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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성균관대 사랑’과 위기십결(圍棋十訣)
김종우 필진페이지 + 입력 2013-02-19 02:56:08
 ▲ 김종우(자유기고가)
바둑 국수, 서애(西厓) 류성룡 
 
풍산(豊山) 류씨가 6백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집성촌, 하회마을.
 
이곳에 들르면 그 6백여 년을 통틀어 가장 유명했던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이 반긴다.
 
마을 입구에 서애의 기지가 반짝이는 일화를 담은 안내판이 있기 때문이다.
 
내용 전문은 이렇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의 원병군 사령관이었던 이여송(李如松)은 바둑의 고수였다고 한다.
 
하루는 의주로 피난을 가 있던 선조 임금에게 한판 대국을 신청했다.
 
선조 임금은 약수였으나 원병군 사령관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선조 임금을 보필하고 있던 서애 선생이 궁리 끝에 묘책을 쓰게 되었다.
 
대국판을 가리고 있는 일산(日傘)에 작은 구멍을 뚫어 그 빛줄기로 임금이 두어야 할 자리를 가리키는 술수를 썼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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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도우러 온 원병군의 사령관을 지게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임금을 지게 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일산을 사용해서 비김 바둑으로 끝냈다고 하니 서애 선생의 바둑실력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옥연정사(玉淵精舍) 간죽문(看竹門)을 나오면 서애 선생이 바둑을 두었던 삼인석이라고 불리는 바둑판처럼 생긴 바위가 놓여 있다’
 
차치(且置)하고.
 
옥연정사는 서애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임진왜란에 대해 기록한 징비록(懲毖錄)을 쓴 곳이다.
 
그런데? 서애는 왜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10만 양병설’을 반대했을까?
 
사학자들에 의하면 “서애는 ‘변방방위책 5개조’를 내놓고 ‘10만 양병설’의 치명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핵심은 10만 양병의 주요 목적은 남으로는 왜를 막고, 북으로는 여진을 비롯한 오랑캐를 막아야 함에도 남쪽의 수군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었다”,
 
“선조와 서애는 그 반대의 결과로 엄청난 ‘시간의 보복’을 당해야 했다. 징비록에는 다시는 임진왜란과 같은 참화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참회와 염원이 담겨 있다”고 전언(傳言)하고 있다.
 
명심해야만 할 ‘바둑의 10계명’, 위기십결(圍棋十訣)
 
‘우주의 축소판’이라 일컫는 바둑판. 이를 보노라면, 맞수와 한 점 한 점 놓다보면 넓은 길도 있고 좁은 길도 있음을 느끼게 된다. 기쁨도 보이고 슬픔도 보인다.
 
이것만이 아니다. 초반과 중반, 종반, 끝내기로 이어지는 반상(盤床)에는 공격과 수비, 포위와 탈출, 순풍과 역풍 등 냉엄한 현실이 머리를 쥐어뜯곤 한다. 한마디로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수없이, 하염없이 교차한다.
 
인생의 진리와 지혜가 담겨 있다고들 말하는 바둑. 또, 여기엔 위기십결(圍棋十訣)이 담겨져 있다. ‘바둑의 10계명’이라 칭(稱)하는 위기십결의 내용은 무엇일까?
 
주지(周知)의 사실이지만 간단히 요약컨대
 
첫째, 부득탐승(不得貪勝, 너무 이기려고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둘째, 입계의완(入計宜緩, 적의 세력권에 들어갈 때 무모하게 서둘거나 깊이 들어가지 말라)
셋째, 공피고아(功彼顧我, 적을 공격할 때 나의 능력과 결점 유무 등을 먼저 살펴라)
넷째, 기자쟁선(棄子爭先, 바둑돌 몇 점을 희생하더라도 선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사소취대(捨小取大, 눈앞의 작은 이득을 탐하지 말고 대세를 취하라)이다.
여섯째, 봉위수기(逢危須棄, 위험에 처할 경우 버리든가 아니면 보류하라)
일곱째, 신물경속(愼勿輕速, 경솔하게 빨리 두지 말고 한 점 한 점을 신중히 생각하라)
여덟째, 동수상응(動須相應, 행마를 할 때 서로 연관되게 한 방향으로 행마를 전개하라)
아홉째, 피강자보(彼强自保, 주위의 적이 강한 경우에 우선 내 돌을 먼저 보호하라)
열째, 세고취화(勢孤取和, 상대 세력 속에서 고립되어 있을 때 신속히 안정하는 길을 찾으라) 등이다.
 
다시금 반추(反芻)해보면 비결이자 교훈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인사, ‘성대+고시’ 출신
 
박 당선인이 18일 허태열 전 새누리당 의원을 새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주요 인사를 단행했다.
 
그런데? 앞서 임명한 바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곽상도 민정수석 내정자,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내정자, 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 등 총 6명이 모두 성대 출신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22명을 출신 대학별로 보면 6명이 성대 그리고 서울대 7명, 고려대 1명 등이다.
 
차기 정부의 내각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새로운 후보자들의 인사 청문회로 향후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요즈음.
 
‘성대+고시’출신 일색이라는 비아냥(?)과 성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 아닌 평가’가 돌출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 관련 문외한(門外漢)인 이들은 이를 어떻게 평가 판단을 해야 할까. 글쎄? 맞수와 바둑을 두는 것과는 진정 차별되는 운니지차(雲泥之差)일 것이다.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와 생사불문살타(生死不問殺他)
 
개관사정(蓋棺事定)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사람의 일이란 어떻게 될 지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역사의 잘잘못은 후세에서 논할 수 있고, 그래야만 올바른 판단이 내려진다는 취지로 ‘관(棺)의 뚜껑을 덮기 전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사람의 운명이란 죽은 후에라야 알 수 있다는 말일게다.
 
바둑 용어 중에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는 말도 있고, 바둑의 하수들이 즐겨 쓰는 생사불문살타(生死不問殺他)라는 말도 있다.
 
또, 맹자가 설파한 일치일란(一治一亂)이라는 성어도 있다. 요컨대 ‘한 번 잘 돌아갈 때가 있으면 한 번은 엉망일 때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 바둑으로 치면 어느 누구라도 검은 돌 또는 흰 돌을 두 번 놓을 수 없듯 세상은 늘 돌고 도는 것이 아니던가.
 
묘하게도 인선 발표에 대해 자빡을 칠 수 없는 야릇한 하루의 일상(日常)이 애달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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