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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의 아침 동화
꽃이 되고 싶은 미미 <64> 새싹 타이탄
최문형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6-02 09:02:42
 
 
 
“그럼 너의 그 큰 알뿌리가 다시 싹을 내었구나?” 클로버가 물었다. “맞아, 이제 무슨 말인지 이해했네.” 새싹이 대답했다. “그럼 두 번째 생을 시작하는 거네. 이번에는 뭘 할 건데?” 클로버가 다시 물었다. “그걸 미리 말해주면 재미없지. 내가 어떻게 되고 무엇을 할지 곧 보게 될 거야.” 클로버의 물음에 싹이 빙그레 웃었다.
 
어두워지고 인간들이 집으로 돌아가자 미미와 래빗과 빅, 알프 요정과 레드는 새싹을 보러 집을 나섰다. 그 사이 숲은 더 황폐해졌고 잘려 나간 나무의 밑동도 늘어났다. 나무에 의지해 사는 동물들도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살기 힘들어지니 다른 곳으로 속속 떠나고 있었다.
 
“여기야, 다 왔어.” 래빗이 말했다. “가만있자…. 여기쯤에 은잔을 심었는데!” 레드가 찬찬히 살펴보았다. “여기 있네! 여기 작은 싹이 나왔어!” 빅이 소리쳤다. 모두 빅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 보니 달빛을 받은 새싹이 산들바람에 인사하듯 나풀거리고 있었다. “아, 너 미미구나? 우리들의 백년의 동물, 미미 맞지?” 새싹이 미미를 반갑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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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네가 바로 그 은잔? 정말 귀엽고 튼튼한 싹을 냈구나. 지난번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너를 넘어뜨려서 미안해.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 “무슨 무슨…. 네가 날 넘어뜨린 게 아니고 내가 네 앞에 나타났던 거야. 나는 너를 오랫동안 기다려왔어. 그런데 드디어 네가 온 거야. 나는 너무나 반가웠거든. 그래서 있는 힘을 다해 네게 달려갔어.” 새싹이 한들거리며 말했다.
 
“래빗, 그동안 힘들었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너의 아버지가 내게 맡기신 일을 할 때가 되었어.” 새싹이 래빗에게도 말을 걸었다. “네가 세상에 나와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아버지가 나를 사람나무로 변신시킨 걸 많이 원망했어. 지구상에서 가장 문제아인 사람의 모습을 한다는 건 치욕적이었거든.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너를 지키려고 하신 마음을 알 것 같아.”
 
래빗이 가만히 새싹에 손을 대 보았다. 새싹의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내 친구 빅이 물어보는데 우리가 너를 어떻게 불러야하는지, 이름을 알려달라네.” 미미의 말에 새싹이 대답했다. “아, 빅! 빅이구나. 내가 은잔의 모양을 하고 있을 때 빅이 나를 알아보았지? 빅이 아니었음 내가 다시 살아나지 못했을 거야. 빅은 아마 내 이름을 알 거야. 나는 타이탄이야.”
 
“타이탄이라구? 이렇게 작고 귀여운 너의 이름으론 어울리지 않는데?” 미미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하, 너의 절친 빅은 아주 ‘빅’하지 않아, 미미? 내가 왜 타이탄인지는 곧 알게 될 거야.” 새싹, 아니 타이탄이 호탕하게 웃었다. “그럼 타이탄! 너는 이제 아주 큰 거인이 될 거구나.” 알프 요정이 타이탄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습니다, 알프 요정님. 내일 해가 하늘 한가운데 떠오를 때 저를 찾아 주세요. 제가 맡은 임무가 무엇인지 알게 되실 거예요.” 타이탄이 씩씩하게 대답했다. “타이탄, 그러면 우리의 파샤도 안전해지는 거야?” 레드가 물었다. “물푸레나무 족장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내게 부탁하신 일이야. 내가 멋지게 임무를 완수하는 걸 족장님이 보셨어야 하는데….”
 
타이탄의 음성이 젖어 들어갔다. 족장님을 생각하는 듯 타이탄은 잠시 고개를 떨구었다. “하지만 여기 백년의 동물인 미미와 알프 요정님, 그리고 족장님의 딸인 래빗이 지켜볼 거니까 괜찮아. 미미, 내일 꼭 올 거지?” 타이탄이 미미에게 다짐했다. “그럼 오고 말고. 타이탄! 나는 네가 잘 해 내리라 믿어. 너를 응원해!” 미미가 밝은 음성으로 말했다.
 
[글: 최문형 / 그림: 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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