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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의 맛있는 동네 산책] 섬·대륙 오가는 오감 여행, 샤먼·무이산 (1)
깨끗한 환경과 직항 운항, 여행하기 좋은 도시
다양하고 푸짐한 홍콩식 딤섬 ‘서우항식다점’
손맛 가득 정갈한 요리 자랑인 한식당 ‘예은촌’
유성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8-28 06:55:55
▲ 유성호 맛 칼럼니스트
 
지난달 중국 푸젠성(福建省) 샤먼(廈門)과 무이산 일대를 한국축제포럼 해외탐방 행사의 일환으로 3박4일 동안 둘러보고 왔다. 섬인 샤먼과 내륙 무이산에서의 식후경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푸젠성의 성도는 푸저우(福州)이고 샤먼시는 성 내의 가장 큰 도시다. 성의 남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인프라가 집중된 쓰밍구와 후리구의 샤먼섬과 육지 부분인 지메이구 등 2개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조가 홍콩섬, 구룡반도로 나뉜 홍콩과 비슷하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 승리하면서 대륙 쪽 푸젠성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진먼현 등 해안 도서의 상당 지역은 중화민국이 실질적 지배를 하고 있다. 진먼현과 샤먼은 불과 수km 내에 있어서 우리의 서해 5도 같은 분위기다.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대만의 최전선인지라 과거 진먼 포격전 같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21세기 들어서는 진먼과 샤먼 사이 정기 선박이 취항하는 등 양안 간 교류가 활발하다. 대륙 중국인들은 진먼을, 대만인들은 샤먼을 많이 찾는다. 양안 간 경제적·인적 교류도 많이 늘었을 뿐 아니라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이 함께하는 양안해협포럼이 샤먼시에서 열리는 등 정치 교류도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제17회 해협포럼이 열려 양국 고위 간부들이 참석했다.
 
첫 방문지는 천년 고찰 남보타사
 
▲ 천년 고찰 남보타사의 ‘불(佛)’자가 새겨진 바위.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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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은 인천공항에서 직항으로 3시간이면 갈 수 있어 교통이 편리한 여행지다. 7월 샤먼의 날씨는 우리의 여름과 다를 바 없었다. 공항에 내리자 열기와 습기가 동시에 덮쳤으나 심하지는 않았다. 첫 방문지로 중국 4대 명산 보타산 남쪽에 위치한 천년 고찰 남보타사를 찾았다. 남보타사 근처에는 이 지역 대표 대학인 샤먼대학이 있다.
 
정문에는 ‘샤먼대학(厦门大学)’이라는 교명이 금빛으로 꿈틀댄다. 유명 정치가이자 서예가였던 유우인(于右任)이 행서로 남긴 글씨다. 멋진 글씨체만큼 샤먼대학은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보타산과 바다 가운데 위치한 천혜의 자연환경, 중국 전통과 서양식 건축물의 조화, 아기자기한 정원 같은 교정, 100년이 넘는 역사 등이 어우러져 중국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대학으로 손꼽힌다.
 
단체로 이동하는 바람에 교내를 들어가 보지 못한 아쉬움은 뒤로 하고 남보타사로 들어가 절을 크게 한 바퀴 돌았다. 평지가 아닌 산을 타고 자리 잡은 터라 샤먼대학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경내 바윗돌에는 다양한 불교 각자가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불(佛)’자 각자다. 경장 뒤편 절벽에 높이 4m가량 되는 거대한 금칠 각자가 있다. 청나라 광서제 때인 1905년에 각자한 것이다. 불교 신자라면 그 앞에서 숙연해질 수밖에 없는 압도적 크기다.
 
사전에 정보를 알고 갔다면 좀 더 밀도 있게 들여다봤을 텐데 정보도 시간도 부족해 주마간산(走馬看山·말 타고 달리며 산을 보다, 대충 보고 지나가다)한 남보타사를 뒤로 하고 우리로 말하면 도시재생을 한 증조안 거리에 들렀다. 이곳은 한때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지만 이제는 중국에서 가장 예술적이고 트렌디한 ‘문예어촌’으로 탈바꿈한 핫플레이스라고 한다. 골목을 걷는 맛이 있는 동네다.
 
한 접시 가득 넘치는 만두의 향연
 
▲ 서우항식다점에서 제공되는 만두와 춘권을 한 접시에 담아 봤다. 필자 제공
 
이날 저녁은 ‘서우항식다점(舒友港式茶点)’이라는 홍콩식 딤섬 전문점에서 식사를 했다. 샤먼을 거점으로 한 체인 업체로 정통식 홍콩딤섬과 차를 즐길 수 있다. 딤섬 종류가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인기가 좋다. 만두, 새우 딤섬, 차슈바오(돼지고기 번), 하가우(새우만두), 샤오룽바오 등 대표 딤섬 메뉴를 제공한다. 깔끔하고 현대적인 매장 인테리어로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홍콩식 딤섬의 특징은 한 입 또는 두 입 크기로 구성돼 있어 여러 종류를 조금씩 맛볼 수 있다. 음차(飲茶) 문화가 뿌리로 차와 딤섬을 함께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전통적 식사 방식이다. 해산물·돼지고기·닭고기·채소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수제로 일일이 빚어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다. 새우만두(虾饺·하가우), 돼지고기 번(叉烧包·차슈바오), 샤오룽바오(小笼包), 춘권(春卷)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이날도 종류별로 하나씩 집어 담는데 접시가 차고 넘친다. 재미있는 식사였다.
 
근대 골목 산책 위해 다시 방문하고픈 곳
 
▲ 구랑위 일광암 꼭대기에서 바라본 전망. 필자 제공
 
 
이튿날은 호텔 조식 후 구랑위(鼓浪嶼)로 가기 위해 배를 탔다. 샤먼 섬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섬이다. ‘바다 위의 정원’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섬으로 샤먼 관광 1순위다. 이곳에는 다양한 양식의 건물 1000여 채가 남아 있다. 과거 영국 조계지였던 탓에 아름다운 유럽풍 건물이 많아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201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주요 명소로는 일광암, 숙장원, 피아노박물관, 호월원 등이 있다. 일광암은 지름 40m가 넘는 거대한 바위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꼭대기에서는 사방을 조망할 수 있어 샤먼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기암괴석과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과 협곡, 찰랑거리는 파도, 무성한 나무, 그리고 화려한 꽃들이 어우러진 폭포를 자랑한다.
 
숙장원은 1913년 구랑위 섬 남동쪽 해안에 조성된 정원이다. 원래는 대만 재벌 린얼쟈(林兒家)의 개인 정원이었으나, 1956년 국가에 기증됐다. 이 정원은 독특한 배치와 차경(借景) 기법으로 유명하다. 은폐, 차용, 독창의 예술적 기법을 활용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했다.
 
피아노 박물관은 숙장원 내 청도헌에 위치해 있다. 박물관에는 화교 후유이(胡友耀)가 수집한 40여 점의 하프시코드가 전시돼 있다. 피아노 전공자가 아니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전시 기법의 박물관이다. 금도금 피아노, 세계 최초의 스퀘어 피아노,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업라이트 피아노, 고대 수동식 피아노, 100년 전에 제작된 페달 자동 피아노, 그리고 8페달 하프시코드가 있다.
 
구랑위는 오밀조밀 골목에 볼거리가 많다. 이곳이야말로 다양한 전통식과 서양식이 어우러진 건축물을 감상하면서 골목을 누비는 재미가 무척 크다. 섬에서 2박 정도 하면서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자유여행을 꼭 한번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섬이다.
 
한식으로 채운 만족할 만한 두 끼 식사
 
▲ 한식당 ‘예은촌’의 제육볶음과 삼겹살 상차림. 필자 제공
 
 
배를 타고 다시 샤먼으로 돌아와 한식당 ‘예은촌’에서 제육볶음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정갈한 반찬과 제대로 맛을 낸 제육볶음이 서울의 한 식당을 떠올리게 했다. ‘예은촌’은 여정의 마지막 날에도 저녁식사로 삼겹살을 맛있게 구워 먹었던 곳이다. 이날 역시 손맛이 느껴지는 맛있는 반찬과 기본은 하는 삼겹살이 일행을 반겼던 기억이 있다. 샤먼 여행 필수 방문 맛집이다.
 
샤먼은 랍스터·전복·게·새우·달팽이·조개류 등 다양한 해산물이 일 년 내내 풍부하다. 특별한 음식으로는 국수·샤차면·굴튀김·땅콩탕·돼지고기만두 등이 인기 있는데 이들 중 특히 샤차면(沙茶面)은 지역 향토음식으로 유명하다. 샤차면은 동남아시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행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샤먼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를 타고 2시간 30분가량 달려 난핑(南平) 역으로 가기 위해서다. 난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자연유산인 무이산을 보유한 도시다. 무이산은 요나라 시대 팽조의 두 아들 팽무와 팽이가 백성을 이끌고 홍수를 막았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다음 칼럼에서는 무이산과 중국 7대 인상시리즈 중 하나인 인상대홍포 식후경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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