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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농촌서도 빈부격차 서러움을 아시나요
“트랙터로 논 갈아주면 사람은 4일 일 해줘야”
김태형 필진페이지 + 입력 2012-12-24 10:53:26
 ▲ 김태형, 2006년 3월 전 가족 귀농
 ▲ 2012년, 귀농 7년차 농부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저는 사람의 품값에서 온다고 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크듯이 도시와 농촌의 임금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시골에서 ‘남의 일’(품)을 나갈 경우 여자는 4~5만원을 받습니다. 남자의 경우 7~8만원 정도에서 품값이 정해지지요. 제가 보기엔 힘을 쓰는 남성과 쭈그려 앉아 일하는 여성의 노동 강도는 비슷한데 왜 이렇게 품값이 정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힘을 중시하는 농촌의 특성인지도 모르겠지요.
 
품값의 기준은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는 조건입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점심시간을 빼면 꼬박 10시간을 땅과 함께 있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런 일인지 경험하지 않으면 공감하기 힘들 겁니다. 이정도 노동조건이면 도시에서는 아마 15만원이상 임금을 줘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뙤약볕에서 종일 밭일해야 4만원 벌어
 
이런 품값의 차이는 바로 도시와 농촌의 경제적 차별로 나타납니다. 농촌의 저임금 체계는 고스란히 저가의 농산물과 연결됩니다. 임금이 적으니 농산물 값은 쌀 수밖에요. 젊은 사람이 농촌을 버리고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도시로 가야 좀 더 쉽게 먹고 살 수 있으니까요.
 
 ▲ 필자(사진)는 현재 13마지기의 논농사를 소작으로 짓고 있다. 하지만 기계를 갖추지 못해 허리가 끊어질 듯한 강도높은 노동조건을 감당할 수 밖에 없어 힘들다. <사진=필자제공/필자 블로그> 

저희 마을도 마찬가집니다. 젊은 사람이 있어도 이들은 농사대신 다른 직업을 선택합니다. 여름 뙤약볕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받는 품값으로는 생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죠. 농촌에 희망이 없다는 말은 임금격차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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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대량생산과 효율성을 요구합니다. 규모를 크게 하고 시스템을 갖출수록 많이 팔리기 때문이죠. 박리다매가 통하는 사회. 그곳이 바로 도시죠. 반면 농촌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공동체가 살아있는 곳. 아니 적어도 사람이 사람을 소외시키거나 기계 때문에 사람이 업신여김을 받는 일은 없거나 덜 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농촌 또한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큰 규모 농사만 우대…소농 소외감 느껴
 
크고 많아야 살 수 있는 곳 역시 농촌입니다. 한정된 땅에 최대한 거둬야 살 수 있는 곳. 비료를 뿌리고, 농약을 쳐서라도 보기 좋고 크고 양이 많으면 그만인 곳. 몇 사람이 땅을 차지하고 기계를 독점해 도시 못지않게 서열을 정하는 곳. 농민 대부분 자급자족하는 소농이지만 이들은 대접받지 못하는 곳 또한 슬프지만 지금의 농촌입니다. 농촌에서 권력은 땅과 기계로부터 나옵니다.
 
올 봄 옆 동네 아저씨와의 품앗이는 지금 농촌이 어디로 가고 있는 지를 그대로 보여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중고 경운기를 100만원 주고 산 필자(사진)가 로타리를 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평탄작업시 수천만원 하는 고가의 트랙터가 없어 3시간을 품으로 썼지만 그 대가로 4일간 품앗이를 해주어야 했다. <사진=필자제공/필자 블로그>   

품앗이는 우리 논 5마지기(1000평)를 갈고 평탄작업 해주는 대신 그 집 못자리, 고추밭 두둑 만들고 비닐 씌우기, 모내기(약 6000평) 도와주기 등의 조건이었습니다. 꼬박 4일 머슴처럼 일했습니다. 반면 그분이 우리 논 갈아주고 평탄작업 해주는데 걸리는 시간은 채 3시간을 넘지 않았습니다. 트랙터로 4시간도 안 되는 일이 사람의 4일 품값이라고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인간의 노동력보다 기계가치가 몇 배 대접받는 곳으로 변하고 있는 곳이 지금의 농촌인데…. 한 사람이 기계를 통해 넒은 땅을 농사지어야 먹고 살 수 있는 곳이, 바로 그곳이 지금의 농촌입니다.
 
냅다 땅만 파고 풀만 매면서 심은 작물은 풀에 덮여 말라비틀어져도 제초제와 비료 줄 생각안하는 얼치지 농사꾼은 바보이자 멍청이지요. 바보 취급당하지 않으려면 저도 트랙터를 사서 크게 농사를 지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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