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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칼럼] 서울 거리 활보하는 이재명 대통령 보고 싶다
황종택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6-30 00:02:40
▲ 황종택 칼럼니스트·언론인
이재명 대통령은 퇴임 후 서울 거리를 활보할 수 있을까. 5년 후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 멀찌감치 경호원 몇 명만 수행한 채 전국 어디를 가든 정파·계층·남녀노소 등을 초월해 시민들이 몰려들어 환호하며 함께 사진 찍기를 바라는 전직 대통령이면 좋겠다.
 
“대한민국이 ‘이재명 브랜드’를 갖고 있는 게 자랑스럽다”는 말을 국내는 물론 700여만 해외교포들까지 이구동성 칭송하는 그런 날을 기다린다. “숱한 사법리스크와 쌍욕은 근거 없이 퍼뜨린 헛소문, 모함이었구나”는 국민적 인식 대전환의 계기가 있길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시작이 좋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한 달을 앞두고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 10명 중 7명은 향후 5년 동안 대통령 직무 수행을 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공한 대통령 이재명’을 위한 대전제가 있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기본정신을 따르라는 요청이다. 
 
이재명정부, 이름하여 국민주권정부는 다수당인 여당의 지원을 받고 있다. 우려가 없지 않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배분부터 ‘이재명표’ 법안의 독주를 예고하고 있다. 제1야당 국민의힘에겐 견제 수단이 없다. 여권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경계하는 이유다.
 
합리적 법치가 요청된다. ‘법의 지배(rule of law)’와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 사이의 큰 간극을 유념해야 한다. ‘법의 지배’ 원리는 자의적 전제 권력이 아닌 합리적 법의 절대 우위로서 신분 관계없이 누구나 보통법에 복종해야 한다는, 법 앞의 평등을 뜻한다. 헌법상의 일반 원칙을 존중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반면 ‘법에 의한 지배’는 법을 빙자한 독재 통치의 우를 범할 수 있다.
 
물론 불법과 썩어 문드러진 부정부패, 비리엔 예리한 핀셋 사정(司正)이 마땅하다. 지위고하 구분 없이 법과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경계할 게 적잖다. 혐의와 무관한 자료까지 쓸어 담는 마구잡이식 압수수색, 이게 아니면 저걸 파헤치는 식의 별건 수사, 무차별적 피의사실 공표 등 사정당국의 ‘수사 관행’은 답습해선 안 될 일이다. 스스로는 선이요, 상대를 악이라 규정하는 흑백논리로는 미래 없이 과거에만 머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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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이 대통령의 취임사를 읽어 본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통합과 협치로써 정치 복원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주일 전, 야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을 초대해 오찬을 함께 했고, 26일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도 보수·진보를 떠나 국익과 민생을 위해 야당과 소통하려 한다 밝혔다. 그런 자세는 긍정 평가된다. 군자 화이부동(君子 和而不同)이라고 했던가.
 
앞서 취임사엔 이런 대목도 있다. “내란은 이제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역설했다. 계엄 세력에 대한 단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맞는 말이다. 봉합과 통합은 다르다. 그래도 한마디 주문한다. ‘법의 노예’가 되서는 안 된다고! 
 
중국 전국시대, 진(秦)의 재상 상앙은 법을 최고 기준으로 삼았다. 법으로 처벌해야만 공동체 질서 유지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처음엔 백성들이 강한 법치에 호응했다. 이후 만사 법으로만 해결하려고 온갖 법을 만들자 백성들의 불만이 많아졌고, 상앙은 훗날 자신이 만든 법 가운데 모반죄로 몰려 거열형(車裂刑)에 처해졌다. 순리에 의한 법치가 아니라, 법치지상주의가 부른 자승자박의 말로였다.
 
그렇다. “법이 끝나는 곳에서 폭정이 시작된다.” 영국의 민주주의를 꽃피게 한 17세기 계몽 철학자 존 로크의 300년 전 경책은 오늘에도 살아 숨쉰다. 이러한 정신적 자산이 있어 민주주의의 본산 영국에선 권력을 빼앗긴다고 죽임을 당하지 않고, 선거에서 패한 이는 승자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청한다. 패자의 승복과 승자의 관용, 통합의 선진정치를 본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권면한다. 성현 공자가 책을 묶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즐겨 읽었다는 ‘역경(易經·3경의 하나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유교 경전. ‘주역’이라고도 한다)’의 교훈을 되새길 때다. “편안한 가운데서도 늘 위험을 잊지 말고 다스려질 때 혼란을 잊지 말라(安不忘危 治不忘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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