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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이정화의 힐링 커피타임
에스프레소는 원두 가장 가늘게 분쇄·추출한 것
추출 시간·도구별 분쇄도 적용 달리해야…물과 원두 만나는 시간 고려
이정화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3-11 23:21:14
▲ 이정화 바리스타
커피를 추출할 때 우리는 커피를 알갱이 상태 그대로 추출하지는 않는다. 커피는 원두 알갱이를 분쇄해 가루의 형태로 만들고 그 가루가 물과 만났을 때 비로소 우리가 마시는 커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커피를 만들 때 커피의 분쇄도는 커피의 추출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커피와 커피 분쇄도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지 않는 경우가 있어 분쇄도와 추출에 관한 부분을 언급하고자 한다. 기본 지식을 알고 커피를 추출한다면 훨씬 질적으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우선 원두를 분쇄한다는 것은 알갱이로 돼 있는 원두를 어떤 도구를 이용해 잘게 쪼개는 과정으로, 어떤 기구로 분쇄하는가와 어떤 크기·방법으로 분쇄하는가에 그 초점을 맞춰 볼 수 있다. 커피를 분쇄하는 도구는 그라인더라 부르며, 수동과 자동으로 그 종류가 나뉜다.
 
수동은 순수하게 사람의 힘으로 원두를 분쇄하는 것이고, 자동은 전기의 힘 등을 이용해 원두를 분쇄한다. 두 가지는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순전히 원두의 분쇄만 놓고 본다면 수동 그라인더는 보통 자동 그라인더에 비해 덜 고르게 갈리는 경향이 있지만 열 발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 그라인더는 반대로 비교적 고르게 갈 수 있지만 열 발생이 많아 향·맛에 영향을 끼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어떤 것이 좋다고 말하기 보다는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원두의 분쇄도는 아주 가늘게부터 굵게까지 선택이 가능한데, 가는 것이나 굵은 것이나 특정한 크기로 정의하기 애매한 점이 있다. 간 원두의 사이즈를 재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도구에 따라 상대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사이즈보다는 도구에 따른 적절한 가늘기와 상대적 굵기를 추천하는 정도로 이야기한다.
 
분쇄도에 따라 커피를 소개하자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에스프레소는 가장 가늘게 분쇄한 원두로 추출하는 경우다. 에스프레소는 밀가루와 아주 가는 설탕 정도의 굵기로 분쇄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가늘게 분쇄해야 하는 것은 추출 시간과 연관이 있다. 알다시피 에스프레소는 강한 압력으로 단시간에 추출하는 커피다.
 
추출 시간이 20~30초 사이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가늘게 원두를 갈지 않으면 커피가 가진 성분을 온전히 추출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가늘게 갈은 원두에 뜨거운 물과 압력을 줘서 순간적으로 커피의 성분과 향·맛을 추출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우리가 알고 있는 에스프레소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핸드드립의 경우는 어떠한가. 핸드드립은 커피를 분쇄해 사람 손으로 뜨거운 물을 일정 시간 동안 일정한 방법으로 커피에 부어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보통 커피를 추출하는데 2~3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커피를 추출하는 동안 커피가 가진 성분을 온전히 추출하면서 커피가 가진 맛과 향을 살리려면 에스프레소보다는 굵게 원두를 갈아야 한다.
 
하지만 너무 굵게 갈면 커피 성분이 그 시간동안 추출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너무 거칠게 갈면 안 된다. 반면 에스프레소 정도로 가늘게 분쇄하면 물을 부어도 압력이 없으므로 물이 잘 빠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커피 성분이 과하게 추출된다. 이 경우 맛도 향도 좋지 않은 결과물을 얻게 된다.
 
따라서 핸드드립의 경우에는 중간 정도의 굵기를 권하는데, 굳이 표현하자면 굵은 설탕이나 깨 정도의 굵기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러면 더 굵게 분쇄해 추출하는 커피는 없을까? 더 굵게도 가능하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으로 유추해 보면 더 굵게 분쇄하는 경우에는 더 긴 시간동안 추출하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드립보다 더 굵게 분쇄하는 커피는 물에 담가서 3분 이상 추출하는 커피에 적당하다. ‘티 메이커’라고 부르는 프렌치프레스 같은 경우 또는 말 그대로 티를 만드는 다른 어떤 도구로 커피를 추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티를 우리는 것처럼 커피를 굵게 갈아서 뜨거운 물에 담가 일정 시간을 둔 후 걸러내면 티처럼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 커피를 추출해도 시간과 온도만 잘 지켜준다면 향이 좋은 부담 없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렇게 분쇄하려면 커피는 굵은 소금 이상의 거친 느낌으로 원두를 분쇄해야 한다. 이보다 가는 경우에는 과추출이 돼 맛이 탁하고, 마실 때 미분이 느껴지는 커피가 된다. 크게는 이 정도로 나눌 수 있지만, 커피를 추출하는 도구는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다른 추출 도구를 사용하면 또 그에 맞는 커피 분쇄도를 적용해야 한다.
 
때·도구에 따라 분쇄도를 맞추는 것은 커피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상당히 필요한 부분이라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뜨거운 물과 원두와 시간이 만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유추 가능한 부분이다.
 
따라서, 커피를 마실 때 혹은 커피를 만들 때 자신이 원하는 커피의 맛이 있는 경우 원두의 분쇄도와 도구에 대한 관계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이를 적용한다면 훨씬 수월하게 실패 없이 원하는 커피를 선택하고 마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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