐다.
연구진은 수요압력이 점차 커지면서 향후 국내 근원물가가 2% 중후반의 높은 오름세를 상당기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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