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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칼럼] 위태위태한 대한민국의 미생 민주주의
K정치는 지속 가능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냐
내부의 적 준동... 독일 모델로 재정비 필요
2중3중 방어적 민주주의 체제 갖춰야 할 때
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1-07 00:02:55
  
▲ 조우석 평론가·전 KBS 이사
한국의 민주주의는 늘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했다고 지난주 언급했다. 그래서 완생 민주주의 아닌 미생(未生) 민주주의라는 신조어를 지난주 제시해 봤다. 물론 저널리스틱한 용어인데, 미생 민주주의란 비유컨대 바둑을 둘 때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은 상태다. 완생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독립된 두 눈이 없다. 따라서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놀랍다. 대한민국처럼 지속 가능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구축이 절실한 나라도 없는데, 막상 이 나라는 ‘더 많은 민주주의’ 구호로 어지럽다. 누구 탓인가. 좌파를 포함한 반(反)대한민국 집단과, 여기에 동조하는 세력 탓이다. 그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조롱·저주하면서 자신들이 민주주의 수호자라는 착란까지 일으킨다. 불완전한 그 K정치는 이미 세계의 놀림감이다.
 
중요한 건 이 통에 누구도 민주주의를 작동시키기 위한 경제적 토태·헌법 가치에 대한 존중 그리고 분단 상황의 특수성을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면 당장 수구꼴통 소리가 되돌아온다. 그러나 냉정해지자. 가장 호의적으로 말할 경우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큰 그림은 아마도 정치학 교과서에서 말하는 ‘방어적 민주주의’였을 것이다. 방어적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자유민주주의는 특유의 자유분방함 때문에 내부의 적을 키우기 마련이다. 그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수호하기 위해 나타난 개념이 방어적 민주주의다. 방어적 민주주의의 잣대로 보아 최고의 모범국이 독일이고, 대한민국은 허장성세뿐인 엉터리 국가다. 독일은 체제 수호의 철갑옷으로 무장했고, 우리는 베잠방이에 짚신을 신은 꼴로 히말라야 K2봉 등반을 하겠다고 설치는 형국이다.
 
간단하게 비교해 보자. 독일은 기본법(헌법)에 체제 방어 장치가 이중삼중으로 철저하게 돼 있다. 일테면 대표적인 기본권인 학문의 자유부터 엄격한 단서를 붙였다. 즉 헌법에 대한 충성을 전제로 학문의 자유를 허용한다. 헌법을 무시하는 자는 학문의 자유이고 뭐고가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에 반하는 내용을 대학 강의실에서 가르치는 건 위헌에 속하는데, 그 맥락에서 결사의 자유나 거주 이전의 자유도 제한을 뒀다. 제한의 기준은 헌법 질서, 즉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위협하는가의 여부다.
 
통신 비밀에도 제한을 둔다는 명문 규정도 있다. 이 네 개의 기본권 제한에 더해 18조에선 한 술 더 뜬다. “의견 발표의 자유 특히 출판의 자유·교수 행위(학문)의 자유·집회와 결사의 자유·재산권 또는 망명자 비호권을 자유 민주적기본질서를 공격하기 위해 남용한 사람은 기본권을 상실한다.”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다. 그 바로 뒤에 등장하는 게 바로 위헌정당 해산 조항이다. 이 대목은 통합진보당 해산 때 국내에 널리 알려졌던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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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한민국 헌법에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방어하는 조항이 없지 않다. 위헌정당 해산 규정(제8조 4항)이 그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본질적 내용에 대한 침해는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국가안보·질서 유지·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도 별도로 있다(제37조2항). 그게 전부다. 그 밖에는 우린 거의 무제한의 자유를 허용한다.
 
즉 우리 헌법과 독일헌법을 1대 1로 비교해 볼 경우 자유민주주의를 방어하는 장치가 우리는 딱 2개 조항인데 비해 독일은 8개 조항이다. 내용에선 비교할 수 없이 독일이 강력하다. 앞서 설명한 게 학문의 자유 제한을 비롯한 기본권 제한 조항이 6개인데, 별도로 2개 조항을 추가해 이중 삼중의 잠금장치를 마련해 뒀다. 그럼 대한민국은 완전 무방비인가? 그건 아니다.
 
독일에 무려 10여 개의 체제 수호 관련법이 있다면, 그 막중한 임무를 한국 땅에서 맡은 유일한 법이 바로 국가보안법이다. 특히 찬양고무죄 단죄 등을 명문 규정한 국가보안법 제5~8조의 존재로 대한민국은 방어적 민주주의의 성격을 가까스로 유지한다. 당연히 국가보안법은 국보법(國寶法)인데, 좌파가 총동원돼 이걸 뒤흔든다. 제5~8조가 위헌이라는 시비도 끊임없다.
 
그 결과 현재 대한민국은 체제 부정을 능사로 하는 종북좌파가 대학 사회와 민주노총 같은 조직에 득시글거리고, 그들은 제멋대로 활동하며 체제 불안을 부추긴다. 이쯤 되면 철갑옷 독일과, 베잠방이 대한민국이 더욱 더 대비돼 보일 것이다. 이런 걸 두루 염두에 둔 채 지금 대한민국 상황을 복기해 보라. 지금이 체제 전쟁 시즌2라는 말이 더 실감 날 것이다.
 
비상계엄 실패와 탄핵 사태의 직접적인 촉발은 윤 대통령이 한 건 사실이지만, 그걸 격렬하게 증폭시키는 건 태생적으로 불완전한 구조인 이른바 K정치의 한계다. 한국 민주주의, 정말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하다. 완생 아닌 미생 민주주의를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전환시킬까. 새해 첫 칼럼에서 그걸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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