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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의 ‘반려동물 이야기’…개고기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한국인 개고기 식용문화, 전통 아닌 일제 이후 정착
전통음식이란 잘못된 인식 고쳐야…식용 위한 개사육, 비경제적이고 건강에 치명적
이찬종 필진페이지 + 입력 2015-08-15 21:15:46
 ▲ 이찬종 소장(이삭애견훈련소/이웅종 동물매개치료센터)
해마다 복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개고기 논란은 무한 반복 중이다. 올 여름도 주위에서 개고기 식용 반대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조선 영조 때 이종성(李宗城)이라는 선비는 영조3년(1727) 문과에 올라 3일 만에 세자시강원의 정7품 설서를 받고 기지와 명민함을 인정받을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는데, 후에 정승자리에까지 올랐다(명정승으로 그 이름을 날렸다). 그는 개장(狗醬 : 개고기를 여러 가지 양념, 채소와 함께 고아 끓인 국)을 먹는 것을 극히 혐오했다고 한다.

개고기 식용에 대해 갑론을박 벌인 선조들
 
“사람이 되어 어찌하여 개를 먹을 수 있는가? 충심으로 따르는 동물을 복날이 됐다하여 끓여 먹는 것이 어찌 사람이 할 짓인가?”
 
이종성은 타고난 애견인이었다. 개를 사랑하고, 직접 개를 키우기도 했다. 이런 이종성을 향해 주변 선비들은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천한 것들이 개장을 먹는 이유는 먹을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여름 철 뙤약볕 아래에서 땀 흘려가며 일하는 그들이 몸보신을 하겠다며 고기를 찾지만, 마땅히 먹을 만한 고기가 있겠는가? 그들을 위해 개장(보신탕)은 이해해야 하지 않겠나?”
 
 ▲ “개와 같은 잡식성, 활동성을 보장하는 개체를 항생제를 덜 쓰고 키우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만약 단가를 맞추려면 엄청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할 것이다. 개는 공장과 같은 사육에 어울리지 않는 생물이다” (본문중에서) [사진=필자제공]

선비들은 둘로 갈라져 개장(狗醬)에 대한 토론을 벌렸지만, 영~ 답이 나오지 않았다.
 
“동의보감에 보면, 창상(創傷)을 입은 환자에게는 개고기가 으뜸이라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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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이 사람아 왜 하나만 보는가? 동의보감에 보면, 개고기가 꼭 좋다고만 나와 있지는 않네. 임산부나 수유부가 개고기를 먹으면 유산을 하거나 기형아를 낳는다고 분명히 기록돼 있어!”
 
‘“사기’를 보면 진덕공 2년(기원전 679년) 삼복 날에 제사를 지냈는데 성내 사대문에서 개를 잡아 충재를 막았다는 기록이 있네. ‘주역’과 ‘예기’에도 천자가 먹고 제사에 바쳤다는 구절이 있어! 개는 예로부터 먹어왔네!”
 
“그렇다면, 제사상에는 왜 개고기를 올리지 않는 겐가? 그 좋은 개고기를 우리 조상님 제사상에는 왜 올리지 않는 게야? 제사상에 개고기를 올리는 집 있는가?”
 
 ▲ 우리 조상 선비들은 둘로 갈라져 개장(狗醬)에 대한 토론을 다양하게 벌렸지만 답을 찾지는 못했다. 사진은 시중의 한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개고기 ⓒ스카이데일리 

선비들은 당시의 의학지식과 사회경제적, 문화적인 지식을 총동원해서 토론을 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애견인 이었던 이종성은 자신이 개를 바라보며 절대 개를 먹을 수 없다고 선언을 했다.
 
이 같은 논란을 보면 알겠지만 조선시대 개고기는 첨예한 논쟁의(?) 대상이었다. 물론 우리 조상들은 개고기를 먹었다. 그러나 그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적 사실은 제사상에 개고기가 올라가지 않았다는 점과 당시 개장(狗醬)이라 하면, 먹을 것이 없어서 배가 고픈 이들의 여름 보양식이란 인식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인지 정규역사 기록에는 개고기 섭식에 관한 기록이 없다. 대놓고 잡아먹지는 못하고 가난하게 사는 상민이나 천민이 영양공급을 위해 먹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개고기가 ‘전통음식’으로 인식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일제강점기 시절부터다(일제 강점기가 시작하기 전 조선에 파견된 일본 수의사들은 조선의 식생활에 대해서 ‘조선인들은 유난히 소고기를 많이 먹는다’라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 조상들은 소를 좋아했지, 개를 좋아한 게 아니었다)
 
먹을 게 부족했던 그 시절 영양(단백질)을 공급받기 어려웠던 우리 조상들은 개를 먹기 시작했고, 이게 해방과 6.25를 거쳐 1970년대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꽤 짧은 역사이다)
 
그러던 것이 1984년 식품위생법에서는 식품에 쓸 수 있는 동물성 원료로 허가를 금지하게 됐다. 이유는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외국인들의 눈치를 본 것이다)
 
전 세계의 인류는 원래 개고기를 먹었다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인류는 단백질 공급을 위해 개를 먹었다”고 했다. 그렇다. 인류는 개고기를 먹었다. 중국의 경우에는 개고기는 ‘높으신 분’들만 먹는 고급음식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의학의 신 히포크라테스도 개고기를 ‘약용’으로 언급했었다. 로마도 개고기를 먹었다(조리법까지 전해지고 있다)
 
 ▲ 전 세계 인류는 ‘전쟁’이 터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개고기를 다시 먹었다. 보-불(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당시에도,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예술의 도시 파리에는 개고기를 팔았고 파리지엥들은 그걸 사서 먹었다. [사진=필자제공]

애견산업이 가장 발달한 프랑스는 어떨까? 프랑스 역시도 개를 먹었다. 예전 일이냐고? 아니다. 20세기 초에도 프랑스는 개고기를 먹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고양이 고기와 개고기 정육점이 있을 정도였다(1910년까지 개 정육점은 있었다). 그러다가 애견문화가 정착되면서(다른 단백질 공급원이 나오면서) 개고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쟁’이 터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개고기를 다시 먹었다. 보-불(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당시에도,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예술의 도시 파리에는 개고기를 팔았고, 파리지엥들은 그걸 사서 먹었다(브리짓 바르도의 개고기 망언 ‘개고기 식용은 문화가 아니라 야만이다’란 말은 성립할 수가 없다. 프랑스 사람들도 개고기를 먹었으니 말이다)
 
생각해 보라. 사람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뭔들 못 먹겠는가? 이렇게 개고기의 역사를 말하는 이유는, 다른 단백질 공급원(소나 닭 등이 대표적)이 있는 경우에는 개고기 대신 다른 고기를 먹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적 사실과 함께 개고기 문제를 ‘문화사대주의’로 접근하는 방식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다.
 
개는 공장과 같은 사육에 어울리지 않는 생물이다
 
원래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우리 조상을 포함해서) 모두 개고기를 먹었다. 인류는 모두 개고기를 먹어왔다. 다만, 다른 단백질 공급원이 등장하면서 개고기를 포기한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예로부터 개고기를 먹어왔다는 ‘주장’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
 
 ▲ “개는 가축이 아니다. 소나 돼지의 경우는 공장적인 생산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소나 돼지의 경우는 집단사육이 가능하다. 물론 좁은 공간에 넣어 사육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겠지만 개에 비해서는 스트레스가 덜하다” (본문중에서) [사진=필자제공]

앞에서도 말했지만 우리 조상들은 개 보다는 소를 더 좋아했고, 단백질 공급이 어려워졌던 일제강점기(정확히 일제의 수탈이 시작된 때부터)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개를 먹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먹긴 먹었지만, 역사서에 기록될 만큼 대놓고 먹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선비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있을 정도로 개고기 식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영양학적으로만 보자. 이런 논란을 다 떠나서 개고기를 영양학적으로만 접근해 보자. 개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콜레스테롤 비율이 낮아서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주장이 있지만, 콜레스테롤이 좀 낮을 뿐이지 없는 게 아니다. 먹으면(양이 많다면) 당연히 콜레스테롤이 쌓일 수밖에 없다.
 
결정적인 문제는 개의 ‘사육’에 대한 문제다. 개는 가축이 아니다. 소나 돼지의 경우는 공장적인 생산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소나 돼지의 경우는 집단사육이 가능하다. 물론 좁은 공간에 넣어 사육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겠지만 개에 비해서는 스트레스가 덜하다.
 
그러나 개의 경우는 천성이 활동적이고, 좁은 공간에 가둬 놓는 것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이 때문에 개 사육사에서는 대량의 항생제를 사료에 집어넣는다(소와 돼지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다)
 
또한 위생적인 기준이 없어 상상이상으로 지저분한 곳에서 키워진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유기견을 잡아다 유통하는 이들이 있는데, 어떤 질병이나 감염병이 있는지 모르는 개를 잡아 보신탕집에 팔아넘긴다.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를 먹는다는 건 항생제 덩어리를 먹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걸 막기 위해 개고기를 합법화 시켜서 개고기를 사육한다면(정부의 규제 하에서) 이 경우에는 단가를 맞추기 힘들 것이다.
 
초식의 경우에는 단가가 어느 정도 맞출 수 있겠지만 개와 같은 잡식성, 더구나 활동성을 보장하는 개체를 항생제를 덜 쓰고 키우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만약 단가를 맞추려면 엄청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할 것이다(개는 공장과 같은 사육에 어울리지 않는 생물이다)
 
 ▲ “우리 조상들은 개 보다는 소를 더 좋아했고, 단백질 공급이 어려워졌던 일제강점기(정확히 일제의 수탈이 시작된 때부터)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개를 먹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먹긴 먹었지만 역사서에 기록될 만큼 대놓고 먹지는 않았다” (본문중에서) [사진=필자제공]

개는 식용을 위해 사육하기에는 단가가 맞지 않는 동물인 것이다. 영양학적으로 봐도 개는 다른 동물에 비해 메리트가 없는 동물인 것이다(같은 비용이라면 돼지나 소가 훨씬 더 우수한 단백질을 제공한다)
 
문화사대주의 논란 역시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개고기를 먹어야 할 이유는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개를 왜 먹어야 할까? 여름만 되면 불거지는 개고기 논란, 올해만은 많은 개들이 피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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