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제(旣濟)는 이미 처리돼 끝났음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뭔가 어려운 일이나 도전이 완성 됐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울 듯이 완성은 새로운 또 다른 완성을 위해 미완성으로 진입하게 된다. 때문에 미완성단계로 가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물은 음의 성질로서 비록 위에 있으나 내려오고 있고 불은 아래에 있으나 불의 성질로 인해 위로 올라간다. 중간에서 음과 양의 교합이 이뤄져 완성이 된다.
경영에 있어서는 물인 조직이 위에 있고 고객인 불이 밑에 있다. 의역하면 조직의 전략 실행은 고객에게 전달돼 만족을 유도하고 고객의 감동은 조직에 매출로 연결돼 서로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객만족 전략이 성공한 상황이다. 하지만 완성은 다시금 미완성을 불러오게 된다고 했다. 현재의 만족에 안주하면 안된다.
특히 기득권을 놓치 않으려고 소탐대실 하는 것은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성공한 자의 아량으로 대국적인 시각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일희일비 하지 말아야 한다. 경쟁자들과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
신제품 개발 전략의 성공
성숙기를 맞이해 새롭게 도입한 신제품 개발전략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고객친밀도 강화와 고객가치 개선, 내부 효율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 프로세스 모두가 정착이 되고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성숙기 프로세스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와 실천이 있었기에 전략 실행이 가능했던 것이다. 고객, 전략, 프로세스, 조직으로 이어지는 Align(정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고 이를 리딩한 경영진의 역할도 주요했다.
특히 신제품 개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은 신제품 개발에서 시장에 출시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Time to Market)을 줄일 수 있고, 전체 매출 중 신제품 매출 비중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므로 레드오션 속에서 블루오션을 찾은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두가지 지표의 개선은 궁극적으로 손익분기점 도달 시간의 단축도 가져오게 된다.
고객만족도 개선
전략의 성공은 고객만족이라는 성과 또한 가져다 준다.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확실히 장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고객만족이 우선이냐 내부 혁신이 먼저냐 식의 질문은 따분한 것이다.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고객 만족은 내부 효율이 개선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내부 효율 개선의 목적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맞추기 위해서’가 돼야 한다. 내부 만족을 위한 개선은 고객과는 울타리를 쌓고 자신들만의 왕국 안에서 몰락을 기다리겠다는 것과 같다.
한동안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하고 있을 시절 기업들의 제품이 잘 팔리지 않고 오히려 한국 기업이나 동남아 국가들의 제품에 밀리고 있었다. 이에 대한 재미있는 진단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던 일본기업들이 자가당착에 빠져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장인정신이 깃든 ‘작품’을 만들려고 했고 고객과 멀어지게 됐다.
우수한 제품과 훌륭한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기 시작했으면 움직이는 목표물을 맞춰가듯 계속해서 고객의 변화를 관찰하고 수준에 맞게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스스로 최고라는 자만감에 빠져 고객과 분리되는 중화(重火)리(離)의 과정을 경계해야 한다.
우수사례 내부 확산
성숙기에는 가급적 다양한 고객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고 공급해야 한다. 이러한 특수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신제품 개발 경쟁력이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된다. 한 제품에서의 성공 사례가 타 제품들에 빨리 전파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외부 기업들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따라잡으려 하지만 쉽지 않다. 왜냐하면 경쟁력에는 단순히 기술이나 시스템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고유의 문화가 보이지 않게 경쟁력에 베어있기 때문에 단순한 결과만을 보고는 흉내 낼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로 내부의 우수사례는 같은 문화 속에서 발굴된 것이므로 이질감이 없다. 부서간의 협력이 원활해 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원해 줘야 한다.
지속적인 VOC 청취 및 개선
아무리 좋은 제도와 경쟁력도 시간이 흐르면 이만하면 됐다는 안일한 생각과 함께 진부화 된다. 새로운 경쟁자들은 호시탐탐 타도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고객 만족을 게을리하는 순간 바로 역전 당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성공한 기업,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성공 밑거름은 까다로운 고객이라는 역설이 있다. 기업 자신이 훌륭해서 발전한 것이 아니라 까다롭고 똑똑한 고객들이 계속 개선을 요구하고 기업들은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하다 보니 어느 날 성장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불평이나 불만을 얘기하는 것도 애정이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관심이 없다면 모른척하고 지나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훌륭한 선생인 고객의 소리와 요구는 발전의 원동력임을 잊지 말고 지속적으로 개선, 보완하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이상으로 지난 60주에 걸친 기업순환론의 여정을 마치고자 한다. 기업의 수명주기에 해당하는 태동기, 성장기, 성숙기와 준비기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설명했고 이어서 성숙기를 대비한 프로세스 혁신과 정보시스템 운영주기를 연재했다. 준비기를 위한 수종사업 전개과정, 수종사업 안착 후 성숙기를 대비한 신제품 개발 주기도 설명했다.
주역 64괘 중 아직 남아있는 4개 (풍택중부, 산풍고, 뇌산소과, 택뢰수)는 12단계의 순환에 포함되지 않기에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각각의 12단계 주기에 있어서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변화관리 차원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작은 순환이기에 본 연재에서는 제외했을 뿐이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동양 철학에서 찾은 변화 본질과 기존 서양식 경영방법론의 접목과정을 읽어 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업 순환론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인지했다. 추가 연구를 통해 다음 기회에 전달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기업순환론 연재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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