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이 땅의 ‘민주(民主)’는 ‘공화(共和)’를 위협해 왔습니다.”
“민주적 권력 아래 용인되어 우리 사회 ‘공화’를 위협한 수많은 정책과 입법이 사실은 반(反)국가세력의 이적 행위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민주적이지도 못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계엄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께 알리고자 한 진실입니다. 대한민국은 ‘반쪽’짜리도 아닌 ‘가짜’였습니다.” (스카이데일리, 2025.1.21.)
이에 2030 세대 젊은이들이 분노했다. 그들은 86 세력들을 ‘수십 년에 걸쳐 국가 시스템을 장악해 온 반국가세력’이고, ‘민주주의를 마비시켜 현직 대통령을 체포한 세력’이라고 꿰뚫어 보았다. 지금의 국가 마비 사태가 어떤 세력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 분명히 밝힌 것이다.
영어 ‘민주주의(democracy)’는 군주제(monarchy)·귀족 정치(aristocracy)와 함께 통치 형태, 즉 한 국가의 의사결정 방식을 구분하는 말이다. 군주 한 사람에게 의사 결정권이 있는 나라를 monarchy라 하고, 소수의 귀족에게 의사 결정권이 있으면 aristocracy라 하듯, 다수 인민에게 의사 결정권이 있는 통치 형태를 democracy라 칭한다. 이 말을 일본인들이 ‘民主主義’라는 한자어로 번역했는데, 한자어 민주주의는 ‘백성이 주인인 이념’이라는 뜻이다. 대단히 잘못된 번역어이다.
한편 공화정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공공선(public good)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체제다. 종교개혁과 시민혁명을 통해 봉건적 신분 질서의 족쇄에서 해방된 평등한 시민들이 인간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공공선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통치한다는 이념에 따라 만든 국가가 근대 민주공화국이다. 근대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양도할 수 없는 인간의 기본권’이란 인간의 생명·자유·재산의 권리라고 요약했다. 따라서 근대 민주공화국은 인간의 생명·자유·재산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민들이 스스로 통치하는 국가다.
인류가 성취한 근대 공화국의 원리는 우리 헌법의 정신이기도 하다. 우리 헌법의 ‘민주공화국’이라는 규정에서 ‘공화국’은 국민이 국가를 통해 보호받고자 하는 삶의 목적이자 권리의 내용을 규정하고, ‘민주’는 국가를 운영하는 의사결정 방식을 규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자 문화권인 동아시아 지역의 전근대 국가는 모두 신분 질서에 기반한 전제국가였다. 낙후된 봉건 전제국들이 강대국에 의해 식민지가 되고,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식민지에서 해방되자 신분 질서에 얽매인 채 수천 년을 살아온 동아시아 지역 인민들에게 ‘백성이 주인인 이념’이라는 말은 너무 소중했다. 그래서 민주주의라는 말은 20세기 후반 동아시아 인민들에게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가치로 떠받들어졌다. 동아시아 인민들은 ‘民主主義’라는 한자어 어감 때문에 국가의 목적과 의사결정 방식을 뒤바꾸어 인식한 것이다.
20세기 들어 창궐한 동아시아 지역 공산당들은 ‘민주주의’라는 말에 담긴 이런 의미를 악용하였다. 공산당은 민주주의란 ‘다수결’이라고 규정했다. 무슨 핑계를 대든 다수결로 결정된 것이기만 하면 생명·자유·재산이라고 하는 인간 고유의 기본권도 뺏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 자체가 전제정치를 펼치는 폭군이 되는 ‘사회적 전제’는 종래의 봉건적 압제보다 더 깊숙이 생활 속까지 침투해서 인민의 영혼까지 노예화한다. 그래서 밀은 이것을 반(反)문명적인 ‘다수의 폭압’이라고 규탄했다. (J.S.밀 ‘자유론’ 제1장).
어떤 나라가 아직 민주공화국의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을 때 주사파 등 공산주의 추종 세력들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부정선거를 자행한다. 실제로 국민이 자신들을 지지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선관위와 법원에서 다수파라고 선포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들은 선관위와 사법기관을 매수한다. 2030 세대가 꿰뚫어 본 지금 대한민국의 상태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으로 존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일차적으로 헌법재판소와 사법부에 맡겨졌다. 그런데 한국의 법관 다수는 근대 공화주의 사상과 민주공화국 헌법 정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많은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 법관이 곧 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봉건시대 ‘원님’ 재판 때나 가능한 일이다. 그것을 민주공화국의 사법부나 법관이라 부를 수 없다.
“만약 판사가 장군에게 군사작전을 어떻게 수행하라고 지시한다면 그것은 불법입니다. 만약 판사가 검사로서의 재량권을 어떻게 사용하라고 법무부 장관에게 명령한다면 그것도 불법입니다. 판사는 행정부의 합법적인 권력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J.D.밴스 미 부통령, 2025.2.10.).
올해 40세인 젊은 미국 부통령의 민주공화국 헌법에 대한 상식적 해석이다. 대부분 60대(86세대)인 한국의 헌법재판소 판사들과 대법관들은 부끄럽지도 않은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하자 이틀 만에 탄핵한 것은 권력 분립의 원칙을 저버리고 행정부를 지배하려는 국회의 위헌 행위다. 헌재가 헌법 수호 차원에서 이 사건을 즉시 위헌 결정했더라면 이후 벌어질 수십 건의 탄핵을 막았을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재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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