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8 20:33
뉴스 > 칼럼
[황종택 칼럼] 이재명정부 법안,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가
황종택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8-08 00:02:40
▲ 황종택 주필
폭우~폭염~폭우~폭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여름이다. 아직 덥다. 무더위의 위력에 세 번 꿇어 엎드린다는 삼복 중 말복(末伏)이 하루 앞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하여 부채와 선풍기, 에어컨, 계곡의 바람으로 더위를 식힐 수 있을 터이다. 여기에 보탤 게 있다. 감정을 추스르고 자연의 순환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심성이 필요하다. 옛이야기 한 대목을 들여다보자.
 
중국 후한의 광무제는 스물여덟 살에 군사를 일으켜 서른한 살에 제위에 올랐다. 숱한 전투를 거쳐 천하를 통일하기까지 그의 전적은 전한(前漢)의 고조(高祖) 유방과 맞먹을 만큼 컸다. 광무제는 천하가 안정되자 일가친척들을 모아 놓고 잔치를 벌였다. 
 
그때 백모와 숙모가 번갈아 가며 이렇게 말했다.
“문숙(文淑·광무제의 어릴 때 이름)은 평소 뽐내는 일이 없고 고지식하며 사양하기를 잘하고 …. 그러더니 오늘날 황제에 오르실 줄이야….”
 
이에 광무제는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그겁니다. 바로 제가 이제부터 천하를 다스릴 때에도 부드러움으로 해 나가려고 합니다.”
 
광무제는 백성들의 고생을 생각해서 웬만해선 군사를 일으키지 않았다. 흉노에 흉년이 들었으니 정벌하자는 장군 마무(馬武)의 건의에 병법가 황석공(黃石公)이 지은 ‘포유기(包柔記)’에 나오는 말을 끌어다 이렇게 타일렀다.
 
“우리나라는 여러 해 동안의 싸움에 백성들이 지쳐 있다. 지금은 민생을 두루 돌볼 때이다.”
 
광고
그렇다. 지도자의 본령은 백성을 보살피는 일이다. 우리의 현실을 보자. 한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 곧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과 미국이 무역 협상을 타결해 상호관세 25%를 15%로 낮추기로 했다. 대신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등 10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에너지도 수입하기로 했다.
 
이재명정부 당국자들이 손발을 맞춰 나름 애썼지만 찜찜한 결과다. 대미 투자·구매에 들어갈 4500억 달러(626조 원)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대가가 너무 크다.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대미 투자액은 미국이 앞서 타결한 일본과 유럽연합(EU)에 비교해 봐도 지나치다. 일본은 GDP의 14% 수준인데 우리는 약 20%가 된다. EU도 6.9% 정도다. 일본과 EU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무관세로 수출하던 우리와는 달리 그동안 자동차 관세를 2.5% 적용받았는데도 이번에 타결된 최종세율이 15%로 동일했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여권 주도로 추진되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은 기업인들의 의지를 꺾고 한국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브랜드 경쟁력 제고와 유연한 생산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조 리스크가 확대돼 절차적·비용적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에 조선 산업 관련해 도움을 달라던 미국이 “노조 활동 경험 없는 젊은 층을 보내 달라”고 요구한 건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은가.
 
상법 또한 마찬가지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실정에서 기업 경영상 유연한 의사결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유일하게 승리할 수 있는 요건인데, ‘개악 상법’은 최고경영자(CEO)의 운신 폭을 좁히게 된다. 게다가 CEO를 향한 형사 처벌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할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강도는 또 어떠한가.
 
지금은 투자 활성화와 고용 유연성을 위해 정부와 기업, 노조가 힘을 합할 때이다. 한국 산업계의 존망이 걸린 중차대한 시기이다. 매사 대화 없이 일방 통행하다가 몰락한 윤석열 정권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유지승강(柔之勝剛), 부드러운 것이 억셈을 이긴다는 진리를 망각한 탓이리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등도 지적했듯이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다. 이제라도 멈추길 바란다.
 
원나라 때 작가 관한경(關漢卿)은 이렇게 경책했다. “배가 강의 한복판에 다다른 뒤에야 물이 새는 것을 고치려 한다면 이미 늦는다(船到江心補漏遲).”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29,639 ▶
어제 140,329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