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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트럼프 귀환에 주목받는 성공·실패 시나리오
성공하면 美독주 체제 강화, 실패 시 中영향력 확대
트럼프 2기 출범 초기 대응 중요한데 韓구심점 없어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1-22 00:02:55
 
▲ 김상철 글로벌비즈니스연구센터(GBRC) 원장
4년 만에 현실화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으로 세계가 다시 요동을 치고 있다. 어느 정도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우선주의보다 패권주의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1기 때보다 더 강력한 기조로 미국 독주 체제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주류 보수·골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빅테크 거물들이 트럼프 진용의 전면에 포진하면서 향후 4년간의 향방을 가늠케 한다. 광인 기질에 모든 사안을 거래와 이익의 관점에서 보며 적은 물론이고 우방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칼날을 들이대는 본색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다만 강경 일변도의 정책 흐름이 흔들림 없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이 많다. 미국 혹은 트럼프 개인만으로는 당면한 글로벌 현안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와 조 바이든의 4년을 돌아보더라도 미국의 본질, 즉 전략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략적으로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상이하다. 중국을 상대하면서 트럼프는 완전한 결별인 ‘디커플링’, 바이든은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디리스킹’으로 미묘한 전술적 차이를 보이지만 이는 그저 단순 용어의 장난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분명하게 다른 점은 트럼프 정권은 미국 독주 체제로 일방적 이익에만 치중하고 있는 반면에 지난 바이든 정권은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중국 견제가 미국이나 동맹국에 모두 유익함을 강조했다. 만약 트럼프 2기가 1기 때와 같은 노선을 고수하면 성공보다는 또 다른 실패를 낳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벌써 이와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시중에 파다하게 나돈다.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에도 중국 무역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중국의 무역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인 1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대미 흑자도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일본을 제치고 자동차 수출 1위 국가로 부상한 것에 더해 전 세계 의류 수출의 3분의 1 이상, 전자제품 수출의 약 30%, 기계 수출의 22%를 차지하면서 중국의 글로벌 제조업 지배력은 더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을 배제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으며, 인도·동남아시아 등의 세계 공장 부상이 아직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기술 굴기(崛起)는 꺾이지 않고 미국의 목줄을 죄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확실한 세계 1등이 없는 첨단 산업 전 분야의 경쟁에서 미국과 대등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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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글로벌 정세가 미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독주의 새로운 팍스 아메리카의 조짐이다. 미국 경제가 전례 없이 호황을 보이면서 경제 정책 운용에 다소 여유가 있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조만간 종식될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소유·통제 의지를 천명하면서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트럼프 독트린이 구체화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부상을 봉쇄하면서 관세·감세 정책을 동원해 제조업의 부활을 통해 세계 최강, 즉 G1의 구상을 그린다. 아직 불투명한 점은 동맹과의 관계 재정립이다. 안보와 경제라는 양면을 두고 동맹을 어떻게 분류하고 역할을 설정해 나갈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중국과 미국 동맹국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들은 트럼프 1기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동맹의 분열을 역이용, ‘차이나 파워’의 부활을 노린다. 미국 경제가 호황이라고 하지만 트럼프발(發) 관세 인상으로 물가가 다시 오르면 언제든 역전이 가능할 정도로 견고하지 않다. 
 
동맹이 분열되면 미국이 고립화되면서 각자도생으로 국가 간의 합종연횡과 무질서가 더 확산될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의 리더십 추락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연결되면서 트럼프 2기 실패와 미국의 추락으로 귀결될 것이다. 트럼프의 무차별적 통상 공세가 글로벌 무역체제를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면서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편 짜기와 줄 서기가 격화되는 것도 미국이 원하는 방향은 아니다.
 
글로벌 정세 변화에 민감하기는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대응 능력 측면에선 월등하게 취약하다. 특히 정치 파동으로 국가 체제가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거대한 경쟁의 체스판에서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미국에서 나오고 있는 한국과의 동맹 위기론과 중국의 한국 내 악의적 영향력이 커지면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3대 신용 평가사의 한국 입법부에 대한 최악의 평가도 눈길을 끈다. 정책을 다룰 능력이 없어 경제를 계속 갉아먹을 것이라는 냉정한 경고음이 그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으려고 벌이는 정치권의 온갖 추태와 과시를 보면서 국민은 매우 씁쓰레하다.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계 제로로 올해 투자를 절반 이상으로 줄이겠다는 기업의 움직임에 정치권이나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트럼프 2기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 한국에는 구심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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