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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세 이상 고령층 절도범이 최근 5년간 68.5% 증가했다. 전체 절도범 증가율이 1.1%에 불과한 상황에서 고령층 범죄만 치솟고 있다.
이는 단순한 범죄 통계가 아니라 복지·고용·사법 제도의 구조적 균열을 드러내는 경고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상황을 치안 문제로만 취급하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결국 위기는 이미 턱밑까지 차올랐다.
우선 2023년 기준 66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은 40.4%로 OECD 38개국 중 1위다. 이는 OECD 평균 13.1%의 세 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동안 71세 이상 절도범은 9624명에서 1만6223명으로 늘었고 61세 이상까지 확대하면 증가율은 47.7%에 달한다.
특히 절도 장소는 주로 편의점·마트 등 생활 밀착 공간이며 절도 품목 대부분이 생필품과 소액 현금이다. 따라서 이는 범죄라기보다 생존의 신호에 가깝다. 복지 제도의 미비가 곧바로 범죄 통계로 치환되는 구조다.
또한 교정시설 내 고령 수형자 비중은 2020년 11.2%에서 2024년 17.5%로 급등했다. 현재 5명 중 1명이 고령자다. 교정시설 1인당 연간 관리비는 약 1000만 원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액보다 높다.
결과적으로 감옥이 노인 복지의 대체 시설로 전락한 현실은 제도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복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형사 사법 체계가 사실상의 복지 인프라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응은 제자리걸음이다. 보건복지부는 고령층 범죄 증가에 대해 경찰청·법무부와 협업 체계를 전혀 운영하지 않는다. 경찰은 검거와 통계 관리에 머물고 복지부는 생계 지원에만 집중하며 법무부는 교정시설 내 의료·간병 체계 강화에 한정돼 있다.
이렇듯 재범 방지나 사전 개입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 심각한 점은 2022~2024년 고령층 절도범 증가율이 매년 △12.8% △14.2% △17.6%으로 치솟는 동안 관련 예산이 0원이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국가는 통계를 알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 악순환은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경찰은 사후 검거, 복지부는 빈곤 사후 지원, 법무부는 수형자 관리에 머무는 뒤늦은 대응만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령층은 빈곤을 범죄로 전환하고 교정시설은 복지의 마지막 피난처로 변한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사회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정책 실패이자 행정 부재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건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개입이다. 경찰청은 고령층 절도 위험군을 조기에 식별하고 복지부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부는 단순 생계급여를 넘어 범죄 위험군에 대한 생활 안정망을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아울러 법무부는 교도소 밖에서 재범을 방지할 복귀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하며 지자체는 고립된 고령층을 발굴·지원하는 지역 단위의 생활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결국 절도범 증가율 68.5%는 범죄 통계가 아니다. 그것은 복지의 공백이 범죄로 변환된 결과다. 고령층 범죄는 경찰의 순찰 강화나 처벌 수위로 해결할 수 없다. 국가가 생계를 책임지지 않을 때 범죄는 구조가 된다.
정책이 멈춘 자리에 절박함이 범죄로 번지고 있다. 감옥이 복지의 마지막 피난처가 된 사회는 이미 경고등이 켜진 사회다. 만약 지금 대응하지 않는다면 내년 이 수치는 단순한 증가율이 아니라 국가 실패의 증거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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