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우승을 알리는 마지막 휘슬이 울린 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는 침묵 대신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떼창으로 뒤덮였다.
19일(현지 시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가 연장 접전 끝에 스페인에 0-1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대회 2연패의 꿈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아르헨티나의 축구 팬들의 마음은 꺾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경기장의 선수들에게 닿길 바라듯, 목청 높여 응원가를 불렀다.
오벨리스코 광장은 2022년 카타르의 영광을 재현한 듯 수만 명의 인파로 가득 찼고, 차량 경적과 시민들의 포옹이 거리를 메웠다. 수도뿐만 아니라 로사리오, 코르도바, 멘도사 등 전역에서 울려 퍼진 찬가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는 패배의 아쉬움을 달래는 자리가 아니었다. 20년 동안 하늘색과 흰색 유니폼을 입고 조국을 위해 뛰어온 주장 리오넬 메시와 대표팀에게 감사였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오늘 경기는 졌지만 메시는 이미 우리에게 평생 잊지 못할 행복을 선물했다"며 "준우승을 슬퍼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대표팀에 고맙다고 말하기 위해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메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대회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서른아홉의 나이에 아르헨티나를 다시 결승 무대에 올려놓았다. 토너먼트 매 경기 막판에 터진 기적 같은 드라마는 국민들의 가슴에 깊이 각인됐다.
비록 결승에서 스페인의 견고한 벽을 넘지 못했지만,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결승전의 120분보다 메시와 함께 울고 웃었던 지난 20년의 세월을 먼저 기억했다.
대표팀을 이끈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시는 이런 팀을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우승 트로피는 스페인의 차지였지만, 이날 아르헨티나가 한마음으로 축하한 것은 스코어가 아니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투지, 그리고 축구의 신이 조국에 바친 위대한 여정에 대한 온전한 경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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