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서울 집값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이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증시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이른바 ‘빚투’ 수요가 몰리면서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약 4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7869억 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보다 3조8261억 원 늘어난 수치다. 증가폭은 전월(4조1378억 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7조4287억 원으로 한 달 새 2조2831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 매수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이 대출 한도 축소와 모집 채널 제한 등 규제에 나섰지만 증가세는 이어졌다. 신용대출 잔액도 110조484억 원으로 2023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1조3780억 원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4669억 원으로 2022년 8월 이후 가장 많았다. 5월과 6월에 이어 7월에도 1조1857억 원 증가하며 석 달 연속 1조원 넘게 늘었다. 월말에는 1조7501 억원이 증가했는데, 금융권에서는 증시 급락으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되자 저가 매수를 노린 투자자들이 마이너스통장을 적극 활용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동시에 늘면서 은행권의 총량 관리 부담도 커졌다.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목표치를 이미 1조 원 이상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은행은 목표치의 약 두 배 수준까지 증가했다.
자금 이동도 뚜렷했다. 투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669조8635억 원으로 한 달 동안 52조4293억 원 감소해 2019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974조3490억 원으로 24조9492억 원 늘어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들이 연 3%대 예금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수신 경쟁을 강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주택시장 열기와 증시 변동성이 이어지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쉽게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 관리와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가 하반기 가계대출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될 전망이다.
후원하기




























