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이공계열의 명문 대학이자 자신의 모교 칭화(淸華)대학교의 개교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과학기술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지난 4월 2일 펴낸 ‘월별 산업동향 브리프’를 통해, 한국의 제조업 부문 대(對) 중국 기술격차는 3.7년, 정보통신 분야 2.9년, 경공업 분야 4.0년이라고 발표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반도체 분야의 기술격차는 불과 2.4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산업연구원이 동 내용을 첫 발표한 2002년에는 제조업 부문 4.7년이었으나, 2004년 4.0년, 2007년 3.8년으로 좁혀진 결과, 10년 만에 1년이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기술수준이 앞선 부문은 전혀 없는 것일까.
안타깝지만 광통신, 멀티미디어 시스템, 네트워크 제어관리, 고분자 플라스틱 재료, 신형 초전도체, 내시경 등 10여 개 부문은 한국을 이미 추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가 2009년 발표한, 세계 각국의 274개 첨단기술을 평가한 보고서에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이다.
한국이 세계 수준의 기술을 따라가는 속도보다, 중국이 우리를 따라오는 속도가 훨씬 빠른 데서 발생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을 살펴보면 노키아,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다음에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 장비업체인 제트티이와 화웨이가 자리 잡고 있다.
▲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 행사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개막된 가운데 제트티이(ZTE), 화웨이 등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의 선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중국 화웨이가 공개한 초슬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두께는 6.68mm, 무게도 130g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난해 4분기 판매량에만 국한한다면, 제트티이가 LG전자를 앞지르고 있을 만큼, 중국기업의 발전 속도가 놀랍다.
한 가지 더. 우리나라가 도입을 시작한 4세대 이동통신기술인 LTE 특허를 살펴보자. 국가별 특허 보유현황을 보면 미국 1904건, 한국 1124건, 중국 903건의 순이다.
▲ 지난 3월 화웨이가 자사의 ‘비욘드 LTE(롱텀에볼루션)’ 기술 테스트 결과, 현재 LTE나 LTE 어드밴스드보다 훨씬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네트워크 기술 및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는 자사의 ‘비욘드 LTE’는 최대 데이터 전송 속도가 30Gbps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놀라운 것은 중국은 우리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2세대를 대신한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한국은 4세대, 중국은 3세대를 막 도입했다), 실용화도 하지 못한 차세대 기술에 대해 이미 세계 3위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세계 각국이 주목해 왔던 태양광 에너지산업은 어떤지 살펴보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럽발 경제위기로 인해, 세계 각국의 태양광 산업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전 세계 시장규모가 3,000억달러에 달해서 제2의 반도체 시장으로 불리는 태양광 부문은 이제 바야흐로 제로섬 게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성숙하기도 전에, 현재의 반도체 부문과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인 대기업들이 2011년에 태양광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가, 올해 들어 대부분 사업진출을 유보한 상태에 있다.
모 중견그룹은 자신들의 캐시카우(Cash Cow)를 매물로 내놓을 만큼, 태양광 산업에 주력한다는 승부수를 던지는 절박한 상태에 직면해 있다.
▲ 중국 장쑤성 출신으로 가난한 국비유학생이던 썬텍(Suntech) 스정룽 회장은 이미 2006년 포브스(Forbes)의 중국 부자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 때마다 “태양광의 전망이 밝기 때문에 10년 이내에 엑손모빌이나 BP와 같은 석유회사를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썬텍은 태양전지 모듈 세계 1위, 태양전지 셀 세계 2위 업체(2010년 기준)다.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의 주경기장과 미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터미널의 지붕에 깔린 태양광 패널이 썬텍 제품이다. 일본 나가노 전원주택 지붕과 프랑스 알자스 평원, 국내에선 경남 삼랑진 태양광발전소, 삼성 에버랜드 김천 태양광발전소 등에서도 썬텍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Suntech(無錫尚德), Yingli Solar(英利), Trina Solar(天合光能) 등 세계 5대 태양광 기업이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태양광 패널의 50%를 생산하고 있다.
물론 중국 역시 중소 규모의 태양광 기업은 시장가 하락으로 도산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는 적어도 양적인 면에서는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이 이처럼 가공할 속도로 기술 발전을 이루는 동력은 바로 중국 정부 주도의 성장 드라이브 정책에 있다.
게다가 전국 각지에 분포한 외자기업으로부터의 기술이전, 해외파 고급인력의 적극 유치, 적극적인 R&D 투자 등이 그동안의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을 주도해 내고 있다.
우리로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절박한 현실인식이 필요한 시점에 서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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