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라는 식재료만큼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도 없다. 한때는 일본 사람들이 매워서 먹지 못하는 것을 조선에 전하여 “조선 사람들 혼 좀 나 보라”고 했던 민간 어원설을 정말인 줄 믿었던 적이 있다. 조선 사람들은 먹어 보니 참으로 입맛 짝짝 달라붙어 원래는 흰 김치(백김치)로 김장을 담갔는데, 고추가 전래된 이후로 붉은 김장을 담게 됐다는 말도 있다. 혀에 매운 맛을 느끼는 부분이 없어서 ‘매운 맛’이라는 말이 잘못되었다고도 한다. 통증을 즐기는 한민족이다.
고추는 과거에 ‘당신자(唐辛子)’라고 하였다. 직역하면 ‘당나라에서 온 매운 놈’이라고 할까. 15세기에는 ‘고쵸’라고 하였는데, 지금의 후추(호초胡椒)를 이르는 것이었다. 가짓과에 속하는 풀이다. 이것이 임진왜란 이후에 들어왔다는 것은 이미 정설로 되었다. ‘훈몽자회(訓蒙字會)’에는 ‘고쵸(椒)’라고 나타나 있다. 원래 椒(초)는 산초 열매를 이르던 말이다. 그것이 ‘구급간이방’에서는 ‘후추(胡椒고쵸)’라고 나타났으며, 진초(眞草) 등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러니까 원래는 후추라는 의미로 쓰이던 것이 지금의 고추로 의미가 대체된 것으로 본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후추는 호초(胡椒)에서 왔으며, 고추는 고초(苦草)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매워서 고통스럽다는 의미로 ‘괴로울 苦’ 자를 쓴 것으로도 풀 수 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